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워 사라진 멸종위기종 '분홍장구채' 철원 DMZ에 산다
국립생태원, 민간인통제구역서 확인
환경부에 '습지보호지역' 지정 건의
【서울=뉴시스】DMZ 일원에서 확인된 분홍장구채. 2018.12.13.(사진 = 국립생태원 제공)[email protected]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올해 5월부터 DMZ 일원 생태계를 조사해 높이 5m, 폭 150m 구간 일부 암벽에서 분홍장구채 105개체가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분홍장구채가 발견된 용양보 일대는 농경지의 용수 공급용으로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저수지로 6·25 전쟁 이후 민간인통제구역에 속해 있다. 현재는 자연적 습지형 호수로 보존되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이번에 분홍장구채 생육이 확인된 용양보 일대를 습지보호지역 등으로 지정할 것을 환경부에 건의하고 지자체, 유역환경청 등과 보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석죽과에 속하는 분홍장구채는 강원도 영월에서부터 압록강까지 분포하는 북방계 식물로 주로 가파른 절벽의 바위틈에서 자란다. 가는장구채 등 다른 장구채속(屬) 식물들과 달리 10~11월 분홍색 꽃을 피우는 게 특징이다.
한 때 분홍색 꽃이 아름답다는 이유로 무분별한 채취와 훼손으로 멸종위기에 처하면서 환경부가 2012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강원도 철원, 홍천, 영월을 비롯해 경기도 연천 및 포천 일대에 드물게 분포한다고 알려졌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1974년 이후 정부에서 발행한 각종 DMZ 생태 조사 자료와 국립생태원 자체 조사 결과를 취합하면 DMZ 일대에 101종의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앞으로 멸종위기종의 중요한 서식처가 되는 DMZ에 대해 지속적으로 자연환경을 조사하여 국내외 생물다양성 보전 연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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