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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네이버·YG와 협업…거대 'K팝 혈맹'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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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1-28 08: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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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CI. 2021.01.28. (사진 = 빅히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세계적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국내 굴지의 플랫폼 기업 네이버가 'K팝 혈맹' 구축에 나섰다.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두고 경쟁을 벌이던 두 회사가 뭉치면서 K팝 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28일 빅히트에 따르면, 빅히트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네이버가 자신들의 자회사 비엔엑스(beNX)에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약 3548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자회사 비엔엑스가 네이버의 브이라이브(V LIVE) 사업부를 양수하는 안건을 결의하고 공시했다.
네이버 브이라이브·빅히트 위버스, 시너지
아이돌 업계는 팬덤과 아이돌의 소통 창구 플랫폼의 시작을 네이버 브이라이브로 본다. 유튜브가 파죽지세로 동영상 시장을 잠식하자, 네이버가 2015년 7월 내놓은 서비스다. K팝을 중심으로 한 한류 바람을 타고 급속도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이용자의 상당수가 해외 팬이다.

아이돌이 영상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고, 멤버들끼리 함께 즐기는 모습을 자연스레 보여주면서 인기를 누렸다. 특히 라이브 방송 채팅창 등을 통해 아이돌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호응을 얻었다. 평소 보기 힘든 아이돌의 모습에 팬덤은 열광했다.

브이 라이브 콘텐츠의 대표적인 성공주자가 방탄소년단이다. 브이라이브를 통해 공개한 예능 콘텐츠 '달려라 방탄(RUN BTS!)'이다. 무대 위 강렬한 모습과 달리 소소하고 유쾌한 면모를 선보이며 팬덤을 급속하게 늘렸다. 이 콘텐츠는 여전히 브이라이브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또 지난 2019년 6월2일(한국시간으로 새벽)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방탄소년단 공연은 네이버 V라이브 플러스를 통해 생중계했는데, 세계에서 14만명이 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빅히트는 비엔엑스가 만들고 운영 중인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 더 큰 힘을 실어왔다. 방탄소년단이 그간 브이라이브에서 선보이던 콘텐츠 중 상당수를 위버스로 이전했다. 재작년 11월 방탄소년단의 자체 여행 프로그램 '본보야지' 시즌 4를 위버스에 공개했는데 이전까지 이 시리즈는 네이버 브이 앱 채널로 공개됐었다.

지난해 6월 방탄소년단의 첫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 같은 해 10월 두 번째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 원' 역시 위버스를 통해 선보였다. 이 온라인 콘서트는 각각 75만6000명과 99만3000명이 보는 대성공을 거뒀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빅히트(방탄소년단·투모로우바이투게더)·플레디스(뉴이스트·세븐틴), 쏘스뮤직(여자친구), 빌리프랩(엔하이픈) 등 '빅히트 레이블즈' 외에 타 소속사 가수들도 속속 위버스에 입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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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네이버 CI. 2021.01.28. (사진 = 네이버 제공) photo@newsis.com
YG '2NE1' 출신 씨엘, JYP '원더걸스' 출신 선미, SM '슈퍼주니어M' 출신 헨리 등을 비롯 드림캐쳐, 피원하모니, 위클리 등이 위버스에 입점했다. 이들는 방탄소년단으로 확보된 위버스의 팬덤과 조직력에 신뢰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런 위버스와 브이라이브가 통합된 것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위버스와 브이라이브의 경쟁 구도를 예상했다.

빅히트는 사명을 곧 '위버스컴퍼니(WEVERSE COMPANY Inc.)'로 변경하는 비엔엑스를 통해 브이라이브 사업부를 양수한다. 빅히트는 "네이버와 협력해 양사의 위버스(Weverse)와 브이라이브의 사용자, 콘텐츠, 서비스 등을 통합한 새로운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만들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 동안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오랜 기간 동안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온 빅히트가 최대주주로 사업을 주도하고, 네이버는 기술 역량에 주력해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빅히트·네이버 VS 엔씨·CJ ENM
이에 따라 K팝 업계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 사업은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리지니M으로 유명한 엔씨소프트(NC)는 자회사 ㈜클렙을 통해 28일 K팝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를 정식으로 론칭한다.

몬스타엑스, 강다니엘, 아이즈원, 더 보이즈, 박지훈, 씨아이엑스(CIX), 아스트로(ASTRO), (여자)아이들, 우주소녀, 에이비식스(AB6IX), 에이티즈(ATEEZ) 등 인기 K팝 아이돌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유니버스'는 온·오프라인 팬덤(Fandom) 활동을 모바일로 언제든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표방한다. 게임 회사에서 만드는 플랫폼답게, 모든 팬덤 활동이 기록과 보상으로 제공된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캐릭터를 직접 꾸미고 뮤직비디오도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Studio)' 기능도 갖췄다.

클렙은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7월 설립했다. AI 기술과 아티스트가 만나는 서비스를 예고하고 나섰다. 마치 팬과 아티스트가 대화하는 듯한 'AI보이스'를 개발 중이다. 과거 아티스트의 '음성사서함'을 쌍방향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엔씨소프트가 '엔터업계 공룡' CJ ENM과 연내 합작법인을 설립, 콘텐츠·디지털 플랫폼 사업을 함께 하기로 하면서 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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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유니버스 뮤직' 아이즈원. 2021.01.28. (사진 = 클렙 제공) photo@newsis.com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K팝 사업이 더욱 주목받기 시작하자, 팬 커뮤니티 플랫폼의 발전속도 역시 가속도가 붙고 있다. 여기에 아바타, 증강현실(AR) 등의 신기술이 K팝 콘텐츠에 적용되면서 더욱 각광받고 있다.
 
한동안 빅히트·네이버, 엔씨·CJ ENM의 K팝 플랫폼을 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빅히트, YG와 협업도
엔터업계의 협업은 더 있다. 빅히트는 그룹 '빅뱅' '블랙핑크' 등이 속한 YG엔터테인먼트와도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전날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빅히트가 YG의 자회사 YG 플러스에 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빅히트와 YG는 상호 협력을 통해 플랫폼, 유통, 콘텐츠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긍정적인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빅히트의 방탄소년단, YG의 블랙핑크는 현재 K팝 보이그룹과 걸그룹을 대표하는 팀들이라 큰 시너지가 예상된다.

YG는 YG 플러스를 통해 음원·음반 유통, MD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빅히트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와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비즈니스 영역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번 제휴로 YG는 빅히트의 위버스를 통해 자사 아티스트 글로벌 멤버십 관련 사업을 전개·확대한다. 빅히트와 네이버와 빅히트가 새로 선보이는 K팝 플랫폼에 자리를 잡겠다는 계획인데 빅히트·YG·네이버가 뭉치게 되는 셈이다.

빅히트는 "YG의 아티스트 콘텐츠를 확충함으로써 위버스의 세계적 영향력을 한층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YG는 "빅히트 소속 아티스트들의 음원·음반 유통과 MD 사업을 YG 플럿,와 협력,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혁신적 모델을 꾸준히 구축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K팝을 대표하는 대형 기획사들의 협업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에는 그룹 '엑소'와 '슈퍼주니어'를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와 그룹 '트와이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가 세계 최초 온라인 전용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를 위한 전문 회사 '비욘드 라이브 코퍼레이션(Beyond LIVE Corporation·BLC)을 설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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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YG엔터테인먼트 CI. 2021.01.28. (사진 = YG 제공) photo@newsis.com
JYP의 박진영과 피네이션의 싸이가 각각 보이그룹 제작을 위해 뭉친 SBS TV 새 오디션 프로그램 'LOUD:라우드'(이하 '라우드')도 일종의 협업이다.

최근 대형 기획사들의 협업이 눈에 띄게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류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판이 커지는 동시에 코로나19 등 예상할 수 없는 요인으로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도 발생하면서 좀 더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가장 크다.

카카오 계열사 내 합병이기는 하지만,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이 오는 3월1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새로 태어나는 것도 예다. 특히 카카오엔터는 최근 또 다른 한류의 중심으로 부상한 웹툰·웹소설도 다수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 사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에서는 여러 사업 분야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두고 또 각자의 방식으로 맞서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YG에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엔터사와 연달아 손을 잡고 있다. 지난해에는 SM에 투자를 했고, CJ그룹과는 지분 맞교환을 통해 CJ ENM의 3대 주주, 스튜디오드래곤의 2대 주주가 됐다.

네이버의 자회사이자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에는 빅히트, JYP, YG 등이 투자를 하기도 했다. 반면 음악, 드라마, 영화 등 각종 콘텐츠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카카오엔터는 다른 엔터테인먼트사 입장에서는 경쟁 상대로 여겨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형 기획사 간 합종연횡의 흐름이 이어지면, 갈수록 중소형 엔터테인먼트 업체는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중소 기획사 관계자는 "K팝 아이돌을 키우고 홍보하는데 막대한 자본이 들어간다"면서 "제작비가 많이 투입되고 다양한 지원을 받는 팀이 아무래도 실력도 좋고 선보이는 콘텐츠의 질도 높을 것이다. K팝 기획사 간 빈부격차가 극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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