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학생이 직접 총장 뽑는다…대학가 '총장 직선제' 바람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8/06/02 09:50:00
성신여대, 최근 개교 82년 만에 첫 총장 직선제
이대는 지난해 구성원 전원 참여 직선제로 전환
총장 임기 만료 예정인 동덕여대·고대도 움직임
"촛불집회·정권교체 후 대학가 민주화 요구 커져"
"직선제 확산 추세…학생 투표 비율도 커질 전망"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성신여대가 30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체육관에서 개교 82년 만에 처음으로 학내외 구성원들의 직접 투표로 총장을 선출하는 직선제 총장 선출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2018.05.30.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안채원·임얼 기자 = 성신여자대학교가 최근 학내 구성원 전원이 참여하는 최초의 직선제 총장 선거를 실시함으로써 타 대학들도 관련 움직임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성신여대는 지난달 30일 학생과 교수, 직원, 동문이 참여하는 제11대 신임 총장 선거를 진행해 양보경(63·여) 사회과학대학 지리학과 교수를 최종 총장 후보자로 선출했다. 성신여대가 총장 직선제를 실시한 것은 개교 82년 만에 처음이다.

 종전까지 이사회 추천으로 총장을 임명해오던 성신여대는 심화진 전 총장이 교비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의 형을 선고받은 이후 총장 선출 방식을 놓고 교수와 교원, 학생, 동문 등 네 주체가 논의를 해왔다. 이어 지난달 학내 구성원이 모두 참여하는 방식의 총장 직선제를 확정했다.

 주요 사립대학 가운데 학생 전원이 참여하는 총장 직선제를 실시하는 곳은 성신여대 이전에 이화여대가 있었다.

 이화학당 이사회는 지난해 1월 총장선임 방식을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꾸도록 결정했다. 당시 최경희 총장의 일방적인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계획' 추진과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입학 비리 논란이 불거진 것을 계기로 이후 학생들이 총장 선거에서 직접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침내 지난해 4월 학생과 교직원, 동문 등이 참여해 신임 김혜숙 총장을 직선으로 선출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이대생들이 이화여대의 민주적인 총장선출제도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총장후보직선제가 아닌 총장직선제 실시, 투표 반영을 교수:학생:직원 1:1:1 비율로 실시, 이화의 모든 구성원이 배제되지 않는 총장선출제도 실시 등을 촉구했다. 2017.02.24. yesphoto@newsis.com
대학가에서 직선제 요구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은 올해부터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지난 3월 '학생 참여 총장직선제를 위한 운동본부'를 발족했다. 운동본부에는 서울대와 고려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경희대 등 22개 대학단위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이제는 대학 운영의 주체가 교수 뿐이라는 생각은 바뀌어야 한다"라며 "총장선출 제도의 변화는 단순히 총장 선출 방식을 넘어 비민주적인 대학 운영을 해소하고 모든 구성원의 목소리가 학교 운영에 반영되는 대학을 만드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발족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올해와 내년 초 현 총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대학가에서는 학생참여 직선제 요구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올해 8월 김낙훈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학생참여 총장직선제를 위한 3000인 서명운동을 벌였고 지난 15일부터 매주 화요일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는 정기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학교 측이 총장 직선제 도입에 대한 반응이 없자 차기 후보가 정해지면 자체적으로 실시한 총장선거 결과를 이사회에 전달할 방침이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사회 내 총장 선출 방식을 바꾸기 위해 2만명의 총학생회원이 총장을 뽑자는 프로젝트인 '이만 총총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고려대 염재호 총장은 내년 2월 임기를 마친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대학민주화를 위한 대학생 연석회의 등 참가자들이 지난해 9월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총장직선제 촉구 학생, 교수, 교직원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7.09.07. kkssmm99@newsis.com
  이 같은 학생참여 총장 직선제 바람은 갈수록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삼호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2016년 촛불집회와 지난해 정권교체 이후 대학 사회 내 민주화에 대해서도 구성원들의 의지가 높아졌다"며 "학생 일부 또는 전원이 참여하는 직선제 흐름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학생 전원 참여 직선제의 경우 제기되는 '낮은 학생 투표 반영 비율'도 점차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 성신여대는 교수 76%, 직원 10%, 학생 9%, 동문 5% 순으로 각 주체 투표 반영 비율을 정했다.

 지난해 총장 선거에서 이화여대는 교수 77.5%, 직원 12.2%, 학생 8.5%, 동창 2% 순으로 주체별 투표 반영 비율을 확정했다. 당시 학생들은 25%내외의 투표권이 주어져야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연구원은 "지금은 완전히 배제돼 있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시점"이라며 "낮은 반영 비율로 인해 학생들의 뜻과 정반대 되는 인사가 선출되면 문제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점차적으로 학생 투표 비율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newkid@newsis.com
 limeol@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사회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