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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2020]재일교포 메달리스트 안창림 "일본 귀화 거절 후회 없다"

등록 2021.07.26 20:18:30수정 2021.07.26 20: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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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할머니가 생명 걸고 지킨 국적"
"나의 메달로 재일교포 입장 이해해주는 분 조금이라도 늘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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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뉴시스] 김희준 기자 =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거머준 재일교포 3세 유도 선수 안창림(27·KH그룹 필룩스)이 자신의 메달이 재일교포에 작은 희망의 씨앗이 되길 바랐다.

안창림은 26일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73㎏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루스탐 오루조프(아제르바이잔)에 절반승을 거둬 동메달 수확에 성공했다.

기대했던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안창림은 생애 두 번째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맛본 아쉬움을 털었다. 안창림은 리우올림픽에서 16강 탈락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다. 안창림은 이번 올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였다.

재일교포 3세로 도쿄올림픽이 남다른 의미가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안창림은 쓰쿠바대학교 2학년이던 2013년 전일본대학유도선수권를 제패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가 전일본대학유도선수권 첫 우승을 차지한 장소가 바로 도쿄올림픽 유도 경기가 열리는 일본무도관이었다.

대학 감독으로부터 귀화 제의를 받은 것도 이때였다. 하지만 안창림은 '태극기를 달고 일본 선수들을 이기겠다'는 목표를 위해 이를 거절했고, 2014년 2월 용인대로 편입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일본무도관은 종주국을 자부하는 일본 유도의 성지이자 '심장'이다. 이 장소에서 태극기를 가장 높은 곳에 올리고 애국가를 들어보고 싶다는 의욕이 대단했다.

하지만 32강전부터 8강전까지 골든스코어(연장전) 혈투 끝에 승리를 거둔 안창림은 4강전에서 체력적인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채 패배,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다.

그래도 동메달을 수확해 일본무도관에 태극기가 올라가는 장면을 연출했다.

안창림은 별다른 감회가 없다고 했다 "별로 없을 것 같다. 가장 꼭대기가 아니라서 별다른 감정이 들지는 않을 것 같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안창림은 경기 후 "원하는 결과는 아니었지만 후회는 없다. 오늘이라는 날을 위해서 뭐든지 했다. 모든 기준을 유도에 놓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훈련했다"며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나의 경기 운영과 심판 판정은 납득은 안 간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준결승 연장에서 두 번째 지도를 받아 패배가 확정된 순간을 말하는 듯 했다.

체력적인 부담이 패인으로 작용했냐는 질문에 안창림은 "연장 몇 분 더 한 것이다. 상대방이 전술적으로 잘했다"며 "전술적인 부분에서 밀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창림은 최대한 빨리 아쉬움을 털어내려 했다. "사실 열심히 훈련해도 이길 때가 있고, 질 때도 있다. 훈련한 것을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쉽지만 다음에 해야할 일은 다음 경기를 위해 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진표상 안창림은 결승까지 올라야 '숙적' 오노 쇼헤이(일본)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준결승에서 탈락하면서 자신에게 6전 전패를 안긴 오노에게 설욕할 기회도 잡지 못했다.

안창림은 "오노를 이기는 것이 나의 목표가 아니다. 나의 목표는 금메달이었다"이라고 잘라 말했다.

일본의 귀화 제의를 거절하고 한국 대표로 뛰는 것에 안창림은 전혀 후회가 없다고 했다. 안창림은 자신이 딴 메달이 한국인, 일본인들에게 재일교포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

안창림은 "나의 정신적인 모든 기반이 재일교포 사회에서 나왔다.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며 "할아버지, 할머니가 생명을 걸고 국적을 지켰다. 그것을 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일교포는 어려운 입장"이라고 말을 이어간 안창림은 "재일교포를 일본에서는 한국 사람으로, 한국에서는 일본 사람으로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메달을 따서 재일교포 입장을 이해해주시는 분이 조금이라도 늘어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바랐다.

안창림은 "제 모습을 보고 운동 선수나 어린이가 큰 일을 하면 행복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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