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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29년 만에 '마라톤 전원회의'…김정은 신년사 형식도 파격?

등록 2019.12.31 15: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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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동안 이뤄진 이례적인 당 전원회의

김일성 시대 이후 수일간 진행된 건 처음

北, 2020년 상황 엄중하게 보는 점 반영

전원회의 결정서, 신년사 발표 시점 겹쳐

기존 신년사 형식 탈피해 형식 바꿀 수도

올 초에도 노동당사 내부에서 파격 진행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3일째인 30일에도 진행되었고 이날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7시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사업정형과 국가건설, 경제발전, 무력건설과 관련한 종합적인 보고를 하였다"고 31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19.12.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3일째인 30일에도 진행되었고 이날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7시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사업정형과 국가건설, 경제발전, 무력건설과 관련한 종합적인 보고를 하였다"고 31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19.12.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북한이 국가전략과 정책노선을 논의·결정하는 당 전원회의를 이례적으로 나흘째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2013년부터 이어져 온 신년사가 형식적 변화를 취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는 형식적으로만 봐도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이번 전원회의까지 모두 6차례 개최했지만, 이틀 동안 진행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또 수일간 진행된 전원회의 사례도 김일성 집권 시기인 지난 1990년 1월5일부터 9일까지 닷새 동안 당 제6기 제17차 전원회의를 진행한 이후 2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연말에 전원회의를 한 경우 역시 지난 1991년 12월24일 김정일을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할 때를 제외하면 드문 경우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세밑까지 전원회의를 끌고간다는 것은 그만큼 내년에 예상되는 엄중한 현실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는 사실상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또 내부적으로도 내년 국가경제발전 5개 전략 종료와 노동당 창건 75주년 등을 앞두고 있어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 성과를 창출하고 독려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가 3일째인 30일에도 진행되었고 이날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7시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사업정형과 국가건설, 경제발전, 무력건설과 관련한 종합적인 보고를 하였다"고 31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19.12.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가 3일째인 30일에도 진행되었고 이날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7시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사업정형과 국가건설, 경제발전, 무력건설과 관련한 종합적인 보고를 하였다"고 31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19.12.31.  [email protected]

김 위원장은 이달에도 양덕온천 문화휴양지 준공식, 중평남새온실농장 및 양묘장 조업식,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 등에 모습을 드러내며 그간의 성과를 면밀히 점검한 바 있다.

이 같은 인식은 김 위원장의 전원회의 종합보고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김 위원장은 3일차 회의에서 7시간 동안 이뤄진 종합 보고를 통해 "경제사업체계와 질서를 정돈할데 대하여"를 가장 먼저 언급하면서, 이어 공업 및 농업 분야 등에 대해 보고를 이어나갔다.

또 대외문제에 대해서도 2일차 회의와 마찬가지로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정치외교 및 군사적 대응조치들을 준비할데 대하여" 보고했다.

김 위원장의 내년도 국정운영 향방은 이미 정해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3일째인 30일에도 진행되었고 이날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7시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사업정형과 국가건설, 경제발전, 무력건설과 관련한 종합적인 보고를 하였다"고 31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19.12.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3일째인 30일에도 진행되었고 이날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7시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사업정형과 국가건설, 경제발전, 무력건설과 관련한 종합적인 보고를 하였다"고 31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19.12.31.  [email protected]

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에서 7시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사업 정형과 국가건설, 경제발전, 무력건설과 관련한 종합적인 보고를 하시였다"면서 "전원회의는 해당 의정의 결정서 초안과 다음의정으로 토의하게 될 중요 문건에 대한 연구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3일차 회의에서 종합보고가 끝나고 결정서 초안 작업이 전날 진행됨에 따라 이날 진행되는 4일차 전원회의에서는 결정서에 대한 마무리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형식적인 측면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다. 당의 전략노선을 담은 전원회의 결정서 채택과 김 위원장의 국정운영 계획을 담은 신년사 발표가 시기적으로 겹치게 되면서 기존과 다른 형식으로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관측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보고 내용을 보면 별도로 (대미, 대남으로) 대외를 분리하지 않고 '공세적인 정치외교 및 군사적대응조치'로 합쳤다는 점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신년사 형식과 겹친다"며 "결국 '전원회의 결정서=신년사' 가능성이 높다. 어떤 방식이든 한번에 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집권 시기에는 종파사건 등으로 신년사가 발표되지 않은 1957년과 노동신문 사설로 대체한 1966년 및 1970년,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로 대체한 1987년을 제외하고 모두 육성 방송으로 최고지도자의 신년사를 내보냈다.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신년사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예전과 달리 이례적으로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2019.01.01.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신년사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예전과 달리 이례적으로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2019.01.01. (사진=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김일성 주석 말년에 접어든 1990년대에도 12월31일 집무실인 금수산태양궁전에서 당중앙위원회·중앙인민위원회·정무원(내각) 연합회의를 열고 신년사를 발표했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로 접어들면서 노동신문, 민주조선, 청년전위 등 3개 신문에 공동사설을 내는 방식으로 대체됐고 2011년까지 이같은 기조가 이어졌다.

이후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에는 첫 해인 2012년만 공동사설 방식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2013년부터는 김일성 시대와 마찬가지로 육성 방송으로 신년사가 발표됐다.

특히 이번 신년사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김 위원장은 연단에 꼿꼿하게 서서 발표하던 기존 발표 방식을 탈피해, 노동당사 집무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갈색 가죽 소파에 앉아 편안한 모습으로 신년사를 읽었다.

또 방송 시작부터 노동당사 외부를 보여주면서 화면을 클로즈업하거나 당사 내부에서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이 수행하는 모습을 화면에 곁들이는 파격도 가미했다.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왼쪽),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오른쪽)과 함께 노동당 청사에 마련된 신년사 발표장으로 향하고 있다. 2019.01.01.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왼쪽),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오른쪽)과 함께 노동당 청사에 마련된 신년사 발표장으로 향하고 있다. 2019.01.01. (사진=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올해 많게는 1000여명까지 추산되는 역대급 인원이 전원회의에 참석한 만큼, 일각에서는 과거 김일성 주석이 했던 방식대로 전원회의에 참석한 당과 무력기관 성원들 앞에서 신년사를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북한은 김 위원장 집권 이후 2016년, 2017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전 9시나 9시30분에 약 30분 동안 신년사 방송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다시 정오에 발표하거나 또는 1일 자정에 방송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김 위원장은 매년 전례대로 1일 자정을 기해 당과 무력기관 주요 직위자들을 대동해 김일성과 김정일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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