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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매력 대체 뭐길래…'테린이'에게 들어보니[테니스 광풍②]

등록 2022.07.16 08: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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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들 "테니스, 접근성·가성비 좋아 인기 폭증"

눈길 끄는 의상도 인기에 한몫

"더디게 느는 운동, 오히려 성취감 있어"

"정타 맞을 때 '팡' 소리에 스트레스 풀려요"

[서울=뉴시스] 실내 테니스 연습장 테니스판타지. (사진 = 테니스판타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실내 테니스 연습장 테니스판타지. (사진 = 테니스판타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실내 테니스장이 크게 늘어나면서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며 건강을 중시하기 시작한 MZ세대가 테니스를 접하기 쉬워진 것이 열풍에 크게 기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테니스 인기가 올라간 이유로 접근성이 좋아진 것을 첫 손에 꼽았다.

테니스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스포츠마케팅 회사 라이언컴퍼니의 최형진 대표이사는 "일단 실내 테니스장이 생기면서 접근성이 좋아진 것이 20~30대 테니스 열풍의 주된 이유다. 최근에는 코치 구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한다"며 "골프보다 테니스가 한층 활동적인 운동이라 매력을 느낀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테니스 용품 전문 업체 헤드의 이건원 차장은 "예전에는 시립코트 등 특정한 장소를 가야 테니스를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내 테니스장이 워낙 많이 생겼다"며 "올해 3월에 조사했을 때 실내 테니스장이 전국에 700군데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면서 접하고, 배우기 쉬워졌다"고 접근성이 좋아진 것이 테니스 인기 상승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일대일로 레슨을 많이 하다보니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운동할 수 있었다. 다른 스포츠를 하다가 코로나19 때문에 하지 못하게 된 분들도 테니스로 많이 넘어왔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테니스 용품 전문 업체인 윌슨의 김인호 팀장도 "멀리 가지 않고도 접할 수 있다보니 매력적인 운동이라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다. 축구, 농구에 비해 적은 인원이 모여서 할 수 있는 운동이라 코로나19 시대에도 하기가 좋았다"고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서울=뉴시스] 실내 테니스 연습장에서 레슨하는 모습. (사진 = 테니스판타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실내 테니스 연습장에서 레슨하는 모습. (사진 = 테니스판타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만 29세의 쇼호스트로, 올해 2월부터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다는 장효진씨는 "서울 근교에서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이동 시간이 적고, 비용이 덜 드는 것이 테니스의 장점"이라고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소위 '자랑하기 좋은'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는 것도 테니스가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골프와 함께 '고급 운동'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MZ세대의 과시욕구를 충족하기에 충분했다. 골프보다는 비용이 적게 들어가 '가성비' 측면에서도 MZ세대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SNS를 많이 사용하는 MZ세대가 테니스 관련 게시물을 접하는 빈도가 늘면서 관심을 갖는 인구도 자연스레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실내 테니스장 4개 지점을 갖고 있는 테니스판타지의 이건우 대표는 "테니스가 예쁜 의상 등으로 자신의 SNS에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다보니 20~30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며 "인스타그램에 테니스 관련 게시물이 많아지고, MZ세대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코로나19 시대에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으면서 관심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주름이 잡힌 스커트를 비롯한 테니스복은 특히 여성들의 눈길을 끌었다. 단정하면서도 발랄한 느낌을 주는 '테니스 패션'은 SNS 콘텐츠로 활용하기 좋은 소재다. 인스타그램에 '테린이'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27만개에 육박하는 게시물이 뜨는데, 상당 수의 게시물에 테니스복을 잘 차려입은 사진이 포함돼 있다.

[서울=뉴시스] 여성들의 눈길을 끄는 테니스복. (사진= 윌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여성들의 눈길을 끄는 테니스복. (사진= 윌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장효진씨는 "솔직히 테니스복이 예쁘지 않나. 처음에 테니스에 끌린 이유 중에 하나가 옷이다. 골프도 복장이 예쁘지만 비용이 워낙 많이 드는 스포츠"라며 "예쁜 의상이 테니스는 치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지만, 이유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구력이 4년 가까이 된 초등학교 교사 고나영(31)씨는 "테니스를 시작한 가장 큰 이유가 옷 때문은 아니었지만, 의상이 예뻤던 것도 어느정도 영향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남 TS 스포츠 테니스 클럽의 홍음파 헤드코치는 "온전히 테니스 웨어를 차려입고 사진을 찍기 위해 코트 대여를 하셨던 여성 분이 있다. 그러다가 레슨 자리가 생겨서 테니스를 시작하셨다"고 했다.

하지만 예쁘고 멋진 테니스복이 테니스를 치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테니스에 폭 빠진 '테린이'들은 테니스의 매력에 끝이 없다고 강조한다.

대부분의 테니스 입문자들은 수많은 테니스 기술을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것에 커다란 성취감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뉴시스] 테니스 용품 전문 업체 헤드의 테니스복. (사진 = 헤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테니스 용품 전문 업체 헤드의 테니스복. (사진 = 헤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년 남짓 테니스를 친 회사원 윤운산(34)씨는 "테니스는 다른 구기 종목보다 기술적으로 어렵다. 농구, 축구 같은 종목은 조금 못해도 경기를 할 수 있지만, 테니스는 어느 수준 이상이 돼야 한다. 기본을 다져야 경기를 할 수 있다"며 "포핸드, 백핸드, 발리, 서브 등 기술을 하나하나 배운 뒤 게임을 할 때 성공하면 무척 기분이 좋다"고 강조했다.

테니스를 시작한지 1년 정도 됐다는 대학 강사 김혜란(40)씨는 "운동신경이 없는 편이 아닌데 테니스는 실력이 정말 더디게 는다. 하지만 하나하나 배우며 조금씩 성장하는 것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며 "마치 온라인 게임 등에서 퀘스트를 하나하나 깨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고 전했다.

구력이 2년이 조금 넘은 회사원 신민건(34)씨는 "오히려 어려워서 재미있다. 이제 막 시작한 20대가 오랫동안 테니스를 친 50, 60대를 이길 수 없는 것이 테니스다. 실력이 쌓이는 재미가 커서 계속 치게 된다"며 웃어보였다.

라켓에 공이 제대로 맞았을 때 나는 '팡'하는 소리는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준다.

윤운산씨는 "정타로 맞았을 때 느낌이 좋다. 야구는 무조건 멀리 날려야하는데 정교하게 맞춰서 코트 안에 들어갔을 때의 쾌감도 크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NH농협은행 올원 아마추어 테니스 대회. (사진 = NH농협은행 스포츠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NH농협은행 올원 아마추어 테니스 대회. (사진 = NH농협은행 스포츠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만 25세의 취업 준비생인 심준호씨 또한 "공이 정타로 맞아서 나갈 때 스트레스가 정말 많이 풀린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고나영씨도 "라켓에 공이 제대로 맞았을 때 손에 희열이 느껴진다. 이것 때문에 테니스에 중독됐다"고 했다.

가족, 부부끼리 즐길 수 있는 운동일 뿐 아니라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것도 테니스의 장점이다.

김혜란씨는 "부부가 함께하면 좋을 스포츠를 찾다가 같이 시작했다. 테니스에 복식이 있으니 둘이 호흡을 맞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하지만 계속 치다보니 다른 사람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재미있더라. 최근에는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많이 친다"고 전했다.

어릴 때 테니스를 배우다 그만뒀던 심준호씨는 아버지가 함께 테니스를 치고 싶어해 다시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다른 부자가 함께 테니스를 치는 것을 무척이나 부러워하셨다. 그래서 다시 배우기 시작했는데 재미를 느꼈다"고 소개했다.

장효진씨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창이나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여 테니스를 치기도 한다. 그렇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인맥도 넓어진다"고 했다. 

고나영씨 또한 "테니스를 혼자 칠수는 없다. 다른 사람과 해야하는 운동이다"며 "요즘에는 띠 모임도 많다. 또래를 만나 치는 것도 재미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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