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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일가족 사망…아내 사기 피소·기초수급 상담(종합)

등록 2023.09.24 17:45:39수정 2023.09.24 18: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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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숨진 빌라서 유서…채무 언급

이웃 "화목한 집안" "못 본지 오래"

"어떻게 자기 손으로 딸을" 탄식도

'사기' 혐의 피소…가족, 복지 상담

김포 호텔→송파 아파트 자차 이동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일가족 5명이 서울과 김포 등 3곳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한 24일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송파구의 주거지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2023.09.24.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일가족 5명이 서울과 김포 등 3곳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한 24일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송파구의 주거지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2023.09.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여동준 김래현 기자 = 일가족 5명이 서울과 경기 김포 등 3곳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웃들은 갑작스런 비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날(23일) 오전 7시29분께 송파구 소재 아파트 단지에서 40대 여성 A씨가 추락했다는 신고를 접수해 출동했다. 그는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이 동선을 따라간 결과 송파구 소재 빌라에서 고인의 남편과 시어머니·시누이 등 3명이, 경기 김포 소재의 호텔에서 10대 딸 1명이 각각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 가운데 송파구 빌라에서는 A씨의 숨진 가족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 두 통도 나왔다. 유서 내용에는 채무관계로 인한 어려움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화목한 집안이었는데"…"어떻게 자기 손으로 딸을" 탄식도

일가족 중 3명이 발견된 빌라 주변에서 전날 만난 이웃들은 이들이 '화목한 가족'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빌라 주민 B씨는 "언제부턴가 안 보였다. 40대 젊은 부부가 죽었대서 놀랐다"며 "못 본 지 6개월은 된 듯 하다. 주차 때문에 차를 빼고 해야 해 몇 번 봤었다. 화목한 집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웃인 C씨도 "언제부터인가 안 보였다. 화목해보였다"고 잘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다.

망자가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빌라 현관문에는 폴리스라인이 둘러져있었다.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도 폴리스라인에 가로막혔다.

빌라 창문 너머로 파란색 이사용 박스가 쌓여있는 게 눈에 띄었다. 주변에는 일가족이 내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구가 테이프를 감은 채 놓여 있었다.

일가족 중 아내 A씨가 숨진 아파트의 주민들은 대부분 할 말이 없다는 듯 손사래를 치며 걸음을 재촉했다. 송파구에 위치한 이 아파트에는 A씨의 친정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파트 주민인 D씨는 "어떻게 자기 손으로 딸을…"이라고 탄식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다른 주민인 E씨는 "뉴스로만 봤는데 우리 아파트였냐"며 "잘 몰랐지만 보통 이런 일이 있으면 집값이 떨어질까 우려해 다들 쉬쉬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지난 23일 일가족 5명이 서울과 김포 등 3곳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24일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송파구 주거지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된 모습. 2023.09.24.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지난 23일 일가족 5명이 서울과 김포 등 3곳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24일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송파구 주거지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된 모습. 2023.09.24. [email protected]



A씨, 수억대 사기 혐의 피소…가족은 구청에 복지 상담도

경찰은 일가족 대부분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구제척인 사망 원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전날 아침 추락해 숨진 A씨와 달리 빌라에서 발견된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는 하루 앞서 22일께 이미 사망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빌라에서 발견된 유서도 남편과 시누이가 각각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에는 가족 간의 채무 등으로 인한 금전적 어려움이 적혀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지난 6월 3명으로부터 2억7000만원의 금전적 손해를 보게 했다며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고소인 중 A씨의 가족은 없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고소인 조사까지 마쳤으나 A씨가 소환에 응하지 않아 피고소인 조사는 마치지 못했다. 경찰은 고인에게 출석을 재차 요구하던 중으로 전해졌다. 피고소인인 A씨가 사망하며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A씨 일가족 중 일부는 이 빌라로 전입하는 과정에서 송파구청에 기초생활보장급여를 받는 게 가능한지 상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소득·재산 등의 기준이 안 맞아 일가족 5명 모두 복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는 것을 알고 신청을 포기했다고 한다. 구청 관계자는 "설명을 듣고 '안 되겠구나'하고 생각해 신청을 하지 않고 갔다"고 설명했다.

김포 호텔에서 발견된 10대 딸의 경우 A씨와 함께 투숙했지만, 다음날 오전 A씨만 호텔을 나와 송파의 아파트로 갔다고 한다. 경찰은 차량 내 블랙박스 등을 통해 A씨가 자차인 SUV 차량을 이용해 김포 호텔에서 송파 아파트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추락사한 A를 제외하고 남편 등 빌라에서 발견된 3명과 딸에 대해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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