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박원순 "자전거전용도로 위해 차선 과감히 줄이겠다"
박원순, 시클로비아서 '자전거하이웨이' 발표
"내년엔 상당 부분 실현할 것…2년이면 충분"
"자전거, 대중교통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어"
【보고타(콜롬비아)=뉴시스】중남미를 순방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첫번째 가운데)은 14일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지구상에서 가장 큰 규모의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되고 있는 콜롬비아 보고타의 '시클로비아(Ciclovia)' 현장에서 보고타 시민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있다. 2019.07.14. (사진=서울시 제공)
박 시장은 이날 "올해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예산을 편성해 내년에는 상당 부분 실현하겠다"며 "자전거가 버스나 지하철이나 다름없는 대중교통의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자전거 전용도로를 위해 차선을 과감히 줄이겠다"며 "차로를 줄이는 것은 승용차를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방해가 될 순 있지만 미세먼지가 심각한 상황에서 시민 대다수는 동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언제까지 구축이 가능한가.
"사실은 이미 여러 부분에서 실행해 왔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보도형 하이웨이의 경우에는 차로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시민 불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가 심각한 상황에서 시민들은 본질적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본다. 차선을 줄이는 것을 과감하게 할 생각이다. 이런 것은 시간이 거의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이미 버스중앙차로제 같은데 공간이 확보돼 있다. 설계와 안전에 관한 조사만 좀 더 정확히 하면 빠른 시간 내에 실현할 수 있다고 본다. 올해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예산을 편성해서 내년에는 상당 부분 실현하겠다."
-서울시는 보고타를 넘어 세계 최대 규모의 차 없는 거리를 만들 계획인가. 그렇다면 대략 몇 ㎞ 정도로 얘기할 수 있나.
"지금 숫자를 말하면 성급한 일이다. 시민들이 즐거워하고 동의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은 광화문에서 일시적으로 '차 없는 거리'를 하다 보니 오히려 불편함이 인식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만약 정기적으로 하게 되면 시민들은 거기에 따라 생활 패턴을 조정할 것이다. 특히 많은 시민들이 나와서 즐기게 되니까 당연히 동의와 공감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종로 광화문에서 동대문까지 종로 구간은 BRT(간선급행버스)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경우 버스만 있고 나머지는 보행자 거리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
"교통을 막아서 시클로비아처럼 하는 경우에는 영향평가, 주민들의 동의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처음에는 서울로에 교통이 통제되면서 반대가 많았다. 그런데 실제 보행이 늘어나니 그 주변에 경제가 활성화 되면서 동의율이 지금은 굉장히 높아졌다. 주민들과 함께 처음에 실현을 해 보면 점점 가능성을 넓혀갈 수 있다. 이건 혁명적인 발상이다. 차선을 줄여서 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기존 차선을 줄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상부·측면공간을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교통에 아무런 간섭이 없다. 영등포나 강남에서 시내로 출근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버리고 다 자전거로 출·퇴근할 것이다. 올해 많은 준비를 거쳐서 내년에 운영할 수 있게 만들겠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길게 만들면 교통체증도 있고 주민들도 차를 못가지고 나오는 불편함도 있다. 부작용에 대한 생각과 대책은.
"일부는 차로를 줄임으로써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있다. 그러나 이번 계획의 핵심은 중앙차로 위에 기존 버스나 차량에 전혀 방해되지 않는 새로운 자전거 하이웨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차로를 줄이는 것은 승용차를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방해가 될 순 있지만 미세먼지가 심각한 상황에서 시민 대다수는 동의할 것이다. 자전거가 버스나 지하철이나 다름없는 대중교통의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다."
-자전거 하이웨이를 즐길 수 있는 시점은. 시장 임기 안에 가능한가.
"비용이나 시간 측면에서 많이 소요되진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발상은 외국의 어느 도시에서도 실행해보지 않은 혁신적인 방안이다. 실현되면 서울시는 자전거 천국이 될 것이다. 2년이면 충분히 완성될 수 있다고 본다.
-자전거 전용도로 건설이 갖고 있는 환경개선적 의미는.
"자전거를 시민들이 많이 이용함으로써 에너지 사용과 배기가스를 줄여 대기질을 개선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자전거를 이용하면 건강해진다. 일석삼조의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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