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나태주 시인이 청소년에 건네는 위로의 시…'너에게도 안녕이'

등록 2020.03.11 11:22:35수정 2020.03.11 11:25:0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단 50주년 기념 발간…신작 시 109편 수록

타인과의 소통·공감법, 첫사랑·상처·불안 등 다뤄

청소년에 직접 쓴 편지·고양이 소재 시 등 눈길

[서울=뉴시스]나태주 시인 첫 청소년 시집 '너에게도 안녕이'. (사진 = 창비 제공) 2020.03.11.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나태주 시인 첫 청소년 시집 '너에게도 안녕이'. (사진 = 창비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의 첫 청소년 시집 '너에게도 안녕이'가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1971년 신춘문예로 활동을 시작한 나태주 시인의 등단 50주년을 기념했다. 신작시 109편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타인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법, 세상을 바라보는 법 등을 전한다.

시인 특유의 순수한 시선으로 청소년기 겪을 수 있는 첫사랑, 상처, 불안감, 기쁨, 슬픔 등의 감정을 보듬어 준다.

'어떤 봄날'이란 시를 통해선 모든 건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해석이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길을 잘못 들었단다, 시골길 / 시내버스 타고 가다가 / 내리지 않을 곳에서 / 내렸지 뭐냐 // 길을 잘못 들고 / 내리지 않을 곳에서 / 내리는 바람에 / 살구꽃 대궐로 핀 마을을 / 만났지 뭐냐 // 조그만 집 대문간에 나와 앉아 / 놀고 있는 예쁜 아이 하나 / 너를 또 만났지 뭐냐 // 그렇다면 말이다 / 길을 잘못 든 것도 / 끝까지 잘못한 일은 아니고 // 내리지 않을 곳에서 차를 / 내린 것 또한 끝까지 / 잘못한 일은 아니지 뭐냐' ('어떤 봄날' 중)

'나는 네가 좋다'에선 어린 시절 순수했던 첫사랑의 마음을 대변한다.

' … / 너를 보면 / 마음이 아프고 / 너의 목소리 들으면 / 더욱 마음이 아프다 / 그래도 나는 너를 좋아할 거다 / …' ('나는 네가 좋다' 중)

요즘 청소년들을 위해 스마트폰 메신저를 소재로 다룬 작품도 있다.

' … / 날이 흐려도 / 네 사진을 보면 / 마음이 갠다 / 네 사진은 나에게 / 맑은 하늘이다 / 푸른 바람이다 / …' ('카톡 사진' 중)

'여행길에'라는 시에서는 '네가 보고 싶어 하는 사람만 보지 말고 너를 바라보는 사람도 좀 보아라', '늘 네가 주인이려고만 하지 말고 때로는 배경이 되려고도 해 보아라', '갈 길이 멀다 졸지 마라, 그렇다고 겁먹지는 말아라' 등 삶의 지혜를 전한다.

'꽃을 피우자'에서는 자신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나도 분명 꽃인데 / 나만 그걸 / 몰랐던 거다 / 봄이다 이제 / 너도 꽃을 피워라' ('꽃을 피우자' 중)

청소년을 위한 시집이지만 작품 곳곳에서 나태주 시인에 대해 알 수 있는 대목도 많다. 시인을 간접적으로 알아가는 일종의 교류의 장이 된다.

'질문'이란 시에서 나태주 시인이 어떻게 해서 시를 쓰게 됐는지 알 수 있다. 열여섯살에 좋아하던 여학생에게 연애편지를 쓰면서 시를 쓰게 됐다고 한다.

나태주 시인은 자신의 시에 대해 '길거리에 버려진 보석을 줍는 것'으로 표현한다. 세상과 사람, 자연이 시인에게 영감을 가져다주는 원천이고 시인이 다루는 소재가 된다.

사람 마음을 걸레에 비유하며 시를 쓰거나 읽는 것이 마음을 빠는 일이라고도 한다. 물론 애초에 걸레는 깨끗했다가 더러운 것들을 닦기 때문에 더러워진 것이라는 게 전제다. 다시 깨끗한 상태로 되돌리려면 빨아야 하고 시가 그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비유다.

나태주 시인이 직접 청소년에게 쓴 편지나 고양이를 소재로 다룬 작품들은 시집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나태주 시인의 시선을 통해 사물을 바라보는 법, 신선한 접근을 겪으면 청소년이나 어른 구분할 것 없이 속세에 찌든 마음을 빨아낸 것처럼 정화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184쪽, 창비, 98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