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기자수첩]규제 사각지대 '핀플루언서'…책임지지 않는 권력되나

등록 2026.04.01 16:49:1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자수첩]규제 사각지대 '핀플루언서'…책임지지 않는 권력되나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붐비는 지하철에서 본의 아니게 주변 사람들의 휴대폰으로 시선이 스쳐가다 보면 이른바 '핀플루언서'라 불리는 금융 유튜버들의 인기를 실감하게 된다. 증권사, 운용사 등 금융회사들도 핀플루언서 마케팅에 열을 올린다고 하니, 이들의 시장 영향력은 날로 커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신흥 금융권력'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핀플루언서에 대한 감시와 규제는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금융당국은 유명 텔레그램 주식채널 운영자 A씨를 '선행매매'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선(先)매수-후(後)추천' 방식으로 채널 팔로워를 물량받이로 삼은 전형적인 주가 띄우기 수법이다. A씨는 자신의 텔레그램 리딩방을 키우는 과정에서 투자 경력을 허위·과장해 홍보하기도 했다.

이처럼 핀플루언서들의 선행매매와 시장교란 행위가 늘어나면서 금융당국도 칼을 빼 들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주부터 '핀플루언서 불공정행위 집중제보기간'을 운영하고, 혐의 발견 즉시 고강도 조사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놨다. 혐의 입증에 도움이 되는 제보에 대해서는 상한 없는 포상금(부당이득+몰수금의 최대 30%)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후 제재에 그친다는 한계는 분명하다. 현재 금융당국은 투자 정보 제공과 관련해 일방향 채널로 불특정 다수에게 투자 조언을 제공하는 유사투자자문업과 양방향 채널에서 유료 회원제로 영업하는 투자자문업을 구분해 규율하고 있다. 다만 유사투자자문업의 경우 단순 등록만으로 영업이 허용돼 진입 허들이 낮고 투자 판단에 대한 책임도 이용자에게 있다.

특히 핀플루언서는 투자 조언 콘텐츠를 통해 광고, 후원 등의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지만 유료회원제 등 구독자에게 직접적 대가를 받는 게 아니라면 규제 대상 여부도 불분명하다.

해외 주요국들은 이미 무자격 핀플루언서의 불법 행위를 사회적 위험으로 인식하고 제어 장치를 가동하고 있다. 미국은 일방향 채널을 통해 투자 의견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투자자문업 규제를 적용받도록 했고, 일본 역시 투자고문업 형태로 핀플루언서를 제도권 내로 편입시켰다.

또 영국은 금융행위감독청에서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금융상품 홍보를 금지하고, 이를 어길 시 무제한 벌금 및 최대 2년의 징역형으로 강력히 제재하고 있다. 프랑스는 핀플루언서 자격시험을 도입해 인증을 통과해야만 금융 관련 홍보 행위를 허용하고, 이들에 대한 교육과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파워 유튜버 100인의 리스트를 보면 수백만의 구독자를 거느린 핀플루언서들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1500만 개인투자자들의 정보 창구로 자리 잡은 핀플루언서에 대한 금융당국의 체계적 관리·감독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