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입만 열면 '폭탄'···변호인도 "못말려" 곤혹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가 두 번째 구속영장 청구도 기각되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2017.06.20. [email protected]
변호인 측 다음날 오후 정씨 발언 정정 등 난처
"재판 과정에서 불리한 영향 미칠 가능성 높아"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최순실(61)씨 딸 정유라(21)씨가 각종 상황에서 연이어 '돌발 발언'을 내놓고 있어 변호인조차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씨가 그간 쏟아낸 말들이 향후 국정농단 관련 재판에서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씨 변호인단은 정씨가 언론에 노출되는 상황에서 어떤 발언을 쏟아낼지 늘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한다. 그가 어떤 폭탄 발언을 내놓을지 몰라 긴장을 풀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일 정씨는 두 번째 구속 위기에서 풀려났다. 정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현시점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라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취재진은 서울중앙지검 내 유치시설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나온 정씨를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통화한 게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정씨는 "한 차례 했다. 1월1일 어머니(최순실)가 인사하라고…"라고 답했다.
애초 정씨 변호인은 정씨가 지난 2012년 크리스마스 때 박 전 대통령과 1차례 안부 통화는 나눈 적이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정씨의 대답이 변호인 해명과 다르자 취재진 모두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취재진이 이를 지적하자 정씨는 잠시 말을 하지 않다가 "크리스마스 때도 했었고, 1월1일에도 했었다. 몇 번 했었다"라며 입장을 번복했다.
변호인단은 영장실질심사에 임하기 직전 정씨에게 박 전 대통령 통화 사실을 물어본 적이 있다고 전해진다. 이에 정씨는 "1번 통화했었다"라고 단언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씨가 취재진 앞에서 말을 바꾸자 변호인단으로서는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는 셈이다.
정씨 변호를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는 다음날 기자들에게 "정씨와 박 전 대통령이 나눈 여러 차례의 통화는 대통령 취임 이전인 2012년 또는 2013년 이라고 한다"라며 "엄마가 인사하라고 해 인사를 올렸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신년 2회뿐이다"라고 해명했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06.20. [email protected]
이후 정씨 변호인은 "몰타 시민권 취득은 해외 국적 브로커들의 제안이 있었다는 점을 말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정씨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혀왔다"라고 추가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정씨와 발언 이후 변호인단의 해명이 뒤따르는 상황을 두고 정씨 측 관계자는 "정씨 아버지인 정윤회씨에게 토로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정씨의 이 같은 발언이 향후 재판 과정에서 불리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정씨가 피고인 또는 증인으로 나섰을 때 본인 뿐 만 아니라 어머니인 최씨, 박 전 대통령에게도 불리한 증언을 돌발적으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질문 사항이 정해진 검찰과 변호인의 신문보다도 재판부가 그 자리에서 건네는 질문에 정씨가 본인에게 유리하게끔 '유연'하게 대처할지도 의문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지금까지 나온 정씨의 발언들에 비춰보면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내놓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라며 "설사 재판이 정씨에게 유리한 흐름으로 흘러갈지언정 정씨 발언으로 인해 뒤집힐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판사 출신 변호사도 "피고인 또는 증인의 돌발 발언으로 인해 본인이나 이해당사자에게 불리한 영향을 주는 경우는 매우 많다"라며 "정씨가 일체 진술을 거부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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