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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여수대 통합 15년, 먹구름 드리운 여수캠퍼스 미래

등록 2021.10.31 15:26:12수정 2021.11.01 1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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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U 여수 글로컬 강소캠퍼스 발전방안 심포지움…여수캠미래 고민

배상훈 성균대 교수 "여수캠퍼스, 알아서 살아라는 안돼" 문제 제기

여수캠위상회복추진위 "여수죽이기 음모 계속, 강한저항 직면할 것"

【여수=뉴시스】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 photo@newsis.com

【여수=뉴시스】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 [email protected]

[여수=뉴시스]김석훈 기자 = 전남대학교와 여수대학교가 통합 15년을 맞고 있지만 여수캠퍼스의 활성화를 위한 전남대학교의 적극적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31일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에 따르면 지난 28일 국제회의실에서 '위기를 기회로 CNU 여수 글로컬 강소캠퍼스 발전방안' 주제의 심포지엄이 열렸다.

성균관대 배상훈 교수는 '격변의 시기, 어떤 대학이 되려 하는가?'를 주제로 특별강연했다.

이어 전남대 기획조정처장 이준웅 교수가 '대학혁신과 여수캠퍼스 미래 전략 수립을 위하여'를, 호남대 백란 교수가 '인공지능 시대의 지방대학 인재양성 방안', 고려대 김영근 교수가 '포스트코로나 시대, 글러벌 대학의 역할과 변혁'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모두의 발표가 끝난 뒤 종합토론에서 배상훈 교수는 "심포지엄을 통해 여수캠퍼스는 '알아서 살아라'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성균관대는 3개 컴퍼스가 서로 엮으려고 노력하고 교수들도 교류하면서 계속 엮는 작업을 하는데 전남대 여수캠퍼스는 특성화에 맞는 캠퍼스로 살아가라고 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사실상 독자 생존의 의미를 표현에 담았다.

배 교수는 "전남대 여수캠퍼스가 순천대와 목포대에 비해서 더 매력적이어야 하는데도 지금의 분리 독립, 독자 생존 모델은 특성화에 맞는 캠퍼스로 살아라 라고 들릴 수 있겠다"면서 "광주 본교 학생들이 여수캠퍼스에서 공부할 수 있고, 여수 학생들도 광주에 가서 공부하는 개방 연결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지역사회와 학교 측이 모두 무엇을 해달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서로 먼저 해주겠다고 나서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배 교수의 지적은 이준웅 기획처장의 발표 속에 담긴 여수캠퍼스의 암울한 미래상을 단적으로 끄집어낸 셈이 됐다.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 국제회의실에서 지난 28일 CNU 여수 글로컬 강소캠퍼스 발전방안 심포지움이 열리고 있다. (사진=전남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 국제회의실에서 지난 28일 CNU 여수 글로컬 강소캠퍼스 발전방안 심포지움이 열리고 있다. (사진=전남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처장은 발표 과정서 타지역 국립대의 통합과 이후에 대해서 개괄적 설명을 했으나, 정작 대학통합 이후 여수지역사회가 문제로 제기하는 학과 축소, 예산 감소, 의대 및 첨단학과 요구 등과는 동떨어진 발언이 포함돼 파문이 예상된다.

이 처장은 "기관장들을 만나보니 여수국가산단과 광양국가산단 등 연간 100조 원의 매출 규모인 산단을 배후에 두고 여수캠퍼스의 특성화를 못 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이는 배후 산단이 밸류체인이 짧고 배출 인재 흡수가 어려운 생산 위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후산단이 설계나 판매 위주의 체인망을 갖고 있으면 인재 흡수가 더 많을 것이라는 취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유지해온 화학산단이 대학을 위해 체질과 구조를 개선할 수는 없지 않으냐는 반문으로 이어진다.

이 처장은 광주 전남의 학력 인구가 급감하면서 어려움에 부닥친 대학이 타개책을 마련해야 하며 유사 학과를 줄여나가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특히 "둔덕, 국동, 삼동, 해양캠퍼스별 특성화 시도를 했는데 성공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여수캠퍼스에 설치한 첨단학과가 정말 이 지역사회 요구에 의해서, 여수캠퍼스 내부에 의한 요구로 만들어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남대와 여수대 통합 이후 여수캠퍼스에 3년간 매년 25억 원 씩 투입됐으며, 현재까지 매년 30억~35억 원이 투입되고 있다"면서 "예산 투입이 곧 성공이라고 볼 수 있느냐"고 의문도 제기했다.
CNU 여수 글로컬 강소캠퍼스 발전방안 심포지움 참석자 기념촬영. (사진=전남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NU 여수 글로컬 강소캠퍼스 발전방안 심포지움 참석자 기념촬영. (사진=전남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처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여수 지역사회는 전남대학교가 애초에 여수캠퍼스 활성화에 안중에 두고 있지 않았다는 증거를 학교 관계자가 스스로 말하고 있다며 들끓었다.

구 여수대 한 졸업생은 "양 캠퍼스 통합 약속으로 여수캠퍼스에 우선 지원키로 한 290여억 원은 어디로 갔는지 이제 알 것 같다"면서 "유사 학과를 줄인다는 이유로 학생 수가 많던 인기 학과를 광주 본교로 이전시켰기 때문에 1200여명에 가까운 학생 수가 700여명으로 급감한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3개 첨단학과는 고사 위기에 몰린 여수캠퍼스를 살리기 위해 시민사회단체, 지역사회의 중앙 정치권 방문, 국회 토론회 개최 등으로 얻어낸 산물이지 전남대가 여수캠을 위해서 만들어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착각해서는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배석중 전남대 여수캠퍼스 위상회복추진위원장은 "전남대는 여수캠퍼스를 죽이려고 작정했다"고 비난했다.

배 위원장은 "정부의 통합지원금 295억 원 중 8.5%만이 여수캠퍼스 특성화에 지원함으로써 통합 당시 작성한 양해각서 제10항 통합지원금은 여수캠퍼스 특성화 사업에 우선 지원한다는 사항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수캠퍼스는 통합으로 인해 자연과학대학이 폐교되고 행정학과, 시각디자인학과 기업경영학과, 교육학 등 통합전 여수대학교의 인지도 높은 학과들이 광주로 이전되거나 통폐합 등으로 여수캠퍼스 공동화현상이 심각했다"며 "통합이나 입학정원 감축 등 여수캠퍼스 죽이기 음모가 계속되면 지역사회의 강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남대의 여수캠퍼스발전전략, 유튜브 중계 화면 캡춰.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대의 여수캠퍼스발전전략, 유튜브 중계 화면 캡춰. *재판매 및 DB 금지



토론 패널로 나선 김행기 여수시의회 의원은 여수캠퍼스의 부총장에게 보다 많은 권한이 위임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의료시설이 열악한 데다 경남과 해저터널로 연결 시 유동인구가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15년 전 통합이행각서를 제대로 지켜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이 설립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전남대 측에 요구했다.
 
여수시의회 고용진 의원(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 총학생회 역대 회장단 대표)은 "전남대의 태도를 볼 때 여수캠퍼스의 앞날에 드리우는 먹구름이 확연해지고 있다"면서 "통합양해각서 이행을 비롯해 과거 여수대학교의 잃어버린 학과 및 캠퍼스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목적으로 동문, 정치권을 비롯한 시민사회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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