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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故방영환씨 추모문화제…"행동하는 따뜻한 사람"

등록 2024.02.26 21:14:45수정 2024.02.26 22: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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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 200여명 자리해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 씨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방씨는 지난해 9월 26일 완전월급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분신을 시도하고 열흘 뒤인 10월 6일 숨졌다. 2024.02.25.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 씨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방씨는 지난해 9월 26일 완전월급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분신을 시도하고 열흘 뒤인 10월 6일 숨졌다. 2024.02.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택시 완전월급제 등을 주장하다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씨의 장례가 사망 142일 만에 치러지는 가운데, 26일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영원한 택시노동자 방영환열사 노동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장례위)'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방영환 열사 노동시민사회장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행사에는 공동장례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린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이백윤 노동당 대표 등 추모객 200여명이 자리했다.

같은 해고자 신분으로 지난 2020년 방씨를 만나 각별한 사이가 됐다는 남성화 공공운수노조 조직실장은 "동네에서 폐지 줍는 어르신을 보면 자기 호주머니를 탈탈 털어서 드리면서 '고생하지 말고 들어가라'고 하던 사람이었다. 언제나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먼저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많은 동지가 열사를 그렇게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그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1인 시위 중 지속된 사측 폭행과 모욕 명예훼손, 집회 방해, 특수협박에 아무도 모르게 열사가 지쳤나 보다. 지쳐가는 열사를 더 헤아렸어야 했다. 그런데 나는 헤아리지 못했다"며 눈물을 훔쳤다.

양경규 녹색정의당 의원은 추모사에서 "노동자를 탄압하는 대한민국의 거대한 힘 앞에 주눅 들어가는 우리 앞에 방영환 열사는 뾰족한 송곳이 됐다. 우리가 열사의 송곳이 부러지지 않도록 도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방영환 동지를 보내면서 또 삶에 대한 회한이 깊어졌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고인이 평소 좋아했다는 가수 연영석의 추모 공연,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 이연화 사무장의 투쟁사, 천주교 예수회 김정대 신부의 추모사 등이 이어져 고인을 기렸다.

딸 희원(32)씨는 추모 문화제 직후 "아버지를 보내드리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시원한 마음도 들지만, 아무것도 이뤄진 게 없이 보내드린 것 같아서 아쉽다"면서 "그런데 이 일들이 다 마무리되려면 너무 오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아버지를 보내드렸다"고 했다.

김종현 택시지부장은 "고인의 죽음을 둘러싼 모든 상황이 마무리되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어서 장례를 계속 미루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생각했다. 장례를 치르고 다음 싸움을 준비하고자 한다"며 "이때까지 서울만 시행했던 사납금제 폐지가 8월부터 전국에서 시행하는데, 이게 잘 이뤄지나 감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방씨의 발인은 27일 오전 8시30분이며, 장지는 전태일 열사 등이 안장돼 있는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이다.

발인 뒤 오전 10시께부터 유족과 장례에 참여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과 서울시청으로 행진하고,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영결식을 연다. 오후 1시에는 방씨가 다녔던 해성운수 앞에서 노제가 진행된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방씨를 협박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해성운수 대표 정모(52)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한편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해성운수 분회장인 방씨는 추석 연휴 이틀 전인 지난해 9월26일 오전 8시30분께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 전신 60% 이상에 3도 화상을 입고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진 고인은 분신 열흘 만인 지난해 10월6일 오전 6시18분께 사망했다.
[서울=뉴시스] 임철휘 기자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 '방영환 열사 노동시민사회장 추모문화제'에서 추모객들이 묵념하고 있다. 2024.02.26. f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임철휘 기자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 '방영환 열사 노동시민사회장 추모문화제'에서 추모객들이 묵념하고 있다. 2024.02.2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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