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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쪽' 인터넷에 공개한 대여업체…법원 판단은?[법대로]

등록 2024.01.20 09:00:00수정 2024.01.20 09: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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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대여업체, 타 출판사 책 내용 게시해

출판사 "저작권 침해"…7000만 손배소 내

法 "전체 내용 파악 못해…배상책임 없어"

[서울=뉴시스]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부장판사 김세용)는 출판사 A사가 도서 대여업체 B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지난해 12월 중순 원고 패소 판결을 냈다. 사진은 법원종합청사(사진=뉴시스DB)2024.01.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부장판사 김세용)는 출판사 A사가 도서 대여업체 B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지난해 12월 중순 원고 패소 판결을 냈다. 사진은 법원종합청사(사진=뉴시스DB)2024.01.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한재혁 기자 = 대여 도서를 홍보하기 위해 다른 회사의 도서 내용을 인터넷에 그대로 게시했다면 손해배상의 대상이 될까. 우리 법원은 도서의 전체 내용을 독자가 파악할 수 없다면 배상 책임도 없다고 봤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부장판사 김세용)는 출판사 A사가 도서 대여업체 B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지난해 12월 중순 원고 패소 판결을 냈다.

B사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홈페이지를 통해 아동용 도서를 판매·대여하던 중 A사의 동화전집 등 다수 도서의 표지 그림과 일부 페이지의 사진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고객이 온라인으로 대여하기 전, 전집에 포함된 일부 도서의 속지를 한 페이지가량 확인할 수 있는 식이다.

A사는 B사의 게시 행위가 저작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약 7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책 내부에 게재된 그림은 미술저작물, 글은 어문저작물에 해당한다는 취지에서다.

B사도 물러나지 않았다. 이들은 도서 대여업을 운영하면서 원고 도서의 그림과 글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행위는 저작권법 제35조의5에 따른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해당 법 조항은 "저작물의 일반적인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않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원은 B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고(A사) 도서의 각 표지와 수십 권에 이르는 전집 중 3~4권 정도의 속지 각 1면이 게시되어 있을 뿐이므로 소비자의 입장에서 홈페이지에 게시된 내용만으로는 원고 도서의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고가 문제 삼는 피고(B사)의 행위는 원고의 도서를 유료로 대여했다는 것이 아니라 홈페이지의 원고의 도서 중 일부분인 이 사건 저작물을 게시했다는 것"이라며 "피고의 게시 행위로 원고의 시장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는 원고 도서를 설명하기 위한 범위에서 제목, 표지, 전체적인 구성을 간단히 소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의 도서에 대한 수요를 대체한다고 볼 수도 없다"며 저작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는 경우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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