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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뚱뚱해도 특별할 수 있어요"···유튜버 일주어터

등록 2020.04.2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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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개그우먼 출신 유튜버 김주연씨(일주어터)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4.25.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개그우먼 출신 유튜버 김주연씨(일주어터)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4.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남들보다 뛰어나거나 특별한 점이요? 살찐 거죠!"

개그우먼 출신인 김주연(28)은 당당하게 말한다. "뚱뚱해도 특별할 수 있다"고. 유튜브 채널 '일주어터'를 운영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에서 뚱뚱한 여자로 살기 쉽지 않지만, 위축될 필요도 없다. 즐겁게 다이어트를 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해피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게 목표다.

"'내가 남들보다 특별한 게 뭘까?' 생각해봤는데 살찐 거더라. 남들처럼 많이 못 먹어서 '먹방'은 재미없을 것 같았다. 살찐 거를 이용해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대부분의 다이어트 채널은 얼굴이 안 나오거나 마른 분들이 많더라. 진짜 뚱뚱한 사람이 다이어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개그를 하며 이미 많이 내려놔서 얼굴을 공개하고 몸무게를 밝히는 데 부끄러움이 없었다. 110㎏에 시작해서 현재 97㎏이다. 다들 다이어트 시작할 때마다 몸무게가 똑같다고 하는데 일주일 다이어트하고 일주일 쉬어서 그렇다. 자세히 보면 700g 정도 차이가 난다.(웃음)"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개그우먼 출신 유튜버 김주연씨(일주어터)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4.25.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개그우먼 출신 유튜버 김주연씨(일주어터)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4.25. [email protected]

김주연은 개그맨 윤형빈(40)이 운영하는 소극장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SBS TV '웃찾사'로 데뷔했지만 두 달 만에 폐지된 후 슬럼프를 겪었다.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유튜브에 발을 들였다.

일주어터는 일주일마다 다른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일상을 공개하는 채널이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아이유 다이어트' 영상을 올린 후 6개월여 만에 구독자 10만명을 돌파했다. 1일1식, 상상·덴마트·GM·자연식물식 다이어트를 비롯해 '일주일 동안 닭가슴살만 먹기' '서브웨이만 먹기' '일주일간 삼겹살만 먹으면 살이 빠질까?' 등 다양한 실험을 했다.

다이어트 채널이지만 '하루에 10000㎉ 먹기' 영상이 조회수 약 90만회로 가장 인기가 많다. 가장 좋아하는 영상으로는 '상상 다이어트'를 꼽았다. '살을 뺀 후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면 다이어트 효과가 5배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 증명을 시도했다. 소아비만 출신이라서 단 한 번도 날씬했던 적이 없다며 살 빠졌을 때를 계속 상상했지만, 몸무게가 계속 늘어 웃음을 줬다.

"초반에 올려서 조회수는 높지 않았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혼자 편집하면서도 웃음을 못 참았다"며 "일주일 동안 영화배우 마일리 사이러스의 다리 운동을 한 영상은 아쉬웠다. 댓글 중에 눈에 띄면 바로 하는 편인데, 내가 따라한 영상 속 인물은 마일리 사이러스가 아니었더라. '그 언니 독하다'고 했는데, 마일리 사이러스의 트레이너였다. 철저하지 못했고 '좀 더 연구해서 찍어야겠다'고 반성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다이어트를 하며 중간에 포기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뚱뚱한 사람들을 대표해 피해를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포기해버리면 '저러니 뚱뚱한 거다'라고 할 것 같았다"며 "물론 마른 사람보다 게으를 순 있지만, 뚱뚱한 사람들이 모두 의지 없다고 선입견을 갖게 하는 게 싫었다"고 강조했다.

개그우먼 출신답게 웃음 포인트를 살려 편집해 다른 채널과 차별화했다. 특유의 귀여운 표정과 능청스러운 미소가 압권이다. "'개그 채널인지, 다이어트 채널인지 헷갈린다'고 하는데 어떤 경로로든 웃음을 줄 수 있어서 만족한다"며 "어떤 분이 어머니가 항암 치료 중인데 내 영상을 보고 웃었다고 하더라. 여성들은 한 번씩 다이어트를 하니 그 때 느끼는 감정을 많이 공감해주는 것 같다. 내가 여기서 조금만 더 예뻤으면 사람들이 별로 안 좋아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할 생각은 없다. 살을 빼면 좋겠지만 "비만으로 인해 병에 걸리거나 몸이 안 좋았던 적은 없어서 지금처럼 조금씩 뺄 생각이다. 6개월간 10㎏ 정도 빠졌는데 현재 목표는 85㎏이다. 다들 내가 '홀쭉이'가 될까봐 걱정하는데 그런 걱정은 전혀 안 해도 된다"며 웃었다.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개그우먼 출신 유튜버 김주연씨(일주어터)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4.25.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개그우먼 출신 유튜버 김주연씨(일주어터)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4.25. [email protected]

벌써부터 MCN기업으로부터 수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상업적으로 변모할 우려가 있기에 당분간은 스스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편집할 예정이다. '유튜브 구독자 100만명을 넘겠다' 등 거창한 꿈은 없다. 협찬·광고 문의가 쏟아지지만, '다이어트 약은 먹지 않겠다'는 소신도 뚜렷하다.

초심을 잃지 않고 싶다. 이제 유튜브 수익만으로 생활이 가능하지만, 여전히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물론 회계사인 친언니가 '너 더 유명해지면 내가 재무 관리해줄게'라고 해 어깨의 짐이 무거워진 것은 사실이다.

김주연은 "마이크를 살까 고민했는데 안 사려고 한다. 직접 편집해서 서툴지만 지금처럼 거친 느낌을 좋아해주는 것 같다. 알바도 계속 할 것"이라며 "반발할 수 있는데 '콜라를 일주일 동안 먹으면 어떻게 될까' 등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싶다. 아직은 다이어트를 계속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구독자가 더 늘기를 바라지도 않고, 이대로 유지됐으면 좋겠다. 뭘 하든 내 편이 있다고 생각하니 든든하다"고 털어놓았다.

김주연은 2011년 tvN 오디션 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코갓탤)로 처음 얼굴을 알렸다. 친구인 이승하(28)와 함께 '아이유브이'라는 팀으로 출연, 립싱크 개그를 선보였다.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에서 장재인과 김지수가 부른 '신데렐라'에 맞춘 다양한 표정 개그로 웃음을 줬다.

'코갓탤'에서 최종 3위를 한 뒤 소니뮤직코리아와 계약을 맺었다. '오빠 좀 짱인 듯' '내 꿈은 개그맨' '수포자 해법왔송' '여기 와썹' 등 앨범도 발매했지만 이후 활동이 뜸했다.

"'코갓탤'로 인생이 바뀌었다. PD가 되고 싶어서 고3 때 공부만 했는데, 장난삼아 립싱크한 영상을 친구가 디카로 찍은 뒤 유튜브에 올렸더라. 그걸 보고 '코갓탤'에서 연락이 와 출연하게 됐다. 이미 '코갓탤' 나가기 전에 립싱크 개그를 너무 많이 해 전혀 떨리지 않았다. 결승을 앞두고 다들 합숙하며 연습하는데 우리는 할 게 없었다. 최종 3위를 해 '코갓탤' 판권을 사온 소니뮤직코리아와 5년 계약을 했지만 4년간 방치됐다. 연예인이고 뭐고 대학생활이 더 재미있더라. 심사위원인 박칼린 선생님이 대학 갈 때 추천서도 써줘서 감사했다."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개그우먼 출신 유튜버 김주연씨(일주어터)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4.25.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개그우먼 출신 유튜버 김주연씨(일주어터)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4.25. [email protected]

다시 개그우먼으로 활동하고 싶은 욕심은 없을까. 유튜브 채널에 개그 콘텐츠를 선보일 수도 있을 터다. 하지만 "개그우먼으로 활동할 때 내 인생에서 자존감이 가장 낮았다"며 "'웃찾사' 때 tvN '코미디 빅리그' PD님이 잘 봐줘서 '코빅' 무대에도 섰다. 뒤에 서 있기만 해도 한 주에 40만원 줬다. 돈 버는 건 좋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돈을 받아가서 허탈했다"고 털어놓았다.

"'코빅'에는 박나래, 장도연 등 유명한 선배들 밑에 4~5년차 중고 신인들이 많다. 난 그 선배들을 뛰어 넘을 능력도 성격도 안 됐다"며 "난 운이 좋아서 개그를 한거다. 내 능력에 비해 너무 쉽게 데뷔했고, 해볼 수 있는건 다 해봐서 미련이 없다. 지금이 훨씬 더 자유롭게 개그를 하는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유튜버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다들 유튜브 시작하려고 하면 '카메라, 조명 뭐 사지?'부터 생각하더라. 난 현재 사용 중인 '아이폰10X'로 찍고 있다. 편집하는 방법은 유튜브에서 검색해 독학했다. 요즘 핸드폰 화질 좋으니 본인이 가진 폰으로 일단 찍어서 올려봤으면 좋겠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일단 저질러야 한다.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하하."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개그우먼 출신 유튜버 김주연씨(일주어터)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4.25.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개그우먼 출신 유튜버 김주연씨(일주어터)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4.25.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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