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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콜센터 집단감염→가족·지하철·엘리베이터 감염으로 확대 양상

등록 2020.03.11 16: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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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기준, 구로콜센터 확진자 서울 65명·경기 13명·인천15명

가족간 감염 11명으로 집계…마포·관악·금천·구로·노원 등에서 발생

엘리베이터·지하철·가족간 감염 등 광범위한 감염확산 가능성 높아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1일 콜센터 근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발생 여파로 폐쇄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콜센터 직원과 입주민이 줄지어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 2020.03.11.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1일 콜센터 근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발생 여파로 폐쇄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콜센터 직원과 입주민이 줄지어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  2020.03.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윤슬기 기자 =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90명이 넘어서면서 이들의 동선에 따른 지역사회 감염 확산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특히 확진된 콜센터 직원들의 동선에 따라 대중교통, 엘리베이터 등을 매개로 한 전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콜센터 직원들의 가족들도 속속 확진판정을 받고 있어 수도권 전역에서 광범위한 집단감염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가 확진자들 중 11명은 '가족간 감염'

1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구로 콜센터 관련 수도권 확진 환자 수는 이날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서울은 65명, 경기도 13명, 인천광역시 15명 등 총 93명으로 집계됐다.

구로 콜센터 확진환자 중 '가족간 감염' 사례가 늘고 있어 수도권 확진은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로 콜센터 관련 확진자 65명은 직원과 가족 등이 포함된 수치다. 노원구의 경우 콜센터 직원 1명과 그의 가족 1명이, 양천구의 경우 콜센터 직원 6명과 가족 3명이, 구로구는 콜센터 직원 10명과 가족 2명이, 관악구의 경우 콜센터 직원 5명과 가족 3명 등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전날 금천구에서는 마을버스를 운행하는 운전자 D씨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D씨의 부인이 지난 9일 오전 확진판정을 받은 구로 콜센터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천구에 따르면 D씨가 운전하는 금천01번 노선은 지하철 1호선 독산역과 금천구청역 등을 운행한다. D씨의 경우 지난 6~8일 오후 2시부터 11시40분까지 버스를 운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원구에서도 지난 9일 확진 판정을 받은 콜센터직원(노원구 10번째 확진자)과 함께 생활한 남편과 아들도 전날 양성판정을 받았다. 남편·아들 확진자는 모두 해외여행력과 대구방문력이 없어 가족 간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신천지 교인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엘리베이터 5대에서 감염 얼마나 이뤄졌나

시는 현재 해당 콜센터가 위치한 빌딩 전체를 전면 폐쇄하고 확진자와 같은 층에서 근무한 직원 207명 전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건물 7~9층에도 콜센터가 위치하고 있는데, 시는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 553명에 대해서도 자가격리 및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다행히 아직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해당 건물에는 입주민과 입주사 직원, 방문객 등이 함께 사용하는 엘리베이터 총 5대가 운행 중이다. 엘리베이터에서는 직접적인 접촉 뿐 아니라, 짧은 시간 밀폐된 공간에서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감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매개로 한 감염 확산 가능성이 높다. 

해당 건물의 엘리베이터는 홀수행과 짝수행으로 구분돼 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를 오피스텔 입주민, 방문객, 입주사 직원 등이 모두 함께 사용하는 터라 확진자 동선에 따라 밀접접촉자의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비슷한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8일 강남구 대치동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A씨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역학조사 결과, 금천구에서 회사를 운영 중인 A씨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이웃회사 직원과 같은 화장실, 같은 엘리베이터 등을 사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1일 다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구로 코리아빌딩 콜센터 인근인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서울교통공사가 방역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0.03.1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1일 다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구로 코리아빌딩 콜센터 인근인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서울교통공사가 방역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0.03.11. [email protected]

◇서울·인천·경기, 지하철·버스 이용해 이동

콜센터 직원 207명의 거주지가 서울 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역에 걸쳐 있고, 확진자 중 상당수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을 했던 터라 이들과 접촉한 불특정 다수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중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자는 29명이다. 동선이 확인된 확진자(134명) 중에선 21%가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지난 8일 해당 콜센터에서 첫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노원구에 거주하는 B(57·여)씨도 자택 근처인 지하철 1호선 월계역에서 구로역까지 이동했다. 관악구 신원동에 거주하는 콜센터 직원인 C(60·여)씨는 지난 6일 지하철 2호선 신림역을 통해 신도림역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콜센터가 위치한 코리아빌딩은 지하철 1호선 구로역과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중간에 위치해 있다. 2호선 신도림역의 경우 수송량이 9만명에 달하고, 서울 최대 환승역으로 꼽힌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해당 빌딩이 딱 구로역과 신도림역 중간에 위치해 있어 안 그래도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라며 "신도림역이 환승역인 만큼 그 근처에 있는 회사 직장인들 대다수가 지하철을 통해 출·퇴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수도권은 대구·경북지역보다 훨씬 더 감염 가능성이 크다"며 "문제는 콜센터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주로 관악구, 영등포구 등 서울 서북권부터 경기 김포, 안양 등에서까지 출·퇴근 한걸 생각하면 참으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방역당국에서 확진환자의 코로나19 증상이 4일부터 시작됐다고 판단하고 있으니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일주일간 접촉한 이들까지 고려하면 확진 환자 수는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원순 서울시장은 아직까지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통해 코로나19가 감염된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며 그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의 안전은 시민의 이런 안전을 위해서도 가장 중요하다"며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집중적으로 방역하고 안전조치를 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신도림역 등은 워낙 환승 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방역을 하고 있고, 회차할 때마다 방역을 수시로 하고 있다"며 "지금 많은 확진자들이 대중교통을 탑승했지만 이를 통해 코로나19가 감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고 있고, 대중교통으로 인한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불특정 다수가 밀집해 타기 때문에 지하철·철도·버스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확진자가 이용한) 지하철, 버스, 철도 중 어디에서 노출이 됐는지 밝히기 어렵고 대중교통의 노출력이나 위험도 역시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대중교통에 대한 전반적 위생 관리가 중요하고 이에 대해 대중교통과 철도 등이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강화해 전체 위생, 환경 관리 수준을 높이는 것이 현재로서 최대한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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