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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 사과와 무책임…부실한 안전관리 시스템까지[현산 광주참사③]

등록 2022.01.20 05:00:00수정 2022.01.20 06: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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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정몽규 회장, 재발방지대책 약속했지만 공염불 그쳐
인재 가능성…국토장관 "가장 큰 페널티 주어져야"
1군 대형사인데…정부 안전관리 점검에서 최저등급
"부실한 통제 시스템, 방치한 거버넌스 책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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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12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건설현장, 공사 중에 외벽이 무너져 내려 내부 철골구조물 등이 드러나 있다. (사진=소방청 제공) 2022.01.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현장에서 불과 7개월 만에 연이어 인명사고가 발생하면서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잇따른 대형 사고에 지난해 학동 참사의 대국민 사과가 결과적으로 요식행위에 그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부실한 안전관리 시스템, 책임지지 않는 지배구조 등으로 전반적으로 회사 기강이 해이해진 점이 연이은 사고의 원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구역 철거 과정에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후 정몽규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재발방지책을 약속한 바 있다. 사고 이후 회사는 현장 위험 요소가 철저히 관리될 수 있도록 위험관리체계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근로자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하고, 골조 공사에는 안전 전담자를 선임해 운영하겠다고 했다. 사고 발생 원인분석에서 위험 통제 모니터링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무색하게 사고는 재발했다. 국토교통부 등은 현재 명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인재(人災)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리한 공기, 안전 불감증, 부실시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에 따라 등록말소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가능하다. 노 장관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씩이나 반복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에 정부가 현재 운영하는 모든 규정 상 내릴 수 있는 가장 강한 페널티가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국토부 장관은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공중(公衆)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 건설사업자의 건설업 등록을 말소할 수 있다. 부실공사로 공사 참여자가 5명 이상 사망한 경우엔 영업정지 1년을 명할 수 있다. 영업정지를 받게 되면 공공사업 수주와 민간 공사의 신규 수주 등 모든 영업 활동이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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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7일째인 17일 오후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사퇴 직후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아 사과를 하고 있다. 정 회장은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2.01.17. sdhdream@newsis.com

허술한 안전관리 행태는 앞선 정부 점검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국토부가 올 초 발표한 지난해 3분기 '공공 건설공사 참여자에 대한 안전관리 수준 평가'에 따르면 최저 등급인 '매우미흡'을 받은 28개 시공사 중 시공능력 상위 10위권 이내의 1군 건설사는 현산이 유일했다.

지난해 7~9월 건설사고 사망자가 발생한 시평 상위 100대 건설사 및 관련 하도급사를 대상으로 한 특별점검 결과에서도 11개 원도급사 중 가장 많은 29건의 지적을 받았다.

HDC현산은 소위 '1군 업체'로 분류되는 대형 건설사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불과 7개월 전인 지난해 6월 참사가 발생한 회사인데, 1군 건설사에서 또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되풀이되는 사고는 부실한 내부통제 시스템, 책임지지 않는 경영진과 지배구조에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례로 현산은 지난해 사고 이후 이렇다 할 문책 인사를 하지 않았다. 유병규·하원기 각자대표를 선임하면서 임기가 3개월 가량 남은 권순호 전 대표가 물러나긴 했지만, 경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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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광주광역시 서구청에서 '광주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해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2022.01.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사고에서도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사고 발생 6일 만인 지난 17일 모습을 드러내 사과하는 자리에서 현산 회장 자리에선 내려오되, 대주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그룹 회장직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정 회장은 "사퇴로 책임에서 벗어난다는 생각은 안 한다.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하고 고객과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문제 해결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지만 반쪽짜리 퇴진에 그쳤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8일 낸 '광주 사고와 HDC 거버넌스' 보고서에서 "광주 지역에서만 두 차례 대형 붕괴 사고를 내면서 내부 통제 시스템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최 연구원은 "재개발 철거 작업 붕괴 사고 이후에도 핵심 경영진의 사퇴 등 책임을 묻지 않았다는 점이 의구심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며 "부실한 내부 통제 시스템과 이를 방치한 거버넌스에도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shley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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