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 인생 아이비, 기적을 체험하다

가수 아이비(30·박은혜)는 유독 부침이 많았다. 2005년 정규 1집 '마이 스위트 앤 프리 데이'로 데뷔한 이래 톱가수 대접을 받았으나 정작 활동 기간은 2년에 불과했다.
2007년 2집 '어 스위트 모멘트' 수록곡 '유혹의 소나타'와 '이럴 거면'으로 정점을 찍고 같은 해 말 전 남자친구 동영상 협박 사건으로 활동을 접어야만 했다.
2009년 10월 싱어송라이터 싸이(35)가 작사·작곡한 '터치 미'가 수록된 정규 3집 '아이 비'로 컴백하고 2010년 7월 '키스 미 케이트'로 뮤지컬에 데뷔했으나 전 매니지먼트사 스톰이엔에프와 전속계약해지 등의 소송으로 날개가 또 꺾였다.
그러나 평소 절친한 김범수(33) 소속사인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에 최근 둥지를 틀면서 날개를 다시 활짝 펼치게 됐다. 27일 발매된 첫 번째 미니앨범 '인터뷰'가 그것이다. 2년6개월 만이다.
"'키스 미 케이트' 끝나고 소송에 들어가면서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라며 "'소송이 몇 년씩 걸리면 나이를 먹을 텐데…'라는 생각에 굉장히 자신감을 잃어버렸죠"라고 털어놓았다. "앨범을 내고 다시 시작하는 분위기 자체가 기적 같다"는 마음이다.
27일 KBS 2TV '뮤직뱅크'로 이 방송사의 음악 프로그램에 5년 만에 출연한다. 아이비는 2009년 내놓은 '터치 미'로 SBS TV '인기가요'에 1회 출연하는 데 그쳤다. 당시 소속사가 KBS와 MBC의 일부 PD들에게 로비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이비까지 피해를 입은 것이다.
"반쪽짜리 컴백이었죠. 자존심도 상하고 나의 문제도 아니라 억울한 면도 있었고 답답했어요. 하지만 이런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활동에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호호호."

아이비가 작사·작곡하고 프로듀서 돈스파이크가 편곡한 '꽃'은 꽃을 의인화한 노랫말이 인상적이다. 피아노의 감성적인 선율은 매력적이다.
"작곡가 분들이 '유혹의 소나타' 같은 스타일의 앙칼지고 독기 품은 곡들만 주시더라구요. 하지만 이번에는 좀 편한 노래를 부르고 싶었어요. 담백하면서도 감성적인. 무엇보다 노랫말에 신경을 쓴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스스로 욕심을 많이 낸 앨범인 만큼 대만족이다. "이미지나 콘셉트 등에 참여를 많이 했어요. 기존에는 대형기획사가 만들어낸 이미지였는데 새로운 회사에서 배려를 많이 해줬죠. 기쁨으로 만든 앨범이에요."
인생의 굴곡이 유난히 많았다. "스물 네살에 데뷔했는데 사회 경험이 있던 것도 아니고 연습생 시절을 오래 겪은 것도 아니라 어린 아이 같이 단순하게 살았던 같다"는 회상이다.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세상에 대해 배우고 내 자질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죠. 사건이 생겼을 때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가 있어요. 제 말 한마디가 얼마만큼 영향력을 미치지는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어려웠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사건들로 조금 더 성장했다"고 눈을 반짝였다. "가수로서의 커리어로만 따지면 행복이고 뭐고 너무 운이 없는 사람이었죠. 한때는 무기력하고 그랬는데 한순간을 벗어나니, 내가 만들어가는 나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수 아이비와 인간 박은혜를 분리하지 못했다. "화려하게만 살았는데 사건 이후 평범한 여자의 인생이 무엇인지 배웠어요. 블로그에 열심히 글도 남기며 팬들과 소통도 하고. 가수가 아니더라도 행복할 수 있는 여자로서의 조건을 갖췄는데 그런 것을 제대로 못 느꼈다는 생각이 든 것이죠. 평범하게 살아도 행복할 수 있구나, 내면의 기쁨을 찾았어요. 지금은 진짜 마음이 평안해요."

"뮤지컬은 다른 배우들과 공동작업을 한다는 게 너무 좋아요. 루시는 옥주현 선배가 맡았던 캐릭터라 부담이 있어요. 워낙 인기가 많은 작품이라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죠. 노래와 춤 보다 연기를 잘해야 하는 캐릭터라 걱정이 되네요." 그러면서도 "옥주현 선배보다는 조금 키가 작고 왜소한 체형이라서 더 발랄한 캐릭터가 될 것 같다"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댄스와 발라드를 동시에 선보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여성 솔로가수로 손꼽힌다. "엄마가 성악을 했고 아빠가 해군군악대 출신이에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끼가 있었죠. 2007년 이후 활동을 계속했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어요. 경험이 많이 생겼을 테니까요. 하지만 2007년 사건 이후 연예계에 질렸죠. 대부분이 싫어지더군요"라고 고백도 했다.
다시 음악을 시작한 것은 "무대가 너무 그리웠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무대에 서는 것 말고 다른 활동은 스트레스를 받아요.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일이 많아 속상하고…. 하지만 무대에서 서는 즐거움이 그런 것을 극복하게 만들어주죠."
그간의 상처는 노래에 대한 열정으로 회복하고 있다. "노래를 너무 하지 않았더니 굳어졌더라구요. 정말 연습만이 살길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역시 아이비"라는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여자들이 많이 공감했으면 해요."
"그간 막혔던 부분이 이제 풀어졌어요. 인기가 없어지면 어떻게 하지 그런 생각도 들지 않아요. 사소한 것에 감사함을 느끼니까요. 이제 그렇게 하고 싶었던 노래를 하게 됐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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