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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4기, '신냉전' 강화 우려↑…세력 공고화 위해 갈등 고조

등록 2018.03.19 15: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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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AP/뉴시스】 18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시내에 모인 수천명의 군중들 앞에서 승리선언을 하고 있다. 2018.03.19.

【모스크바=AP/뉴시스】 18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시내에 모인 수천명의 군중들 앞에서 승리선언을 하고 있다. 2018.03.19.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미국, 영국 등 서방과 러시아 간 '신냉전' 기운이 더욱 고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새 정부 구성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정치 세력을 관리하는 등 결속과 세력 공고화를 위해 서방과의 갈등을 고조하는 전략을 이용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크렘린 고문 출신에서 푸틴 대통령의 비평가로 돌아선 글레프 파블로프스키는 "정부 체제가 파괴될 것이라는 위험은 해외에서의 모험으로 이어진다"며 "외국을 향한 활동이 강화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영국 내 러시아 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에 러시아 정부가 배후로 지목된 것을 예로 들어 "영국 정부의 반응이 러시아인들을 화나게 했다"며 "투표를 하지 않으려고 했던 일부 유권자들에게까지 투표에 대한 강한 동기를 부여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또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지지해 시리아 내전의 긴장도 높이고 있다. 최근 러시아 군 측은 특별한 증거도 없이 미국을 향해 "시리아 내전에서 미사일 공격 계획을 세웠다"고 비난하며 이에 대한 보복을 밝혔다.

 외교정책분석가 블라디미르 프롤로프는 "예측할 수 없는 강한 전략과 단호한 결의가 계속될 것"이라며 "문제는 푸틴 대통령이 긴장을 완화할 계획 없이 긴장을 고조할 계획만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 후보로 나섰을 당시 미국을 향한 호전적인 수사를 내세웠다. 이번 선거 기간에도 국내 개혁에 대한 별다른 공약 없이 러시아의 신형 전략무기 개발을 선전하는 한편 국영 TV 등 언론을 통해 서방의 위협을 강조했다.

 WP는 "푸틴 대통령이 선거 유세 기간 동안 전한 단 하나의 메시지는 공격받는 러시아를 구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당선 확정 이후 승리연설에서 "최근 수년 간의 매우 어려운 상황"을 강조하며 러시아를 연호했다. 선거 캠프는 인테르팍스 통신에 "이번 선거 결과는 러시아에 대한 (외부의)압박에 통합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향후 6년의 임기 동안 대통령 퇴임 그 이후를 준비하는 데 본격 착수할 전망이다. 러시아 헌법의 연임금지 조항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오는 2024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임기 제한을 넘어 어떻게든 권력을 유지하려는 푸틴 대통령의 모습을 보게 된다고 해도 놀랄 것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시도한 임기제한 폐지나 새로운 직책을 만들어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등이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의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는 "너무 오래 권력을 유지한 사람은 그 자리에 대한 유혹을 계속 받을 수 밖에 없다"며 "다른 나라의 일부(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까지 한 사람에게 사실상 한계가 없다"고 말했다.

 오는 5월 공식 취임 이후 정부구성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 이후 러시아의 모습도 내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WP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현 총리의 자리 보전은 후임자에 대한 암시 최소화를 원하는 푸틴 대통령의 뜻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자유주의 성향을 일부 띠는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을 재등용하는 것은 군대와 정보당국에 실린 힘을 빼고 경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콜레스니코프는 그러나 "중대한 변화는 사실 기대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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