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로 가려면 꼭 필요"…어떻게든 살려야 할 한선수
【인천=뉴시스】권현구 기자 = 19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시즌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 점보스 대 우리카드 위비의 경기, 대한항공 한선수가 서브를 하고 있다. 2017.10.19. [email protected]
대한항공은 2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3-0(28-26 26-24 25-20)으로 이겼다.
KB손해보험, OK저축은행에 연거푸 덜미를 잡힌 4위 대한항공은 우리카드를 제물로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승점 16(5승6무)으로 3위 KB손해보험(승점 17·6승4패)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모처럼 깔끔한 승리에 정작 주전 세터인 한선수는 없었다. 박 감독은 1세트 시작과 함께 내리 5점을 빼앗기자 한선수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땀이 채 나기도 전에 자취를 감춘 한선수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코트로 돌아가지 못했다.
박 감독은 믿었던 한선수의 부진을 팀 전술 변경과 연관시켰다. 비시즌 내내 스피드 배구를 가다듬었던 대한항공은 최근 이를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한선수에게 혼란이 왔다는 것이다.
박 감독은 "좀 더 빠른 스피드의 훈련을 하다가 갑자기 바꿨다. 조금 빨리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그것을 하다가 안 되니깐 다시 예전처럼 늦춘 것"이라면서 "그러면서 한선수가 혼란이 왔다"고 부연했다.
모든 플레이의 늦추기로 한 것은 아니다. 세터와 외국인 공격수 가스파리니의 호흡에만 손을 댔지만 갑작스런 변화에 산전수전 다 겪은 한선수도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박 감독은 "가스파리니와 3일 연습을 하고 컵대회를 치렀다. 완전하지 않은 상황 속에 경기를 통해 맞춰가려하니 엇박자가 나는 것 같다"면서 "우리나라 제일 잘하는 세터라도 혼란이 올 것이다. 경기도 이겨야 하고, 플레이도 고쳐야 하니 스트레스를 2~3배는 더 받을 것"이라고 제자의 심경을 대변했다.
여전히 대한항공의 키는 한선수가 쥐고 있다. 박 감독도, 한선수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박 감독은 "우리 목표에 가려면 한선수가 있어야 한다. 어떻게든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선수를 대신해 만점 활약을 펼친 황승빈을 두고는 "승빈이는 계속 지금의 스피드와 높이대로 토스를 했다. 가스파리니와 큰 문제가 없다"면서 "그동안 준비를 많이한 선수였다. 멘탈적으로 견뎌냈다"고 칭찬했다.
박 감독은 이날 경기에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부여했다. "한 경기 이긴 것보다는 팀으로 봐서는 (1세트 0-5를 뒤집은 것이) 이득이 됐다. 이런 경기를 뒤집는 것은 우리가 진짜 바라던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볼 떄 오늘은 만족할 만한 경기였다."
당장의 목표는 없다고 했다. 팀이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다가올 한 경기만 보고 뛰기로 했다. 박 감독은 "어떻게든 최상 컨디션으로 빨리 끌어올리는 것, 지금은 하나만 신경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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