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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대생 절반 휴학계 제출…대학가 '학사운영 비상'(종합)

등록 2024.02.21 19:05:12수정 2024.02.21 19: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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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일 이틀간 의대생 8750명 휴학계 제출

교육부·대학 대응에도 휴학·수업거부 거세져

비상 걸린 대학가…"정상적인 수업 불가능"

개강 늦추거나 실습·수업 1~3주 연기 검토

"주말·야간 활용해 보충수업 진행도 고려 중"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의 한 의과대학 모습. 2024.02.2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의 한 의과대학 모습. 2024.02.20.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국내 의대생의 절반 가까운 학생들이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휴학계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대학에서는 개강을 늦추거나 예정된 실습·수업 일정을 연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의대생들이 대거 유급되는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어, 상당수는 학교로 복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틀 간 의대생 8750명 휴학계 제출…전체 약 47% 휴학

21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6시 기준 의대생들이 휴학을 신청한 대학은 총 27개교, 학생 수는 7620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군 입대(9명), 유급·미수료(19명), 사회경험(1명), 건강(1명) 등 30명에 대해서는 휴학이 승인됐고 나머지는 불분명하다.

앞서 19일까지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들이 1133명(전체 6%), 대학은 7곳(전체 17.5%)이었다. 19~20일 이틀간 8753명의 학생들이 휴학계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4월 기준 한국교육개발원(KEDI) 통계에 따르면 전국 의과대학 재학생은 1만8793명인데, 이틀 새 전체 의대생의 약 46.6%가 휴학을 신청한 것이다.

다만 제출된 휴학계 전부 '동맹휴학' 목적이었는지 추정하긴 어렵다는 게 교육부 입장이다.

지난 20일까지 경희대, 가톨릭대, 성균관대, 중앙대, 동국대 WISE캠퍼스(경주), 이화여대, 전남대, 부산대, 건양대, 조선대 등에서 의대생 전원 또는 다수가 휴학원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휴학뿐 아니라 실습·강의에 참석하지 않아 수업이 파행되는 사태도 속출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일까지 수업 거부 등 단체 행동이 확인된 곳은 10개교로 늘었다.

실제로 건양대는 본과 4학년 학생 전원이 지난 20일 수업에 결석했고, 충남대는 지난 19일부터 이틀 동안 1~4학년생들이 수업을 거부했다.

중앙대는 수업 차질을 예상해 전날 하루 휴강했다. 성균관대는 학생 다수의 불참으로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광주·전남지역 의대생들이 지난 15일 오후 광주 서구 국민의힘 광주시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케어 규탄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2024.02.15.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광주·전남지역 의대생들이 지난 15일 오후 광주 서구 국민의힘 광주시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케어 규탄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2024.02.15. [email protected]


의대들 개강 연기 등 검토…"일정 밀리면 주말 활용해 보충수업"

의대생들이 대거 휴학과 수업 거부에 돌입하면서 대학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다수의 의대에서는 수업 진행에 차질을 빚으면서 예정된 수업 일정을 미루거나 개강을 연기하고 있다.

경희대 의대는 개강 날짜를 1~2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본과 1~2학년생들은 당초 이달 26일에 개강할 예정이었고, 본과 3학년생들은 지난 5일 이미 임상실습을 시작했다.

부산에 있는 동아대 의대는 지난 19일 수업이 시작됐지만 개강을 일정 기간 연기하기로 했다. 대신 학생들이 출석 미달로 유급되거나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주말·야간을 활용해 최대한 보충 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부산대 관계자는 "주말에 수업을 하든, 야간에 하든 필요한 수업일수가 있으니, 규정에 최대한 맞추려고 한다"고 했다.

조선대 의대도 동아대와 같은 날 개강했지만, 수업 진행이 불가해 개강일을 다음달 4일로 약 2주 미뤘다. 조선대에 따르면 학칙상 휴학이 불가능한 신입생을 제외한 재학생 대부분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전남대 의대도 조선대, 전남대와 함께 학생들이 수업에 대거 불참하면서 수업 일정을 2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톨릭대 의대도 당초 계획된 수업 일정을 연기할 계획이고, 이날 중 구체적인 사안을 결정한다.

고려대, 중앙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은 일단 예정된 학사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국대 WISE캠퍼스(경주) 의대도 예정된 일정을 준수하기 위해 지도교수들이 학생 대상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동국대는 의대생 303명 전원이 전날(20일) 휴학계를 제출했다.

의대생들 '집단유급' 사태 벌어질까…상당수 복귀할 수도

의대생들의 휴학, 수업 거부가 장기화하면 출석 미달로 대거 유급 처리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상당수는 학교로 복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학들은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주말 등을 활용해 보충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 대상 면담을 이어나간다는 입장이다.

한 대학가 관계자는 "학생들 개인의 휴학 결정 권한을 (대학들이) 강제로 못하게 할 순 없다"며 "그러나 개인 사정으로 휴학을 하는 학생이든, 의대 증원에 반대해 휴학을 하는 학생이든 정상적으로 학사 일정을 밟아서 졸업할 수 있도록 설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각 대학들이 휴학 신청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면밀히 그 허가 여부를 검토하고 수업거부 등에 대해서는 학칙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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