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제훈 "사냥의 시간→넷플릭스行 신기한 경험"
"윤성현 감독과 형제 같은 사이이자 영화적 동지"
"서스펜스 위해 공들인 미술·사운드 작업 놀라워"
[서울=뉴시스] 배우 이제훈. (사진=넷플릭스 제공) 2020.04.28. [email protected]
배우 이제훈은 영화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개국에 공개된 것을 만족스러워했다.
이제훈은 "극장 개봉했을 때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았다"며 "'진짜 많이 고생했겠다' '심장이 쫄려서 죽는 줄 알았다'는 반응이 제일 많았다. 서스펜스를 잘 즐겨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사태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28일 이제훈 인터뷰도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진행됐다. 이제훈은 "직접 얼굴을 뵙고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만날 수 없어도 이렇게 소통할 수 있어서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배우 이제훈. (사진=넷플릭스 제공) 2020.04.28. [email protected]
이제훈의 배역은 위험한 계획을 설계하는 '준석'이다. 희망 없는 도시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던 준석은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친구들과 함께 위험한 계획을 세운다.
오직 자신만을 믿고 따라와 준 친구들을 위해 모든 것을 치밀하게 설계했지만,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믿은 순간 자신과 친구들의 목숨을 노리는 정체불명의 추격자에게 쫓기기 시작한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이제훈은 "위험한 계획에 동참하게 된 부분에 있어서는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이것 밖에는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것을 해내면 내가 꿈꾸는 세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감정이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에게 쫓기고 죽음을 앞둔 상황을 상상했다. 그래서인지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도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시간적 순서에 따라 촬영해서 준석의 변화를 더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배우 이제훈. (사진=넷플릭스 제공) 2020.04.28. [email protected]
이제훈은 "경제가 붕괴되고 실업난이 생기면서 희망이 없는 사회, 옳지는 않겠지만 지옥같은 곳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영화 '파수꾼'(2011)으로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윤성현 감독의 신작이다. 윤 감독은 직선적인 구조의 이야기와 상황에서 오는 긴장감과 추격전에 초점을 맞췄다.
이제훈은 "영화의 본질인 서스펜스를 잘 보여주기 위해 미술, 사운드 작업에 공을 많이 들였구나 싶었다. 굉장히 놀라웠다. 이런 세계관의 비주얼을 우리나라에서 본 적이 있었나 했을 때 없었던 것 같다. 감독과 스태프들이 자랑스럽다"고 극찬했다.
영화 '파수꾼'(2011)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윤 감독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파수꾼' 이후에 배우로서의 모습뿐만이 아니라 인간 이제훈을 잘 아는 사람이 누굴까 했을 때 윤성현 감독인 것 같다. 가깝게 지내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어떤 영화를 만들지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도 깊게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윤 감독에 대해 "형제 같은 사이"라며 "뭐라고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고 치켜세웠다. "눈빛만 봐도 그가 원하는 것이 나왔는지 알았다. 내가 몸과 마음을 바쳐 에너지를 쏟아내는 것을 지지해주는 사람이다. 조금 더 잘 할 수 있다면서 촬영을 더 하기도 했다. 영화적인 동지를 얻은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서울=뉴시스] 배우 이제훈. (사진=넷플릭스 제공) 2020.04.28. [email protected]
이제훈은 "배우가 되고싶다는 꿈을 갖고 지금까지 도전해왔다. 나를 가둬둔다기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즐긴다"고 돌아봤다.
"사람들이 내가 연기하는 데 있어서 영감을 준다. 그것이 주는 희로애락이 있겠지만, 사람과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작품의 캐릭터를 만나면서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다. 누군가를 보는 부분에 있어서 편협한 생각을 갖기보다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작품 선택 기준은 극본이다. "이야기에 초점을 둔다. 커뮤니케이션이 잘 될 수 있는 사람과 작품하는 것을 선호한다. 감독이나 제작자 입장에서는 내가 뭔가 이해하지 못하고 뭔가 고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작품을 선택한다."
이제훈은 배우로서의 고민과 함께 연기에 대한 열망도 드러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하면 어떤 결과가 오는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봤다. 배우로서의 인생을 살 수 있을 만한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묻고 있다. 결과를 예단할 수 없겠지만, 더 나은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앞으로 맡고 싶은 역할이 많다"며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종에 있는 사람도 경험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번에 총격액션을 찍었는데, 맨몸 액션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호러 영화에서 귀신으로 나오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영화가 아니면 딱히 하고 싶은 것이 없을 뿐더러 영화를 떼놓고는 내 인생을 논하기 힘들다. 배우 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자로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주목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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