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버닝썬 폭행사건' 물뽕 공방…"약에 취해 정신 잃었다"

등록 2019.11.19 15:40:5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버닝썬 직원 폭행한 혐의로 약식기소

벌금형 불복해 정식재판 후 국참 진행

버닝썬 약물 의심…경찰 수사미진 주장

'버닝썬 폭행사건' 물뽕 공방…"약에 취해 정신 잃었다"

[서울=뉴시스]옥성구 기자 = 클럽 버닝썬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의 요청에 따라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GHB(물뽕)'에 의한 심신장애 상태였는지 등을 두고 법정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성수)는 19일 상해 혐의로 기소된 김모(27·여)씨의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23일 오전 3시45분께 서울 강남구 버닝썬 클럽 카운터 앞에서 술에 취해 버닝썬 직원을 상대로 욕설을 하던 중 이를 제지하던 다른 직원 A씨를 폭행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A씨는 전치 2주의 뇌진탕 등 상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애초 법원은 검찰 약식기소와 같이 벌금 100만원에 약식명령을 내렸지만, 이에 불복한 김씨가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아울러 김씨는 '약물 피해자인데 폭행 가해자로 몰려 억울하다'며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했다.

김씨는 버닝썬에서 한 잔 정도 마신 샴페인에 물뽕이 들어있었고, 이로 인해 기억을 잃은 심신장애 상태였다고 주장한다. 또 정신을 차리고 보니 폭행 가해자가 돼 있었고, 물뽕이 의심돼 약물 검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이 시약 검사를 한 뒤 '버닝썬 클럽은 약물하는 곳이 아니다'며 이를 폐기하고 조서에도 남기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날 배심원 선정 절차가 진행된 뒤 오전 11시부터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은 법정 공방을 지켜본 뒤 피고인에 대한 유무죄 평결을 내리고, 만약 유죄 평결을 할 경우 적절한 양형도 토의한다. 재판부는 이를 참고해 피고인에 대한 선고를 내린다.

김씨 측 변호인은 모두 진술 절차에서 국민참여재판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 사건이 고소되고 '술에 취해 사고 쳐놓고 버닝썬에 묻어가려 한다'는 댓글이 있었다"며 "일반 재판으로 해봤자 무죄를 믿지 않을 수 있겠다고 생각해 배심원 여러분 앞에서 완벽한 무죄임을 밝히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호출을 받아 갔는데 술 냄새가 많이 났고 눈이 풀려있었다. 많이 취해 보여 '나가 달라'고 했는데 김씨가 욕을 하며 때렸다"면서 "김씨가 주먹을 꽉 쥔 상태에서 가슴 부위와 배를 1회씩, 얼굴을 2회 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버닝썬 소속 경호원이 아닌데 버닝썬 프레임에 씌어서 김씨가 물뽕의 억울한 피해자로, 제가 가해자라고 보도됐다"며 "버닝썬 프레임에서 벗어나 폭행 사실에 기반해 판결을 내려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당시 김씨와 경찰 조사에 동행한 김씨 아버지도 증인으로 나왔다. 김씨 아버지는 "샴페인 한 잔 정도인데 기억이 전혀 안 난다고 해 이상해 마약 검사를 해보자고 한 것"이라며 "당시 분위기가 묘했다. 경찰에서 폭행 가해자로 만들어놓고 모든 것이 이뤄진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법정에서는 A씨의 상해진단서와 김씨의 조사 당시 경찰서 내부 폐쇄회로(CC)TV 등이 공개됐다. 또 A씨가 도착하기 전 김씨를 제지하던 직원, 당시 김씨를 조사한 경찰관 3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판결에서는 ▲실제 신체에 대한 상해가 있었는지 여부 ▲김씨가 실제 물뽕에 취했던 것인지 여부 ▲경찰 조사 당시 마약테스트 은폐가 있었는지 여부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