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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사죄없이 떠난 노태우" 오월단체·시민사회 성토(종합)

등록 2021.10.26 16:58:26수정 2021.10.26 20: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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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진상 규명 협조·참회 없이 갔다" 분노…"전두환, 죽기 전 사죄를"
"역사적 죄인, 국립묘지 안장 안 돼" 반대…안장 여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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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별세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해왔다. 최근 병세 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에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눈을 감았다. 사진은 1989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교황 요한바오로2세 방한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DB) 2021.10.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변재훈 김혜인 기자 = 5·18민주화운동을 무력 진압한 신군부 반란 주역인 전 대통령 노태우씨가 26일 89세 일기로 별세했다.

오월단체와 광주시민사회는 학살 책임을 직접 사죄하지 않은 데 분노하며 국립묘지 안장에 반대하고 나섰다.

5·18 민주유공자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와 5·18기념재단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전두환과 육사 동기인 노씨는 4공화국 당시 군내 사조직 '하나회'를 결성해 1979년 12·12 군사 반란을 일으키고 5·18 당시 광주 시민 학살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6월 민주항쟁 이후 대통령이 된 노씨는 1988년 5·18항쟁을 '민주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규정하면서도 계엄군이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시민과 군·경이 충돌, 많은 희생자가 나온 것이라며 책임의 본질을 흐리려 했다. 회고록에도 사과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1980년 발포 책임 등 진상 규명의 핵심 열쇠를 가진 자 중 한 사람인 노씨는 추징금 2600억여 원을 완납하고 아들을 통해 대리사죄하는 등 용서를 구하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직접 사과하지 않았다. 진상규명 관련 고백과 기록물을 공개하지 않았고 왜곡·조작된 회고록을 교정하지 않아 끝까지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다"고 평했다.

또 "살아남은 자들은 진심 어린 사죄와 증언으로 5·18진상 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만이 죄업을 씻는 최소한의 길임을 숙고하기 바란다"고 했다.

김영훈 5·18유족회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민주국가에서 역사의 죄인이 대통령 예우를 받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사면복권이 있었기 때문에 장례 절차가 어떻게 될지 법적 검토를 거쳐야 할 것이다. 하지만 헌정을 유린한 반란 수괴가 죽어서도 대통령 예우를 누린다면 오월단체 차원에서 대응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신군부 독재의 한 축인 노태우 본인이 죽기 전까지 끝내 사죄 한 마디 하지 않았다는 데 분노한다. 장남의 대리 사죄도 여전히 진정성에 의문이 남는다"고 했다.

이명자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죽음은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반성 없는 노태우를 용서 할 수 없기 때문에 국립묘지 안장을 반대한다"며 "대리 사과를 하고 있는 아들도 역사 왜곡 회고록 개정 등 반성이 담긴 실질적인 행동은 하지 않고 있어 아쉬움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전두환은 자신의 죄를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노태우는 허망하게 갔다. 어느 누구 하나 진실과 사죄의 입을 열지 않아 기다림이 너무나 길고, 우리만 애가 탈뿐"이라며 "전씨도 죽음이 멀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속히 속죄와 진실을 밝혔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재만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노씨가 숨지기 전 진정 어린 참회를 하거나 진상 규명에 협조했더라면 역사적 죄인으로서 책임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을텐데 안타깝다"고 했다.
 
류봉식 광주진보연대 상임대표는 "국가를 위해 본이 되고 모범이 되는 인물을 기리는 국립묘지에 노씨가 안장되는 것은 국가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행위"라며 "만약 노씨가 안장될 경우 역사를 바로 세우는 차원에서 적극 대응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국립묘지 안장을 막기 위한 국가장법 개정안이 1년 째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이런 법안은 정쟁 수단으로 치부돼선 안 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국가장법 개정 문제를 빠르게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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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씨가 29일 광주 북구 운정동 5·18 국립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에 참배하고 있다. (사진 = 국립 5·18민주묘지관리소 제공) 2020.05.29. photo@newsis.com


과오를 참회하지 않고 세상을 떠난 노씨에게 분노하는 누리꾼들도 있다.

한 누리꾼은 별세 관련 기사 댓글에 '서슬 퍼럴 때 주인공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네. 덧 없다. 착하게 살아라 두환아'라고 적었다.

 '대통령 붙이지 마라. 독재자, 범죄자 주제에 무슨 대통령이냐', '노재헌은 아버지 대신 무릎 꿇고 용서를 빌었다. 전두환은 언제 빌 것인가'라는 댓글도 달렸다.   

한편, 노씨가 국립묘지에 안장될 지는 불투명하다. 노씨는 12·12군사정변을 주도한 신군부 주역으로서 11·12대 대통령 전두환씨와 함께 내란죄로 징역 17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 1997년 12월22일 특별사면을 받고 복권됐다.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른 사람은 국립서울현충원 또는 국립대전현충원 안장 대상자가 된다. 국립묘지에 안장되지 않더라도 관련 법률에 따라 보존묘지로 지정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내란죄인 형법 제87조의 죄를 범한 사람은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서 제외된다.

 법률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안장대상심의위원회가 대통령 재임 중 업적을 고려해 국립묘지 안장을 허용하는 정치적 판단을 할 수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hyein034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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