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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의료공백…'생명나눔' 장기이식 수술까지 밀릴라

등록 2024.02.28 07:14:32수정 2024.02.28 07: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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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도 장기이식 전임의·교수가 담당

간·신장 등 생체이식, 수술 연기 우려



[세인트루이스=AP/뉴시스]지난해 1월17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외과의사가 기증자의 신장을 들고 있는 모습. 2019.11.27.

[세인트루이스=AP/뉴시스]지난해 1월17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외과의사가 기증자의 신장을 들고 있는 모습. 2019.11.27.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의대증원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가 지속되면서 의료 공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장기이식 대기 환자들에게 자칫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정 대치 국면이 장기화해 전문의인 전임의(펠로우)나 교수마저 자리를 비우게 되면 인력 부족으로 '매우 위급'에 속하지 않는 환자의 경우 이식수술 일정이 일부 미뤄질 우려가 있다.

간·신장 등 장기이식은 '의학의 종합예술'로 불릴 정도로 고난도 수술이다. 공여자의 장기를 적출해 환자에게 빠르게 옮겨 넣어 수많은 혈관을 연결해야 하고 이식 후 거부반응이나 합병증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서다. 주로 교수들이 투입되지만, 수술 과정에 전임의가 필요하다.

한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는 "병원마다 전임의 규모가 다르긴 하지만, 전임의가 부족해지면 교수들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눈에 띄는 이식수술 차질은 없는 상태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 관계자는 "혹시 (장기이식에)영향을 미칠까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뇌사자 장기기증 건수나 수술 건수를 보면 평소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의 경우 지난 26일 기준 뇌사자 장기기증 누적 건수는 7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건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뇌사자 장기기증은 대개 환자가 생전 장기기증에 동의했거나 가족이 장기기증 희망 의사를 밝히면 장기 이식에 적합한지 판단해 빠른 시일 내 이식이 이뤄진다. 뇌사자 장기기증은 턱없이 부족한데, 장기이식 대기자는 많아서다. KONOS 통계를 보면 국내 장기 이식 대기자가 5만 명을 넘어섰지만, 뇌사자 장기 기증은 최근 5년간 연간 400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해 전임의나 교수들이 추가 이탈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덜 위급한 신장 등 이식 수술의 경우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의 A 대학병원 관계자는 "2020년 총파업 당시 파업이 길어지면서 당장 수술 없이 투석으로 버틸 수 있는 신장이식 수술 일정이 뒤로 조정됐다"고 말했다. 생체 신장·간 이식의 경우 의료기관에서 일정 조율 등 수술 전 과정을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뇌사자가 발생했을 때에만 수술이 가능한 뇌사자 기증과는 다르다.

의료계는 장기이식에 생사가 달린 환자들을 위해 가용할 수 있는 인적자원을 최대한 확보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의 B 대학병원 혈관이식외과 교수는 "전공의나 전임의가 빠지면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장기이식 분야는 절대적으로 사수해야 한다"면서 "모든 병원이 어떻게든 팀을 꾸려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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