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동 서울대 교수 "진공청소기, 스케일업만 5127번" [뉴시스 포럼-10년 후 한국]

한국의 기술 선진국 도약 위한 방법 제시

"개념이 나와야 만들 수 있는 한계 벗어나야"

"질문과 오답, 실패와 피드백이 스케일업 과정"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이정동 서울대학교 교수가 2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청년,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뉴시스포럼-10년 후 한국'에서 '기술선진국의 자격 : 도전적 질문을 던지는 국가'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2023.11.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도전적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질문에 따른 시행착오를 허용하고, 이 실패의 피드백을 통해 스케일업 과정을 이뤄야 한다."

이정동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는 2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뉴시스 2023 포럼'에서 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도전적 질문과 스케일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술 선진국의 자격'을 주제로 발표한 이 교수는 한국 사회와 기업이 실행에는 강점이 있으나, 개념 설계를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난 70년간 한국은 선진 기술을 정답으로 두고, 이 수준을 끊임 없이 쫓는 모델로 1인당 GDP 3만불을 달성한 유일한 나라"라며 "그러나 정답이 없을 때 새로운 개념을 제시해본 경험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사례가 스마트폰"이라며 "2007년 스마트폰 개념이 나온 이후 끝내주는 상품을 만들기 시작했으나, 이 개념을 먼저 제시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답이 없는 길을 가기 위해선 도전적 질문과 스케일업 과정이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엇보다 도전적 질문을 던져야 한다"며 "교과서 논리에서 벗어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비전을 가진 질문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이 해본 적 없는 질문이기에 답도 성공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 결과를 보고 피드백을 받아 고쳐가야 하는데, 이 과정이 바로 '스케일업'"이라고 말했다.

실제 수많은 혁신 기술이 도전적 질문과 스케일업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예컨대 진공 청소기는 '청소기에서 먼지봉투를 없앨 수 있을까'라는 황당한 질문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라며 "무려 15년 동안 5127번의 스케일업 과정을 거쳐 진공 청소기가 세상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처럼 도전적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려면 국가와 기업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도전적 질문이 나오기 위해선 긴 안목의 연구가, 이러한 연구가 이뤄지려면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만 성과를 묻고, 성과가 나쁜 과제를 없애기만 한다면 도전적 질문은 결코 발아(發芽)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도전적 질문 중 좋은 것을 추려 스케일업을 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문제를 풀어내는 국가에서, 문제를 출제하는 국가로 탈바꿈할 때"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이정동 서울대학교 교수가 2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청년,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뉴시스포럼-10년 후 한국'에서 '기술선진국의 자격 : 도전적 질문을 던지는 국가'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2023.11.2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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