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독균 보유' 산모, 태아에 전파…황달·청각장애 등 야기
강남세브란스 이순민 교수팀, 선천성 매독 진행 연구
매독균 보유 산모, 태아 황달, 청각장애, 정신지체 야기
국가 표준화 지침 수립, 질병 치료제도·관리방안 절실
[서울=뉴시스] 산모가 매독균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태아에 전파해 황달, 청각장애, 신장질환, 정신지체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왼쪽부터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순민·임주희 교수. (사진= 강남세브란스 병원 제공) 2021.04.14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순민·임주희 교수팀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등재된 선천성 매독 감염 가능성이 있는 신생아 총 548명을 대상으로 '선천성 매독' 진행 상황을 연구·분석한 결과를 14일 밝혔다.
선천성 매독이란 임신한 산모에게서 태아로 직접 매독균이 옮겨가는 것을 말한다. 548명의 신생아는 산모가 임신 중 매독 관련 진료를 받았고, 출생 후 선천성 매독 감염 선별검사인 ‘비트레포네마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매독은 예방 가능한 질병임에도 감염된 산모가 영유아를 출산한 확률은 5년간 평균 1만명당 2.8명을 기록했고 조산할 확률은 1만명당 0.5명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548명의 선천성 매독 감염 가능 대상자에 대해 정밀검사(트레포네마 검사)를 시행했고, 이 중 250명을 치료했다.148명은 10일이 넘도록 치료를 받았고 66명은 하루, 26명은 2~9일간 각각 치료를 받았다. 이들 중 73%는 벤자민 페니실린으로 치료 받았다.
선천성 매독으로 치료 받은 250명에게 가장 흔히 나타난 임상 양상은 황달(140명, 56%)이었다. 이어 청각장애 34명(14%), 신장질환 21명(8%), 정신지체 19명(8%) 순이었다. 태내 성장지연과 미숙아도 15명(6%)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5년 동안 총 14건의 신경매독 신생아가 발생한 점에도 주목했다. 신경매독은 매독균이 뇌, 수막, 척수와 같은 중추신경계에 침투한 것으로, 심각한 질환이 유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경성 매독을 보이는 경우 정신지체, 청각장애, 신장질환 등의 합병증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매독균에 감염된 산모로부터 자궁 내 유아로 전염되는 선천성 매독은 전 세계적으로 신생아 질병과 사망의 원인으로 꼽힌다"면서 "국가 차원에서 선천성 매독을 줄이기 위한 표준화된 지침이 수립되고, 질병 치료 제도와 향후 관리 방안이 마련돼 저출산 시대 산모와 신생아의 소중한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매독은 세균의 한 종류인 ‘트레포네마 팔리덤’에 감염돼 유발되는 성병이다. 대부분 성관계로 전파되는데, 임신한 산모가 매독균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자궁 내 태아로 직접 전파돼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독 감염 임산부는 매년 100여만명에 달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공학·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메드 센트럴 소아과학(BMC pediatrics)’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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