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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야기]최고의 호주와인 '펜폴즈'의 진짜 이름은

등록 2015.10.23 06:00:00수정 2016.12.28 15: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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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펜폴즈 그랜지, 펜폴즈 빈 389, 펜폴즈 빈 407.

왼쪽부터 펜폴즈 그랜지, 펜폴즈 빈 389, 펜폴즈 빈 407.

【서울=뉴시스】이연춘 기자 = 호주 와인을 이야기 하자면 펜폴즈(Penfolds)를 빼놓을 수 없다. 펜폴즈를 언급하지 않고서야 호주 와인에 대해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펜폴즈는 호주 와인을 세계에 알리는 견인차 역할을 한 와이너리이자 미국 유명 와인매거진 '와인앤스피릿(Wine & Spirits)'이 선정하는 '올해의 와이너리'에 세계에서 가장 많이 선정됐다.

 펜폴즈는 1844년, 영국인 의사 크리스토퍼 로슨 펜폴드가 호주로 이주하면서 설립한 브랜드다. 처음에는 환자 치료 목적의 주정강화 와인을 주로 생산하다가 레드 와인의 인기가 높아지자 포도원을 확장시키며 와인 생산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1920년대 호주에서 판매되는 와인 2병 중 1병이 펜폴즈였다 하니 가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펜폴즈의 인기는 곧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 바로 전 세계 와인 애호가가 손꼽는 최고의 호주 와인, 펜폴즈 그랜지(Penfolds Grange)가 등장하면서 부터다. '펜폴즈 그랜지'는 쉬라즈 품종과 호주 남부의 기후, 토질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발휘한 명작이라고 인정받고 있다. '펜폴즈 그랜지' 1990년산과 1995년산은 '와인 스펙테이터'에 의해 '세기의 와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역사적인 2008년 빈티지는 로버트 파커와 와인 스펙테이터로부터 동시에 100점을 받기도 했다.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그랜지’를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뛰어난 레드 와인(1976년 빈티지)"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세계의 명주, 펜폴즈의 이름에는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펜폴즈 그랜지의 또 다른 이름이 '빈 95(Bin 95)'라는 사실.

 그랜지를 탄생시킨 천재적인 와인 메이커 막스 슈버츠가 수석 와인메이커로 재직하던 시절, 현재의 빈 시리즈를 생산하기 시작한다. 그는 프랑스 여행을 다녀오며 보르도 레드 와인에 큰 영감을 받는데 호주로 돌아온 후 여러 산지의 최고급 포도를 블렌딩하며 실험적인 와인을 생산해낸다. 이 와인들을 저장한 장소를 빈이라고 불렀는데 구분을 위해 숫자를 붙인 것이 빈 시리즈의 시작이었다.

 쉬라즈 100%로 만든 와인을 '빈 28(Bin 28)', 까버네 소비뇽 100%로 만든 와인을 '빈 407(Bin 407)'과 '빈 707(Bin 707)', 그리고 까버네 소비뇽과 쉬라즈를 블렌딩한 와인을 '빈 389(Bin 389)', '빈 95(Bin 95)'라 이름 붙였는데 '빈 95'가 오늘날 펜폴즈 그랜지로 불리게 된다.

 이러한 연유로 빈 시리즈와 그랜지 사이에는 깊은 연관성이 있다.

 특히 '빈 389'는 '베이비 그랜지(Baby Grange)'라는 애칭으로 불리는데 그랜지를 숙성했던 같은 오크통에서 숙성을 거치기 때문이다. '빈 389'는 과실 풍미과 오크의 밸런스를 훌륭하게 맞추는 펜폴즈의 와인메이킹 기술을 여실이 확인할 수 있는 와인으로 쉬라즈의 풍성함과 까버네 소비뇽의 구조감이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농익은 검은 과일향과 원두 커피, 오크향, 바닐라향을 느낄 수 있고 입안을 조이는 고도의 응집력이 인상적이다.

 빈 시리즈의 대표 제품인 '빈 707'은 그랜지의 와인메이킹 철학을 그대로 적용해 생산된 와인으로 '그랜지의 까버네 소비뇽 버전'이라 불리며 그랜지에 비할 만큼 뛰어난 맛과 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빈 407' 역시, 그랜지의 양조법인 멀티 리저널 블렌딩(Multi-Regional Blending) 기법, 즉 호주 각지에서 선별한 최상의 포도만을 블렌딩해 만들어진 프리미엄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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