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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위기의 '개그콘서트' 활로, 시사풍자와 인기개그맨 컴백?

등록 2019.08.0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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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희(왼쪽), 안소미

김나희(왼쪽), 안소미

【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인기 코미디언들 다시 부르고, 시사·정치 풍자를 하는 것이 정답일까.

KBS 2TV '개그콘서트'(개콘)는 20년간 시청자들과 함께 했다. 일요일 범 9시쯤이 되면, 온가족이 TV 앞에 둘러앉아 '개콘'을 보며 일주일을 마무리하곤 했다.

하지만 점점 시청자들의 머릿 속에서 잊혔고, 최근 몇 년 동안 시청률 5~6%대의 침체기가 계속됐다. 2017년 김대희(45)를 비롯해 장동민(40), 박성광(38), 신봉선(39), 강유미(36) 등 '개콘' 출신 코미디언들이 일제히 복귀했지만, 전성기의 인기를 되찾기란 쉽지 않았다.

'개콘'이 초강수를 뒀다. 2주간 결방하며 재정비 기간을 가졌고, 11일부터 "새로운 형태의 개그 코너를 선보일 것"이라고 천명했다.

지난달 31일 리허설 현장도 공개했다. 그러나 이전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기존의 인기 코미디언들을 다시 불러 모으고 사회이슈 풍자, 게스트 출연 등이 반복됐다. 연출자 박형근 PD가 "전성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밝혔지만, 옛 영화의 답습처럼 보였다.
복면까왕

복면까왕

새 코너 '트로트라마'는 트로트와 뮤지컬을 결합한 콩트 코미디다.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을 패러디한 느낌이 강했다. KBS 개그우먼 출신이자 '미스트롯'에서 5위를 한 김나희(31)가 출연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김나희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안소미(29)의 노래 실력이 더 뛰어났다. 가수 장윤정(39)의 '사랑 참'을 애절한 목소리로 불러 주위를 놀라게 했다. 김나희의 무대로 초점이 맞춰져 웃음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았다.

'복면까왕'은 복면 뒤에 숨은 사람의 정체를 찾는 풍자 코미디다. 이 역시 MBC TV 예능물 '복면가왕'을 패러디한 코너다. 개그맨들이 복면을 쓰고 등장, 리포터 김태진(39)의 진행 아래 사회이슈 관련 열띤 토론을 벌였다. 최근 가장 논란이 된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 FC)의 노쇼도 개그 소재로 어김없이 등장했다. 복면 속 개그맨들의 정체는 얼핏 봐도 알 수 있지만, 오랜만에 '개콘'에 모습을 드러내는 이들이어서 반가움을 안겼다.

그 동안 '개콘'은 코미디에 사회·정치적인 메시지를 녹여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줬다. 개그는 개그일뿐인데, 정치색을 띄면서 오해를 받은 사례가 많았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에는 많은 패러디와 함께 풍자 개그를 선보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 출범 후 비판 개그가 하나도 없다는 점은 의아했다.

박 PD는 "시사 풍자나 정치적인 부분은 '개콘'이 다루기 상당히 어려웠다. 가볍게 하면 수박 겉핥기 식이라고 비난 받고, 깊게 들어가고 직설적으로 하면 반대쪽에서 공격을 받아야 했다"면서도 "민감한 주제라고 도망 다니고 피하면 계속 시사 풍자를 못할 것 같아서 도전했다. 상대방을 비난, 폄하하는 부분은 리허설, 편집 등을 통해 최대한 불편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까꿍회장님

까꿍회장님

'까꿍회장님'은 연령대 제한없이 즐길 수 있는 코너다. 어린 회장님 '양비아'와 개성 강한 사원들의 좌충우돌 세습기다. 개그맨 양선일(40)의 딸은 코너 '랜덤울화통'에 출연해 웃음을 줬다. '까꿍회장님'에서도 기존의 코미디언 못지않은 개그와 깜찍함으로 재미를 더했다. 요즘 유튜브에서 어린이채널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만큼, '까꿍회장님'도 추후 SNS와 결합한 다양한 시도를 하면 더 주목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치얼업보이즈'에서는 신인 개그맨들의 열정과 패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대학 응원단의 이야기를 현실감있게 담았다. 다른 코너에 비해 웃음기는 살짝 부족해도,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리즈처럼 청춘들의 일상과 고민을 녹여 공감을 자아냈다. 박진호(30)를 비롯해 이승환(26), 조진세(29), 김두현(30), 장준희(26), 박소라(29)가 수준급의 치어리딩 실력을 선보였고, 동작 하나하나 허투루 하지 않았다. 콩트를 할 때도 표정, 자세까지 각이 잡혀 어색한 듯한 느낌도 없잖았지만 땀과 노력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개콘'은 지상파 3사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만년 꼴찌인 "롯데 야구보다 재미없다"며 "폐지가 답"이라는 조롱이 적지 않다. '개콘'은 마지막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박 PD는 "예전에 한 걸 똑같이 따라할 생각은 없다"며 "'점점 바뀌네' '조금씩 재미있어지네'라는 말을 듣는게 목표다. '첫 술에 배 부르랴'라고 하지 않느냐. 한 번에 되지는 않겠지만, 전성기를 그리워하기보다 '개콘'이 시청자들에게 의미있고 가치있는 프로그램으로 계속 남아있길 바란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청했다.
치얼업보이즈

치얼업보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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