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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천 화재참사 사망자' 유족 확인 전 부검부터?

등록 2020.05.01 10: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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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부검 통보에 유족들 강력 항의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30일 오후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서 조문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0.04.30. semail3778@naver.com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30일 오후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서 조문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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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찰이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망자의 신원이 확인됐다는 사실을 유족에게 알리기도 전에 부검 통보를 먼저 해 유족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 물류창고 공사장에서 발생한 불로 현장 근로자 38명이 숨졌다. 이 가운데 9명은 지문으로도 신원 확인을 하지 못할 만큼 시신이 훼손돼 유족 유전자를 채취해 DNA 감정을 진행했다.

문제는 이날 사망자 2명의 신원이 확인됐지만, 유족들에게 신원 확인 사실을 알리거나 시신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부검 통보를 했다는 점이다.

화재 당시 도장공사 작업을 하다가 화를 당한 A씨 유족은 피해자 가족 휴게소가 마련된 모가체육관에서 이날 오전 8시5분 경찰로부터 부검 참관 여부를 알려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날 새벽 신원이 확인됐고, 유족에게 연락하기 30분 전인 7시30분께 이미 강원도 원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시신을 옮겼다는 것이다.

A씨 유족과 또다른 유족이 부검을 한다는 경찰 통보를 받자 휴게소에 모여 있던 다른 유족들까지 반발하며 한동안 소란이 벌어졌다. 유족들을 만나러 모가체육관에 온 경찰관도 이 상황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A씨 유족은"신원 확인을 했으면 가족들에게 찾았다고 먼저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 부검 한다고 참관할지 알려달라는 통보를 하는게 말이 되냐"며 눈물을 흘렸다.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30일 오후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2020.04.30.semail3778@naver.com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30일 오후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 유족은 "사고가 났을 때 이천의료원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신원 확인이 안 돼서 모가체육관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확인도 못 하고 며칠째 기다리기만 했다. 그런데 이천의료원에 있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고 참관할거면 원주로 오라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시신이 훼손됐어도 얼굴부터 보겠다고 했는데도 경찰은 부검을 강행하겠다고만 하더라. 찾았으면 가족에게 제일 먼저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도 했다.

모가체육관에서 유족을 만난 한 경찰관은 "신원 확인이 된 사망자가 몇 명인가", "유족에게 신원확인 사실을 알리지 않고 부검을 강행한 것이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이날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4명으로 알려졌다. 부검 여부는 유족 반발로 추후 다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유가족들이 부검을 원치 않는다고 해서 A씨 시신은 다시 이천으로 모셔왔다. 아침에 발생한 상황은 확인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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