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 계속' 尹대통령 메시지…의사들 "답답할 따름"
尹, 의대증원 정책기조 변화 입장 없어
"의료인 말 경청없이 낮은자세·소통외쳐"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지난 11일 오후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04.11. [email protected]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구조 개혁은 멈출 수 없다"면서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과 의료 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총선 전 의대 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 추진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료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되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이 기존 국정 운영 방향이 옳다고 언급할 뿐 의대 증원 정책 기조가 달라진다는 입장은 표명하지 않아 의료계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의료계는 "의대 2000명 증원은 과학적 근거가 없어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날 윤 대통령의 입장 발표 이후 페이스북에 "이 정도면 (의대 증원을)1년 유예하고 다시 논의하자고 할 것 같은데"라는 글을 남겼다.
총선 후 정부가 의대 증원 1년 유예안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보건복지부는 "기존 입장과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예방의학 전문의 겸 변호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의료 민생을 제일 잘 아는 사람들은 필수 의료에 헌신하는 의료인, 밤새워 진료하는 의료인, 응급으로 환자를 보는 의료인,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인"이라면서 "의료 민생을 제일 잘 아는 분들의 말을 경청했다면 이런 의료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민생을 제일 잘 아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낮은 자세, 소통을 외치는 대통령을 본다"면서 "언제까지 이런 대통령을 보아야 할까?"라고 썼다. 윤 대통령의 "더 낮은 자세로 더 많이 소통하고 민심을 경청하겠다"는 발언을 두고 전문가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고 꼬집은 것이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의료개혁과 관련된 발언에 대해 "어떤 구조든 카르텔로 보는 시각은 불변"이라면서 "나는 잘해왔고, 여전히 잘하고 있다는 의식의 반영"이라는 글을 올렸다.
류옥하다 대전성모병원 사직 전공의는 전날 브리핑을 갖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만난 후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고 했는데 이젠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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