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선거는 생사 문제…인간 욕망 보여주려 했다"
배우 최민식(55)의 말처럼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은 욕망의 영화다. 그가 연기한 '변종구'는 권력 정점을 향해 돌진한다. '헌정 사상 최초 3선 서울시장'이라는 타이틀은 대권 도전에 꼭 필요한 발판이다. 변종구는 어떤 난관이라도 뚫고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물불 가리지 않는다. 거짓말이 대수가 아니다. 그는 결국 인간으로서 마지막 양심까지 버리고 전진한다. 누구보다 뜨거운 배우 최민식이 이런 인간에 관심을 두지 않을 리 없다.
최민식은 "두 편 연속('명량' '대호') 상투 틀고 수염 붙이고 연기했으니까, 이제 머리도 짧게 깎고 넥타이 매고 싶었다"고 농담하면서도 "정통 정치드라마에 대한 욕구가 있었고, 그 안에 인간의 욕망이 흥미로웠다"고 했다.
그래서 최민식은 연설문을 직접 썼다. "대본이 있긴 했죠. 그런데 연설은 제가 제 입으로 해야 하는 거잖아요. 변종구를 체화하려면 직접 해야 할 것 같았어요." 촬영 전날까지 고민했고, 연설문을 쓰다가 밤을 새웠다. "완벽하게 외워야 했어요. 물론 못 보고 읽더라도 편집 기술로 티 안 나게 할 수는 있어요. 그런데 그건 제가 못 견디겠더라고요. 촘촘하게 준비해서 완제품으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실존 인물을 연기할 때는 그 사람처럼 보여야 하는 게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었는지 공부해야 하고, 어떤 부분은 따라 하기도 해야 하죠. 하지만 변종구는 그렇지 않았어요. 특정인을 비난하고, 특정 집단을 비판하기 위해 만든 작품이 아니잖아요. 제 상상력으로 저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거죠. 흉내 내고 싶지 않아요. 물론 제가 살면서 정치인들에게 가졌던 단상들이 종합적으로 변종구에게 투영됐을 수는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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