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김현주 정말 독하네…전북부안 '꽃들의 전쟁' 촬영현장

감독의 한 마디에 긴장을 풀고 있던 출연진과 엑스트라들이 옷매무새를 바로잡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전각에서 중전 조씨(고원희)가 내인들의 부액을 받으며 나온다. ‘연(輦)’으로 가서 오르는데 아버지 ‘조창원’(유민석)이 뛰어오며 “마마, 중전마마, 중궁전을 떠나시면 아니되십니다”며 길을 막아선 채 엎드려 통곡한다.
10일 전북 부안 영상테마파크. JTBC 특별기획드라마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극본 정하연·연출 노종찬) 녹화가 한창이다. 이날 촬영분은 7~11회의 일부다. ‘얌전’(김현주)의 계략으로 궁을 떠나게 된 중전 조씨의 모습을 담고 있다.
몇 번 카메라 위치를 바꿔가며 촬영한 뒤에야 OK 사인이 떨어졌다. 촬영이 꼼꼼하게 진행된 탓에 한 장면을 무려 3시간 이상 찍었다.
이날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이 상궁’(연미주)과 ‘얌전’이 ‘인조’(이덕화)의 아이를 임신한 뒤 만나는 장면이다. 김현주는 노련하게 동선을 한 번 점검하더니 곧바로 촬영에 들어간다. “뱃속의 아기는 탈 없이 잘 자라고 있으신가. 둘 중 하나는 태어나지 못할 것이야. 내 애가 됐든 자네 아이가 됐든….”
이 상궁은 얌전의 계략으로 비상이 든 과자 한 상자를 비운 상태다. 이 상궁의 의심을 떨치기 위해 얌전도 이 상궁이 보는 앞에서 비상이 든 과자를 먹었다. 그리고 결국, 이 상궁은 유산을 하게 된다.
인조는 얌전의 사가로 찾아가 “네 짓이냐”고 따져 물었으나 얌전은 자신 역시 중독됐다며 위기에서 벗어난다. 왜 독이 든 과자를 먹었느냐는 한옥의 질문에 얌전은 “그 년이 두 개를 먹으면 나도 하나는 먹어야지요. 그래야 그 년이 죽거나 뱃속에 든 애가 죽어도 날 의심하지 않을 게 아닙니까”라며 싱긋 웃는다.

이덕화는 “처음에는 얼렁뚱땅 찍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나 스태프들이 쉽게쉽게 일하지 않는 모습을 봤다. 거저 먹으려고 하는 사람이 없다. 특히 젊은 친구들이 너무 열심히 해서 그게 마음에 들었다”고 짚었다. “사실 나 정도하면 대충 건너뛰고 하는데 미안해서 못하겠더라. 결과보다도 이 친구들 정말 드라마에 대한 열정이 있다”고 칭찬했다.
JTBC는 “10회를 전후해 궁중 암투를 이끄는 얌전의 카리스마와 내면 연기가 시청의 포인트”라고 소개했다.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은 병자호란 이후 조선 인조 때의 궁정사를 그린다. 토·일요일 밤 8시45분에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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