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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정부 암묵적 보증으로 공기업 부채 늘어…제동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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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4/20 12:00:00
'공기업 재무건전성 강화 방안' 보고서 발표
韓 비금융공기업 부채 규모 GDP 대비 23.5%
OECD 회원국 33곳 中 1위…평균 12.8% 불과
"공사채 채무 국가보증채무에 산입해 관리해야"
"자본규제 적용·베일인 채권 도입 방안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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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한국석유공사 울산 본사 전경. (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정부의 암묵적인 지급 보증으로 자체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공기업이 국채 수준의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러면 공기업은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정부는 무리한 정책 사업을 공기업에 떠넘기는 '이중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공기업 재무건전성 강화 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공기업들의 부채가 정부 부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규모는 48.7%로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보다 적은 편이다.

반면 2017년 기준 비(非)금융 공기업 부채 규모는 GDP 대비 23.5%로 노르웨이를 제외하면 추정치가 존재하는 OECD 회원국 33곳 가운데 가장 많았다. 해당 국가의 평균치는 12.8%에 불과하다.

또한 2019년 기준 일반정부 부채 대비 비금융공기업 부채 비중은 48.8%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멕시코(22.8%)보다 2배 이상 큰 수준이다.

특히, 공기업은 부채의 약 50% 이상을 공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공기업 부채의 구조적인 취약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은행 대출은 대개 담보를 요구하기 때문에 조달할 수 있는 자금에 한계가 있지만, 채권은 신용도만 충분히 높으면 대규모로 발행할 수 있어 부채를 일으키기가 쉽다는 것이다.

황순주 KD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공기업은 건전성이나 수익성 등 자체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최상의 신용도를 인정받고 있다"며 "이는 공기업이 파산할 것 같으면 정부가 미리 나서서 채권 원리금을 대신 지급해 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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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 기준 공기업별 신용등급. (자료-=KD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한국석유공사와 부실 자회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한국산업은행 등 대다수의 공기업은 높은 국제신용등급인 Aa2를 받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안전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는 우리나라 국채 신용등급과 같다.

금융시장도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를 시장금리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에서 발행된 일반적인 채권 약 3만5000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비금융 공기업은 비금융 민간 기업보다 0.51%포인트(p)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했다. 이 금리 할인 효과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4조원에 달한다.

아울러 AAA 등급 채권만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공사채는 민간 회사채에 비해 0.20%p 내외의 금리 할인 효과를 갖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정부의 '암묵적 지급 보증'이라고 표현했다. 나아가 이런 현상은 공기업과 정부의 '이중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황 연구위원은 "정부의 암묵적 지급 보증이 강하게 적용되면 공기업은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정부도 무리한 사업을 할당하게 된다"며 "결과적으로 공기업 부채는 많아지는데 부채를 감내해야 할 공기업 체력은 약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기업의 중장기적인 재무 안전성을 위해서는 공사채 채무가 국가보증채무에 산입돼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이렇게 되면 해당 채권은 국가보증을 받기 전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타당성이 충분하지 않은 사업을 위해 빚을 지는 행위가 걸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국가보증채무로 분류되면 보증수수료나 담보 설정을 요구할 수도 있다.

황 연구위원은 "공기업이 빚을 갚지 못하면 보증채무가 국가채무로 전환되면서 국민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도덕적 해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공기업 위험 수준을 평가한 이후 이에 연동해 보증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은행처럼 공기업에 자본규제를 적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는 도시가스사업법에 따라 총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을 최소 20% 유지해야 한다.

이외에 '채권자-손실부담형'(베일인) 채권을 공기업 부문에 도입하는 방안도 언급됐다.

이는 평상시에는 일반 채권처럼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지만, 발행 기관의 재무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되면 해당 기관의 자본으로 전환되거나 원리금 지급 의무가 소멸되는 채권이다.

자본 비율이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면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해당 비율이 다시 반등하는 자동 안정화 기능도 있다.

황 연구위원은 "채권자들이 손실을 일부 부담하게 되면 채권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자본시장 규율을 회복시키는 효과도 있다"며 "산업은행 등 일부 금융공기업은 베일인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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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2020.08.05. ppk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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