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사장 "문재인 대통령 대담·강원산불 방송, 반성"
양승동 사장
양 사장은 15일 서울 여의도동 KBS 신관에서 “이렇게까지 다양한 반응이 있을줄은 예상 못했다”며 “KBS가 80분 동안 생방송으로 대통령을 대담하는 게 국내 언론에서도 처음이었다. 송현정 기자로 인터뷰어가 결정되고 포맷이 확정된 게 1주 전이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좀 더 충분하게 준비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내 방에서 대담을 지켜봤는데, 질문 답변에 집중하다 보니 논란이 된 송현정 기자의 표정이나 중간에 (대통령의) 말을 좀 끊으려고 한 부분은 개인적으로 크게 인지하지 못했다. 워낙 긴장된 80분이었다. 송 기자가 상당히 연륜 있는 기자이지만, 청와대 상춘재의 넓은 공간에서 많은 긴장감과 부담 속에서 인터뷰를 했다. 나는 격려해줬지만 여러 가지 다양한 분석 기사가 나온 걸 봤고, KBS가 이런 대담 프로그램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겠다.”
양 사장은 “송 기자에게 과도하게 초점이 맞춰져 본인도 많이 부담스러워 한다. 내용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데 안타깝다”며 “오늘 아침에 어느 기사를 보니까 ‘기자는 칭찬 받는 직업이 아니다’라는 글귀가 있더라. 얼마 전 KBS공영미디어연구소가 조사했는데, 국민들이 여전히 언론을 불신하고 있다고 하더라. 국민 신뢰를 회복해서 거듭나기 위한 성장통으로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KBS 1TV는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2주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를 90여분 간 생방송했다. 대담을 진행한 송현정 KBS 정치 전문기자는 “야당에선 대통령이 독재자라는 이야기를 한다” 등 공격적인 질문을 하거나, 말을 끊고 얼굴을 찌푸리는 등의 태도로 구설에 올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송 기자의 태도를 지적하는 글이 쏟아지는 등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김덕재 제작1본부장
김 본부장은 “여러 후보를 물색하다가 송 기자로 결정했다. 현재 국회 팀장이고 노무현 정권 시절 정치부에서 청와대를 출입,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이 있었다. 송 기자가 오랫동안 정치부에서 일해 가장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면서도 “생방송 경험이 부족해 긴장을 한다든지 표정 관리가 프로답지 못해 아쉽다. 대담의 내용이 최고였다고 하긴 어렵지만, 경험·준비 부족이라고 분석한다”고 짚었다.
대담 내용은 사전에 청와대와 전혀 조율하지 않았다. “생중계한 다른 방송사에도 이야기의 흐름을 알 수 있는 한 장짜리 큐시트만 돌렸다. 어떤 순서대로 질문하는지, 정치·사회·경제 부문 열 줄 정도의 키워드만 적혀 있었다. 송기자와 리허설을 했지만,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만나 직접 대화한 건 생방송 때가 처음이다. 청와대에 사전에 어떤 질문지도 제공하지 않았다. 송 기자도 키워드만 적힌 메모지를 가지고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김의철 보도본부장
양 사장은 “산불 재난 보도에 대해서는 부사장 주재로 TF팀을 계속 가동하고 있다. 시스템적으로 취약한 부분은 보완 작업 중”이라며 “시스템을 면밀히 강화하겠다. 조만간 KBS가 재난방송에서 실력을 입증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했다.
김의철 보도본부장은 “산불 보도와 관련해서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점을 충분히 인지한다. 그 직후부터 부사장 주재로 TF팀을 구성해 정부에 요청할 건 하고, 열심히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메뉴얼 작업이 마련되는대로 평상시에도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로서 책무를 인지하도록 훈련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준비 중이다. 곧 있으면 집중 호우, 태풍 등이 예상되는데 철저히 대비해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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