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사표방지 심리' 작동할까

【성남=뉴시스】임태훈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8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앞에서 테크노밸리로 출근하는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7.05.08. [email protected]
文측, 우상호·김민석·전병헌 잇따라 '사표론'
정의당도 영향력↑·선거비 보전 등 득표 절실
뺏고, 뺏기는 싸움 선거 막판까지 계속돼
【서울=뉴시스】윤다빈 기자 = 제19대 대선 투표가 진행되는 와중에 진보진영의 표심이 한곳으로 몰릴지, 아니면 일정부분 분산될지도 관심사다. 이와관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은 선거 막판까지 진보진영의 '사표론'을 주장하며 표 결집에 나선 바 있다.
과반 득표를 목표로 하는 문 후보 진영은 지지층이 겹치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약진으로 득표율이 내려앉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큰 비중까지는 아니지만 기호10번인 김선동 민중연합당 후보도 문 후보 측 지지를 일정부분 가져갈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심 후보는 6차례의 TV토론을 거치며 인기가 크게 올라갔다. 심 후보의 지지율은 TV토론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갤럽이 지난 1~2일 전국 성인 1015명을 상대로 설문해 5월 첫째 주 발표한 지지도 조사에서는 8%까지 상승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두 자리수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진보정당 대선후보의 역대 최고 득표율인 2002년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3.9%와 지난 총선 당시 정의당이 얻은 정당득표율 7.2%를 넘어 두 자릿수 득표율을 얻겠다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심 후보의 상승이 달갑지 않다. 심 후보의 상승에 따라 문 후보 지지의 정체 또는 하락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난 3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1, 2일조사 신뢰도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서 심 후보는 20대에서 1%포인트 상승한 16%를 기록했다. 30대에서는 11%로 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문 후보의 20대와 30대 지지율은 전주에 비해 각각 1%포인트와 4%포인트 하락했다.
그러자 문 후보 측은 일제히 진보정당 '사표론'을 꺼내 들었다. 문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높은 가운데서도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해 표를 몰아달라는 '읍소' 전략이다.

【광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역광장에서 진행된 광주지역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17.05.07. [email protected]
문 후보도 직접 나섰다. 문 후보는 7일 광주를 찾아 "저 문재인의 득표율이 높을수록 대한민국을 바꿀 힘이 커진다"고 압도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8일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국민께서 얼마나 힘을 모아주시느냐에 따라 세상의 변화는 크게 달라진다"며 "표를 몰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 측에서는 '심상정 변수'가 대세에 영향을 주지는 못하리라 판단하고 있다. 2일을 끝으로 토론회가 종료된 만큼 TV토론으로 상승세를 탄 심 후보에게 추가 동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진보정당의 평균치는 7~8%로 보면된다"며 "평상시 같으면 이 수치를 그냥 가져갈 수 있겠지만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크기 때문에 (문 후보 측으로의) 쏠림 현상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다만 문 후보 측은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오면서 '소신투표'가 진행된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있다. 야권 후보에 몰표를 몰아줬던 호남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일정 부분 표를 잠식하고, 2030 청년층에서 심 후보와 표를 나눠갖게 될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바른정당 집단 탈당 사태 이후 유승민 후보에 대한 젊은층이 지지가 늘어나는 것도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심 후보 측은 '거침없는 개혁을 견인하는 한 표'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사표론'에 맞서고 있다. 심 후보는 8일 기자회견을 통해 "1,100만 사전투표열풍으로 정권교체는 이미 확고해졌다"며 "9일은 더 강한 개혁, 더 큰 변화를 위해 투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유세 현장에서 "진정한 민주주의는 내가 진짜 옳다고 생각하는 후보, 내 삶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후보,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그게 심상정이 아니라도 여러분 마음속에 최선의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소신투표'를 힘껏 외치고 있다.
정의당으로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존재감을 높이고, 차기정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높은 득표가 절실하다. 현실적으로는 10% 이상을 득표해 선거 비용의 절반 내지 전액을 보전받아할 절박함도 있다. 뺏으려는 문 후보 측과 지키고 넓히려는 심 후보 측의 기싸움이 대선 투표일까지 치열하게 벌이지는 양상이다.
이와함께 군소후보 중에서는 김선동 후보가 가장 진보적인 색채를 보이고 있다. 옛 통합진보당 출신이기에 이념적으로 진보 쪽에 쏠린 유권자라면 김 후보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이도 역시 문 후보 입장에서는 달가운 상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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