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까다로운 조건석방…"증거인멸 우려하나" 첫 반응
4월9일 자정 구속 만기 앞두고 보석 청구
법원, 보석 허가…"구속 만기 전 선고 불가"
변호인 "이 사건 중요성 감안해 결정한듯"
"이명박 전 대통령 기억되살릴 여유 생겨"
【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다스 자금 횡령과 삼성 등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서 보석 허가를 받고 동부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2019.03.06. [email protected]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6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10차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구속 기간이 다음 달 9일 자정을 기준으로 만료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전까지 심리를 마무리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보석 청구를 허가했다. 지난해 3월22일 구속된 지 349일 만이다.
재판부는 보석을 허가하기 위해 ▲보증금 10억원 납입 ▲주거지를 자택으로 제한 ▲피고인 배우자와 직계혈족, 혈족배우자, 변호인 이외의 접견 및 통신 제한(이메일, SNS 포함) ▲매주 화요일 오후 2시까지 지난주의 시간활동내역 보고 등을 조건으로 걸었다.
강 변호사는 "재판부가 이 사건의 중요성을 감안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석조건이 많긴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이 이 사건 증인들과 접촉하거나 만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해 못 지킬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구속 만기에 나가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물었지만, 기본적으로 이번 보석청구 사유가 더이상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무죄추정의 원칙을 위해 방어권을 보장해달라는 것"이라며 "재판부가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 가혹한 보석조건이지만 감수하자고 결정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건을 듣고 흔쾌히 응하셨나'는 질문에는 "처음에는 이 전 대통령이 '나를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사람으로 인정하는 것이냐'는 반응을 보이셨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것이 아니고 재판부가 전직 대통령일수록 오해사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달라는 뜻으로 조건을 가혹하게 한 것으로 말했고 이해하셨다"고 답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이 보석을 예상하셨나'는 물음에는 "예상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대는 하셨을 것이다"고 대답하며 웃음을 보였다.
아울러 향후 항소심 절차 진행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강 변호사는 "보석이 허가돼 저희 입장에서 매일 구치소에 가서 접견하는 부담도 적어졌고, 이 전 대통령도 마음 편하게 옛날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을 되살릴 여유를 가지게 됐다"며 "대통령의 방어권을 위해 잘된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재판부가 증인들이 불출석하면 구인영장을 발부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예전처럼 소환장을 받고선 안 나오는 사람한테만 구인할 수 있는 규정이 이미 바뀌었다"면서 "이번 재판부에서 증인 소환을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그래도 안 나오면 구인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