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최경희 총장 "총장 임무 흔들림 없이 수행할 것"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일부 재학생과 졸업생의 이화여대 총장의 사태 요구가 계속된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외부인 비공개로 열린 총장과의 열린대화 '둘째마당:졸업생과 함께하는 소통의 장'에서 최경희 총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이 문틈으로 보이고 있다. 2016.08.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자진사퇴할 뜻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최 총장이 학생들의 본관 점거 이후 사퇴 요구와 관련된 입장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오후 교내 곳곳에는 최 총장 명의의 '사랑하는 이화인 여러분들께 드리는 총장의 두 번째 편지' 대자보가 붙었다.
여기서 최 총장은 "총장으로서의 임무를 흔들림 없이 수행하겠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화 130년의 교육과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며 "그것이 대학의 사명이며, 그 사명을 맨 앞에서 지켜내는 것이 총장인 저에게 주어진 임무"라고 밝혔다.
최 총장은 그동안 사퇴에 대해서만큼은 대외적 '침묵'으로 거부의 뜻을 표시해왔다.
그는 지난 21일 '첫 편지'에서도 '함께 하는 이화정책포럼' 구성, '총장과의 열린 대화' 정례화 등 향후 계획을 제안했지만 사퇴 요구 수용 여부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최 총장은 "저는 이화를 위해, 사랑하는 제자들을 위해 총장으로서 그리고 교육자로서 제 책임과 역할을 흔들림 없이 수행해나가고자 한다"고 재차 강조하며 "이화의 발전과 화합을 위한 일이라면 제 개인에 대한 어떠한 비난과 수모도 다 인내할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최 총장은 학생들이 점거 농성을 개강 이후에도 이어가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에서 이화여대 졸업생들이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이화여대 졸업생들은 이화의 발전을 바라는 이화인들의 성명서를 발표 후 졸업생들이 서명한 총장 사퇴 촉구 서명지를 최경희 총장에게 제출했다. 2016.08.25. [email protected]
최 총장은 앞으로 '대면대화' 요구를 중단할 뜻도 내비쳤다.
최 총장은 "원한다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공간에서 저와 학생들만 마주 앉아 대화해도 좋다. 면대면 대화가 부담스럽다면 편지나 이메일 등 어떠한 소통 채널이든 모두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면대화를 감당할 수 없다는 농성 참가 학생들의 입장을 받아들여 '서면대화' 만으로 만족하겠다는 유화 제스처로 풀이된다.
그동안 최 총장은 본관을 수차례 방문하는 등 대면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최 총장은 "대화는 문제를 풀기 위한 과정이다. 그 과정이 길고 힘들 수는 있어도 건너 뛸 수 없다"며 "저는 이미 학생 여러분 쪽으로 다가갔다. 이제는 학생 여러분들이 몇 발자국만 저에게 다가와 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최 총장은 "지난 며칠 (본관) 천막을 오가면서 우리 대학이 준비해 놓은 중장기 발전 계획을 다시 살펴봤다"며 "저는 '이화 비전 2020' 발전 계획에 제시된 핵심 과제들을 여러분을 포함한 이화의 구성원과 함께 TF팀을 구성해 협의를 통해 실천해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이 중에서도 학생 여러분과 관련 깊은 ▲개방형 소통체계 구축 ▲학생 복지시설 확충 ▲장학제도 확충 ▲사회적 기여 및 나눔 등을 가장 먼저 수행하고 싶다"며 "이들 주제에 대해서도 여러분의 생각과 제안을 가감 없이 제시해주길 바란다. 앞으로 계속 될 '총장과의 열린 대화'에서도 기탄없이 제안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28일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을 반대하며 시작된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은 28일로 32일째이다.
학교 측은 지난 3일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을 철회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점거를 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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