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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혁신금융서비스 7년 지났는데…스타트업 키웠나

등록 2026.01.14 16: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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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혁신금융서비스 7년 지났는데…스타트업 키웠나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혁신금융서비스(금융 규제 샌드박스)는 지난 2019년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시행과 함께 도입됐다. 현행 규제 체계로는 시도조차 어려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일정 기간 규제 특례 아래에서 실험해볼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규제가 엄격한 금융 영역에서도 혁신을 허용하자는 취지였고, 특히 초기 핀테크와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도입 이후 7년간 770개 서비스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은행·증권·카드 등 전통 금융권은 물론 핀테크와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주체들이 이 제도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시험했다. 오픈뱅킹, 간편결제, 금융·비금융 결합 서비스 등은 혁신금융서비스를 거치며 제도권에 안착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금융 규제 샌드박스가 금융 산업 전반의 서비스 다양화와 경쟁 촉진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혁신금융서비스는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사업화가 어려웠던 아이디어들이 실제 서비스로 구현되는 통로 역할을 해왔다. 초기 기업 입장에서는 제도권 안에서 사업 모델을 검증받을 수 있었고, 금융당국 역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제도적 성과가 있었다.

다만 7년이 지난 시점에서 논란도 있는 게 사실이다. 상당수의 1세대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들은 제도화 문턱을 넘기 전 시장에서 철수했고,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 등 초기 혁신 분야에서도 적잖은 구조조정이 뒤따랐다.

특히 최근에 조각투자 플랫폼 루센트블록을 둘러싼 논란은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루센트블록은 부동산 조각투자가 생소하던 시절부터 카사·펀블 등과 함께 시장을 개척하며, 자산을 잘게 쪼개 유동화해 디지털 방식으로 발행·거래하는 구조를 구현했다. 하지만 정작 정식 거래소로의 승인은 나중에 뛰어든 거대 플랫폼 기업에 밀려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로 '배타적 운영권'이 있다. 혁신금융사업자는 최대 4년간의 실험을 마친 뒤 인허가를 받을 경우, 최대 2년 간 경쟁자의 진입을 제한할 수 있다. 이는 법 제정 당시 사업자 요건을 초기 기업으로 한정하지 않을 경우 자금력의 우위에 있는 기존 플레이어들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도입된 장치다.

20대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이었던 김용범 대통령비서실장은 "금융 서비스는 모방이 쉽다는 특수성을 감안해 배타적 운영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벤처 업계 의견을 반영해 배타적 운영 기간을 최대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방안에도 동의했다.

루센트블록 사례에서 보듯 유망 스타트업이 거대 자본에 손쉽게 당하지 않도록 배타적 운영권이 충분히 잘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혁신 사업자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화 이후의 안착 경로를 보다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시장의 목소리에 금융당국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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