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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조력존엄사법에 우려 표명…"존엄한 것은 죽음 아니라 삶"

등록 2023.06.15 10: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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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천주교 서울대교구 구요비 주교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2023.06.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천주교 서울대교구 구요비 주교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2023.06.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천주교 서울대교구 가톨릭생명윤리자문위원장 구요비 주교가 국회에서 발의된 조력존업사법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구 주교는 지난 14일 발표한 담화문 '그리스도인의 눈으로 본 조력존엄사 법안'에서 "안락사를 지지하는 이들은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주장하면서 자신의 생명을 마음대로 중단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며 "이들은 질병과 노화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삶은 무의미하므로 의도적으로 죽음을 앞당겨서 그런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존엄한 죽음이라고 자살을 미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연명의료결정제도를 안락사를 위한 제도로 생각해선 안 된다"며 "연명의료중단은 법적으로 허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윤리적으로도 가톨릭의 가르침에 반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존엄한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라며 "우리의 삶은 젊음과 건강을 누리기도 하고 질병과 노화로 고통을 겪기도 하지만 어떤 순간도 삶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구 주교는 "임종의 과정 중에 있는 이웃에 대한 참된 사랑은 조력자살을 돕는 것이 아니라 그가 자신의 생명을 마지막까지 살아낼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하며, 호스피스 완화의료 등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며 "그리스도인들의 이러한 관심과 노력은 물질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한 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고, 인격적인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는 지난해 6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 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을 때 성명을 내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위원회는 당시 "오늘날 존엄사는 '환자가 고통 없이 존엄과 품위를 지니고 맞이하는 죽음'이라는 미화된 이미지로 사용되지만, 실제로는 자살과 이에 가담하는 살인 행위"라며 "'조력 존엄사' 법안 상정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대교구는 구 주교의 이번 담화문에 대해 ”안락사의 일종인 ‘조력자살’을 존엄사라는 이름으로 미화하고 있는 ‘조력존엄사법안’이 신자들에게 초래할 수 있는 혼란을 예방하고, 연명의료결정법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생의 말기를 바라보는 교회의 시선을 간략하고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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