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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쪼개기·편법 증여·기획 부동산…기상천외 신도시 '땅 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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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4-01 15:01:12  |  수정 2021-04-05 09:30:50
국세청, 3기 신도시 조사 대상자 분석
'LH 임직원·공직자 포함 여부' 안 밝혀
2013년 거래자까지 조사 대상 가능성
"2일부터 홈페이지 통해 제보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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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경기 남양주 제3기 신도시 예정지 토지를 대거 사들이고, 세금 신고를 하지 않았다가 국세청에 적발된 C씨의 사례. (자료=국세청 제공)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1. 개발 지구 토지주로부터 대토 보상권(중앙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토지를 넘기고, 보상금 대신 땅을 받는 권리)을 불법으로 사들인 뒤 개발해 시세 차익을 올리던 A씨는 제3기 신도시가 들어선다는 경기 과천에 주목했다. A씨 일가는 임직원 친·인척 명의로 가짜 인건비를 지급하고, 위장업체와 허위 거래를 터 회삿돈을 빼돌린 뒤 과천의 부동산을 사들였다. 대토 보상권을 보상액 대비 120%에 이르는 비싼 가격에 A씨에게 전매한 토지주는 양도소득세를 신고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A씨의 회삿돈 유출 및 토지주의 양도세 탈루 혐의를 조사할 계획이다.

#2. 경기 하남 등 신규 택지 개발지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는 시행사 대표 B씨는 친·인척 명의로 분양 대행사를 설립했다. 해당 대행사에 시세 대비 과도하게 많은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수십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렸다. 이 돈은 B씨의 미성년 자녀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다시 분양 대행 수수료를 주는 형태로 그대로 흘러들어갔다. 국세청은 B씨가 가공 거래를 통해 회삿돈을 유출한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3. 30대 C씨는 경기 남양주 개발 예정지 땅을 수십억원어치 사들였다. C씨의 신고 소득이 미미해 해당 토지를 구매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 조사에 착수한 국세청은 C씨가 해당 토지의 매매 대금을 모친·형제와 함께 대고, 지분은 각각 3분의 1씩 나눠 가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국세청은 C씨가 제조업체를 수십년간 운영한 모친으로부터 자금을 편법으로 증여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C씨의 그 형제의 자금 출처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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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태호 국세청 자산과세국장. ppkjm@newsis.com

김태호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1일 정부세종2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그동안 대규모 택지·산업단지 등 개발 예정지를 모니터링하고, 거래 내역을 분석해 왔다"면서 "고양 창릉·광명 시흥·남양주 왕숙·부천 대장·인천 계양·하남 교산 등 제3기 신도시 예정 지구 6개 지역을 분석해 우선 세무 조사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자는 A·B·C씨를 포함해 총 165명이다. ▲토지 취득 과정에서 자금을 편법으로 증여받은 115명 ▲회삿돈으로 토지를 취득하는 등 유출한 사주 일가 등 30명 ▲토지를 취득한 뒤 쪼개 판매하고, 매출액을 누락한 기획 부동산 4곳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농지를 취득해 임대하고, 매출액을 누락한 농업회사법인 3곳 ▲중개 수수료를 누락한 공인 중개사 13명이다.

다만 국세청은 이번 조사 대상에 LH 임직원이나 공직자 등이 포함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 국장은 "세무 조사 대상을 직업이나 신분에 따라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면서 "조사 대상 지역의 일정 금액 이상 토지 거래 대상자에게만 초점을 맞춰 분석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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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제3기 신도시로 지정된 남양주 왕숙 지구. (사진=뉴시스 DB)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국세청은 국세 부과 제척 기간 등을 고려해 제3기 신도시 예정지 발표 전 5년 동안 이뤄진 '일정 금액'(구체적 기준치는 비공개) 이상 거래 전체를 분석해 우선 세무 조사할 대상을 골랐다. 제3기 신도시 발표는 2018년부터 시작됐으므로 조사 대상에는 2013년에 해당 지역에서 토지를 사들인 사람도 포함될 수 있다.

국세청이 더 분석하고 있는 개발지 중에는 2017년에 발표된 곳도 있어 2012년 거래자까지 향후 세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국세청은 금융 거래 내용을 확인해 자금 흐름을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각오다. 금융 계좌 간 거래 내역은 물론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도 확인하고, 자금을 빌려준 친·인척이나 특수 관계 법인의 신고 내역을 확인해 자금 조달 능력이 있는지를 검증한다. 필요 시 세무 조사 범위를 해당 친·인척, 법인으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경우 향후 원리금 상환이 자력으로 이뤄지는지 상환 전 과정을 사후 관리하기로 했다. 기획 부동산·시행사·공인 중개사·농업회사법인의 경우 매출액·중개료 누락, 가공 인건비 계산 등을 통한 세금 신고 누락부터 농업회사법인 감면 등 기타 신고 내역의 적정성, 사업 자금 부당 유출 여부를 꼼꼼히 검증한다.

국세청은 "오는 2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부동산 탈세 관련 각종 제보를 받을 예정"이라면서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위법 행위는 검찰에 고발하거나, 관계 기관에 통보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tr8fw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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