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 총학 "교수들 권력 절대적…미투 운동 지지"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준비위원회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운동 지지 및 대학 내 교수 성폭력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2018.03.13. [email protected]
"학내 전담기구 구성, 징계위에 학생 참여 보장해야"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학생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데 교수의 영향력은 절대적입니다. 교수라는 어마어마한 권력 앞에서 약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김태구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대학가에서 교수들에게 당한 성폭력 폭로가 잇따르는 가운데 전국 대학교 총학생회들은 13일 "교수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재 대학 내 구조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서울대와 고려대 등 21개 대학 총학생회와 전국교육대학생연합으로 구성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준비위원회(전대넷)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말했다.
이들은 대학 교수들이 저지르는 성폭력은 '남성'이라는 권력에 더해 '교수'라는 지위로부터 권력이 합쳐져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교수가 학생들의 진로에 결정적 영향력을 가할 수 있고 교수 중심의 구조로 인해 학생의 입장은 지워진 채 교원 징계가 이뤄진다"라며 "지금의 구조 속에서 학생이 학교 기관을 신뢰하고 합당한 사건 해결을 바라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준 전대넷 임시 의장은 "대학은 흔히 '지성의 요람', '진리의 상아탑'이라고 하지만 대학은 사회에 드러날 수 없는 구조이자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라며 "성폭력 피해 사실을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구조가 있고 대학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강범석 서강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서강대 모 교수는 재학생과의 회식자리에서 성추행을 했지만 2017년 정상적으로 복직됐다"며 "어떤 사과와 반성이 있었는지, 후속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이 이뤄졌는지 학생들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차안나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학교에서는 기본적인 가해 지목인과 피해 호소인 분리도 안 되고 있다"며 "또 이화여대는 교직원 징계 시효가 2년이라 교수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졸업생들이 피해를 폭로하려해도 사실상 보호 받지 못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교수 편향적 구조를 바꾸기 위해 ▲학내 전담기구 구성 ▲학생 참여 보장하는 학내 의사결정 구조 개편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기점으로 한국 사회는 '미투' 이전의 사회와는 달라져야 한다"며 "피해자들이 고립되지 않는 사회, 피해자들만이 용기 내지 않아도 되는 사회, 지금의 미투 운동이 없어도 되는 사회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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