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인터뷰]라키 "미성숙했지만, 솔로 데뷔 팬 덕분이죠"

등록 2023.11.24 08:09:0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데뷔 7년만 솔로 데뷔…1인 기획사

전곡 프로듀싱…댄스 특기 살려

"팀 활동하며 1년 공백, 성장통 시기"

"멤버들 내 행운…故 문빈 가슴에 품어"

[서울=뉴시스] 그룹 아스트로 출신 라키가 22일 솔로 데뷔 앨범 '라키스트'를 발매했다. (사진=원파인데이엔터테인먼트 제공) 2023.11.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그룹 아스트로 출신 라키가 22일 솔로 데뷔 앨범 '라키스트'를 발매했다. (사진=원파인데이엔터테인먼트 제공) 2023.11.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비와 동방신기를 좋아하던 엄마에게 예쁨 받기 위해 춤추던 다섯 살 소년은 자연스럽게 아이돌을 꿈꾸게 됐다. 열두 살의 나이에 연습생이 됐고, 5년의 기다림 끝에 아이돌이 됐다. 데뷔라는 꿈을 이루면 목표에 다다른 줄 알았더니,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7년 만에 팀을 탈퇴했다. 갈피를 잡지 못하던 때를 지나고, 자신의 이름을 걸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솔로 가수로 데뷔하는 그룹 '아스트로' 출신 라키의 이야기다.

라키는 솔로 데뷔 앨범 '라키스트(ROCKYST)'를 22일 발표했다. 지난 2월 팀을 탈퇴하고 9개월 만이다. 1인 기획사를 설립하고 팀이 아닌 자신만을 위한 자작곡으로 채운 앨범이다. 안무 창작과 프로듀싱까지 직접 도맡았다. "신기하면서도 걱정되는 부분이 있어요. 여러 가지 감정이 들어요. 언젠가 솔로를 하겠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그 시기가 이렇게 빨리 찾아올지 몰랐거든요. 주어진 기회에 잘 해보려고 합니다."

소속사 설립부터 솔로 데뷔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 같지만 계획된 건 아니었다. 팀 탈퇴와 동시에 12살 때부터 몸담았던 전 소속사를 나오게 되면서 잠시 쉬어가려고 했다. 팬들이 무대 위로 이끌어 준 덕분에 솔로 데뷔 결심을 먼저 하게 됐다.

"무언가를 기획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키(key)가 저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내가 한 번 혼자 해봐야겠다고 선택했죠. 이렇게 많은 일들이 있을지 모르고 9월 전에 노래와 춤을 만들었고, 이제 나오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개인인지 법인인지도 정해야 하는 상황이더라고요. 정식으로 회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게 와닿았어요. 무작정 시도했어요."
[서울=뉴시스] 그룹 아스트로 출신 라키가 22일 솔로 데뷔 앨범 '라키스트'를 발매했다. (사진=원파인데이엔터테인먼트 제공) 2023.11.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그룹 아스트로 출신 라키가 22일 솔로 데뷔 앨범 '라키스트'를 발매했다. (사진=원파인데이엔터테인먼트 제공) 2023.11.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앨범명부터 타이틀곡 이름까지 라키의 것이라는 게 뚜렷하다. '라키스트'는 라키와 아키스트의 합성어다. 솔로 아티스트 라키를 세상에 알리겠다는 의지와 포부가 담겼다. 타이틀곡 '럭키 라키(Lucky Rocky)'에는 이 노래를 함께 부르고 춤을 추는 순간 행운이 찾아온다는 의미와 자신의 이름 라키를 기억해 달라는 중의적인 메시지가 내포됐다. "첫 앨범이기에 이름을 넣을 수 있지 않나. 기념 아닌 기념을 하고 싶었다"며 "솔로 아티스트로서 나오는 게 처음이다 보니 대중에게 한 번이라도 더 언급되고 싶었다"고 했다.

'럭키 라키'는 그루비한 색소폰과 펑키한 기타 사운드가 특징인 레트로 펑키 팝이다. 중독성 있는 후크와 팀의 메인 댄서였던 라키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는 곡이다. "솔로 아티스트로서 저는 부드럽지만 진한 향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향을 '럭키 라키'에 가장 많이 녹였어요. 새 출발의 첫 단추이기 때문에 쟁쟁한 가수들 사이에서 다른 솔로 가수가 나왔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곡을 다 만들어 놓고 보니까 1번부터 6번까지 구성이 다채로웠어요. 아티스트가 작품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죠. 이번에 다 새롭게 만든 곡인데 6번 트랙 '날 찾아줘'만 팀 활동할 때 써놓은 곡이에요. 아스트로를 위해 만든 곡이죠. 중간에 1년간의 긴 공백기가 있었는데 '팬들을 만나고 싶은데 내가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니 팬들이 우리를 찾아주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만든 곡이에요. 세상에 내보이고 싶었어요."
[서울=뉴시스] 그룹 아스트로 출신 라키가 22일 솔로 데뷔 앨범 '라키스트'를 발매했다. (사진=원파인데이엔터테인먼트 제공) 2023.11.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그룹 아스트로 출신 라키가 22일 솔로 데뷔 앨범 '라키스트'를 발매했다. (사진=원파인데이엔터테인먼트 제공) 2023.11.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당시 1년의 공백기는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꼽을 만큼 중대한 시기였다. 유독 길게 느껴졌고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불안함을 채우기 위해 새벽 6시에 대중목욕탕에 가는 루틴을 만들고, 곡 작업에 열중했다. "힘들었던 건 사실이에요. 설명할 수 없는 혼란스러움이 있었죠. 그래도 나아가야 하니까 갈 수 있는 방향을 긍정적으로 찾아보려고 했어요. 텅텅 비어 있는 마음을 채워가면서 좋은 훗날을 위해 시선을 돌렸던 거죠."

그 시기를 지나며 각종 논란에도 부딪혔다. 팬들이 서운해하는 일들도 잦아졌고, 열애설 이슈도 있었다. 라키는 뒤돌아보며 "미성숙한 행동들로 성장통을 겪었다"고 했다. "방황에서 시작해 불안이 되고 안정적이지 못한 상태가 됐다. 지금도 완벽하지 않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천천히 나를 치유해 나가면서 발전해 가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고 했다.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공존한다. 결국 돌아올 수 있었던 원동력도 팬들이기에 앞으로 그들의 마음도 치유해 주려고 한다. "다시 시작하게 된 계기로 팬들의 입장을 생각해 보게 됐어요. 설명하기 어려운 관계인 것 같아요. 보고 싶다고 볼 수 없는 사람들인데 볼 수 있는 사람 같기도 하고요. 나라는 사람을 통해서 좋은 사람을 만났다는 팬들도 있더라고요. 각자의 추억의 자리에 제가 연결고리인 거예요. 이어나가고 싶어요."

바로 설 수 있게 묵직하게 옆을 지켜준 건 형제 같은 아스트로 멤버들이다. 탈퇴 후에도 사이는 여전하다. 1인 기획사 개소식에도 촬영 스케줄이 있던 차은우를 제외하고 모두 모여 축하해 줬다. "군대에 있는 MJ 형도 휴가를 내고 왔어요. 은우 형은 화환으로 왔고요. 같이 재밌게 놀고 제가 축하 무대 같은 걸 했거든요. 댄서들과 함께 이번 앨범 무대들을 보여줬더니 '너의 모습이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멤버들은 제일 큰 행운이라면 행운이에요. 인연이죠. 운명처럼 그 시기에 만나서 오랜 시간 함께 해왔잖아요. 첫 만남 때는 이렇게 긴 시간 함께할 걸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누가 연습생을 잘릴 것 같은지 예상하기도 했었으니까요. 이렇게까지 길게 갈 인연이라는 걸 알았다면 더 눈에 담으면서 지내지 않았을까 싶어요. 너무 같이 붙어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까 정말 설명할 수 없는 사이가 됐어요. 그만큼 동고동락한 시간이 많았어요."
[서울=뉴시스] 그룹 아스트로 출신 라키가 22일 솔로 데뷔 앨범 '라키스트'를 발매했다. (사진=원파인데이엔터테인먼트 제공) 2023.11.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그룹 아스트로 출신 라키가 22일 솔로 데뷔 앨범 '라키스트'를 발매했다. (사진=원파인데이엔터테인먼트 제공) 2023.11.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라키는 멤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문득문득 자연스럽게 故 문빈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문빈과는 각각 12살, 13살이던 때 전 소속사에서 연습생으로 만나 오랜 세월을 함께해 더 각별하다. 지난 4월 갑자기 문빈이 세상을 떠나면서 라키는 마음 한구석이 쉽게 채워지지 않고 있다. 그는 "빈이 형이 간 이후로 계속 차고 있었다"며 생전 문빈이 끼던 반지로 만든 목걸이를 만지작거렸다.

"형과 너무 추억이 많아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만나 항상 '우린 언제 안 볼까. 너무 지겹다'고 할 정도였거든요. 형이 가고 빠져나오기가 힘들었어요. 가슴에 품고 다닌다고 생각하려고 노력했어요. 개소식 때도 형이 없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멤버들끼리 형 이야기도 했어요. 아마 형이 봤으면 좋아했을 거라고요."

탈퇴부터 이별, 새 출발을 올 한 해에 모두 겪은 그는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대하겠다"고 했다. "회사 이름이 원파인데이(Onefineday)인데요. '어느 멋진 날'이라는 뜻이에요. 앞으로 멋진 날이 되길 원하는 것도 있고 돌이켜보면 오늘도 결국엔 어느 멋진 날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지었어요. 지나면 추억이 되고 소중하게 남으니까 행복하고 재밌게 살고 싶어요."

"앨범 만족도는 100%입니다. 주어진 일이 너무 많다 보니까 불안감을 느낄 새도 없어요. 앨범이나 엔터테인먼트적인 것들은 잘 뽑아낸 거 같은데 부수적으로 사무적인 것들을 기다리고 있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목표는 전혀 없어요. 제가 이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손을 안 댄 곳이 없는데 성황리에 잘 마치기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만 되더라도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