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아성 "사랑을 가볍게 다루고 싶지 않았죠"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 미정 역
배우 인생 첫 멜로 영화에 도전
"어두운 마음 열리는 과정에 집중"
"촬영 끝나 가슴 아파, 잔상도 아른"
![[인터뷰]고아성 "사랑을 가볍게 다루고 싶지 않았죠"](https://img1.newsis.com/2026/02/28/NISI20260228_0002072941_web.jpg?rnd=20260228181134)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멜로 영화를 처음 할 때는 신중하게 하고 싶었어요. 사랑이라는 개념을 가볍게 다루고 싶지 않았죠"
고아성은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에 출연한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파반느'는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가던 '미성', '경록', '요한' 세 사람이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며 삶과 사랑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고아성은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으로부터 숨은 여자 '미정'을 연기했다.
'미정'은 수석 입사한 직원이지만 음울한 인상과 분위기 탓에 '공룡'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소외된다. 하지만 주차요원 '경록'과의 풋풋한 사랑을 통해 서서히 변화하는 인물. 고아성은 어둠으로 잠겨 있던 인물이 빛을 되찾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파반느'를 그의 첫 정통 멜로 영화다. 그간 출연했던 작품에 로맨스 요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멜로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은 처음이다.
고아성은 "'영화는 역시 사랑 영화다'라는 영화 속 대사처럼 사랑 영화를 가장 좋아한다"며 "그래서 더 신중했고 아껴두고 싶었다. '파반느'를 첫 멜로 영화로 만나 행복하다"고 했다.
작품과의 인연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 영화 기획 초기에 친분이 있던 배우 류현경에게 소식을 전해 듣고 이종필 감독에게 출연 의사를 전했다.
이 감독은 당시 고아성이 "나는 이 사람의 눈을 연기할 수 있다"는 말에 작품의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고아성은 "원작 소설을 다시 읽어보니 못났음을 알고 있는 사람의 눈빛을 가져야겠다고 느꼈다"고 했다.
미정은 기존 멜로 영화에서 그린 주인공과는 결이 다른 인물이다. 자신의 외모와 분위기가 못났다고 여기며 타인의 시선을 의도적으로 피한다. 고아성은 미정이라는 인물을 완성하기 위해 10㎏를 증량하고 특수 분장도 마다하지 않았다.
영화 '괴물'에서 함께 한 송종희 분장감독과 재회해 외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다. 고아성은 "첫 영화 '괴물'을 함께 했다. 나를 중학교 때부터 봐오신 분"이라며 "미숙한 배우 시절을 알던 분이라 전적으로 믿고 임할 수 있다"고 했다.
의상 역시 인물 구축에 중요한 요소였다. 최세현 의상감독은 의상의 라인, 머리 길이 등 작은 부분까지 세세한 설정을 더해 미정의 분위기를 완성했다. 그는 "훌륭한 스태프들을 믿고 연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인터뷰]고아성 "사랑을 가볍게 다루고 싶지 않았죠"](https://img1.newsis.com/2026/02/28/NISI20260228_0002072943_web.jpg?rnd=20260228181211)
아울러 "외형적인 조건보다 어둠 속에서 마음을 닫고 살아가던 사람이 처음으로 한 줄기 빛이 내리쫴 서서히 밝아지는 것에 관점을 두고 싶었다"며 "촬영 내내 미정이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에 집중했다"고 했다.
미정은 외적으로도, 내면적으로도 도전인 인물이었다. 그는 "제가 맡았던 캐릭터에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존감이 높고, 당당하고, 결핍이 있을지언정 나아가는 캐릭터"라며 "그런 캐릭터만 연기하다 보니 저를 그런 사람이라고 착각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자신감도 부족하고, 나약하고, 들키기 싫은 구석이 있었는데 그간 연기하면서 잘 묻어뒀다"며 "미정을 연기하면서는 다시 마주했다. 가슴이 아팠지만 그렇기에 촬영장에서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문상민과의 호흡은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 고아성은 첫 만남에 대해 "감독님과 문상민 배우가 리딩을 하고 있었는데, 제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그들의 만남에 깜짝 등장했던 적이 있다"며 "그때 이미 경록 느낌이 있었다"고 했다.
또한 "차갑지만 불타는 열정과 함께 제 상상 속에만 있던 희미한 경록의 모습이 뚜렷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이라며 "'너였구나. 내가 너를 기다려왔구나'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고아성은 "개인적으로 촬영하면서 지난 한 시절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랑에 빠진 듯한 기분이었다"며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가슴이 저릿했고, 문상민 배우의 잔상이 아른거리기도 했다. 그게 다 문상민 배우가 내게 줬던 힘이고 에너지"라고 했다.
촬영장에선 문상민과 거리를 뒀다고 한다. 그는 "미정과 경록으로 다가가고 싶어 거리를 둔 게 있었다"며 "최근에 문상민이 유쾌하고 사람 좋은 친구라는 걸 알았다"고 했다.
오랜 기간 기다려온 작품이었던 만큼 떠나보내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고아성은 “영화를 너무 오랜 세월 준비해서 감독님이 믹싱과 편집을 마치셨다고 했을 때 굉장히 우울했다"며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고 십여년의 작업이 종지부를 찍는 걸까. 어리둥절한 우울감이 짙었다"고 했다.
이어 “가슴이 저린 상사병 같은 증상이 남았다. 막상 영화가 공개되고 나니 많은 분들이 나와 비슷한 반응을 보여주시는 걸 보고 '혼자만 이러는 게 아니구나'라고 느꼈다"며 "외로운 부분이 많이 해소되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인터뷰]고아성 "사랑을 가볍게 다루고 싶지 않았죠"](https://img1.newsis.com/2026/02/28/NISI20260228_0002072942_web.jpg?rnd=20260228181153)
그는 "이전에는 해외 개봉 일정에 맞춰 프로모션을 하고 인터뷰를 하면서 극장이 열리는 과정을 체감했다면, 이번에는 한 날 한 시에 전 세계에 공개되다 보니 제가 예상하지 못한 관객들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태국에 계신 한 시청자분이 ‘제 안에 미정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보내주셨서 감동을 받았다"며 "넷플릭스를 통해서만 가능한 반응이라 새롭게 느껴졌다"고 했다.
다만 스크린 상영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시사회 때 스크린으로 봤는데 그 기억이 너무 좋았다"며 "특별상영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부탁하려고 한다"고 했다.
최근 시청자 반응을 찾아보고 있다는 고아성은 "작품이 각자의 청춘을 일깨워줬다는 말에 가장 행복하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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