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가디언 등에 따르면 양분된 리비아의 동부지역 정부 내무부 대변인 타렉 알-카라즈는 10만 명이 거주하던 데르나에서만 최소 5300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실종자도 최소 1만 명에 달해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북아프리카의 리비아는 수도 트리폴리를 기반으로 한 국제적으로 승인된 정부와 리비아 국민군 지도자 칼리파 하프타르가 지배하는 동부지역 정부로 갈라져 있다.
10년 넘게 정치혼란이 이어지면서 풍부한 석유자원에도 불구하고 사회기반 시설이 빈약해 피해가 더 커졌다.
피해가 가장 큰 데르나에서는 댐 2개가 붕괴하면서 급류가 쓰나미처럼 밀려와 건물이 무너지고 주민들과 자동차가 떠내려가 거리를 뒤덮었다
그리스, 튀르키예와 불가리아를 덮쳐 큰 피해를 낸 폭풍 대니얼이 다가오는 데도 리비아 당국은 댐 수위를 조절하거나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등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치 갈등과 경제 실패가 기후변화와 맞물리면서 대재앙을 몰고 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폭풍 대니얼의 위력은 2005년 미국 루이지애나를 강타해 뉴올리언스의 제방을 무너뜨리고 도시를 물바다로 만들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떠올리게 했다.
유엔에 따르면 리비아는 기후변화와 폭풍에 가장 취약한 나라다. 온난화로 지중해 수온이 올라가 바닷물이 팽창하면서 해변이 침식되고 홍수가 발생해 해안 저지대에 많이 몰려있는 리비아의 주택들이 심각한 위험에 노출됐다.
이날 지역 관료 알 마사르는 데르나와 벵가지 사이에 위치한 자자 댐도 수위가 상승해 붕괴 직전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폭풍 대니얼이 일으킨 홍수로 리비아 동부 해안도시 데르나에서 댐 2대가 터지면서 주민들이 급류에 휩쓸려 50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지방당국이 전했다. 출처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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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식민지의 폐허 위에 건설된 데르나는 지역 주민들이 ‘하늘에서 떨어진 천국의 일부’라고 자부할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재앙이 덮친 데르나는 지금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황폐화됐고 주민들은 매몰된 가족을 찾으려고 맨손으로 땅을 파헤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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