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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폐쇄? 고심하는 정부…"질적 심의 등 차단 여지 없진 않지만"

등록 2026.05.27 06:00:00수정 2026.05.27 07: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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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70%가 불법이어야 폐쇄' 과거 기준은 법 아닌 내부 가이드라인

질적 위해성 따지는 심의 가능하지만 국가 검열 논란과 풍선효과는 과제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 있어…사회·정치적 합의 및 명확한 기준 마련 필요"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홈페이지. (사진=일간베스트저장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홈페이지. (사진=일간베스트저장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심지혜 박은비 기자 = 지난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 혐오 조장 사이트 폐쇄 검토 언급 이후 실제 사이트 폐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학계 등에서는 특정 사이트 폐쇄가 국가 검열 논란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용자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해 유해 콘텐츠를 다시 만드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다만 이 대통령이 '일베 폐쇄'를 직접 언급한 만큼 이를 계기로 이전보다 더 무게감 있는 사회적 논의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규정상 혐오사이트 게시물의 질적 위해 수준에 따라 접속 차단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창원=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5.26. bjko@newsis.com

[창원=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5.26. [email protected]

'전체 게시물 70% 불법' 입증 장벽과 판례…즉각적 행정처분 난도 높아

일베 폐쇄를 둘러싼 법리 공방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에도 있었다. 당시 23만여명이 참여한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일베 폐쇄가 공식 검토됐으나 법적 한계에 부딪혀 무산됐다.

당시 청와대는 사이트를 폐쇄하려면 플랫폼에 게재된 전체 게시물 중 70% 이상이 명백한 불법 정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일베는 일상 글이나 유머 게시물도 상당수여서 이 기준을 증명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일베와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 폐쇄를 둘러싼 법리적 공방은 이미 문재인 정부 시절이었던 지난 2018년 제기된 바 있다. 23만여명이 참여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되며 정부 차원에서 일베 폐쇄가 공식 검토됐으나 법률적 한계에 부딪혀 무산됐다.

당시 청와대는 주무 부처가 '사이트 폐쇄'를 하려면 해당 플랫폼에 게재된 전체 게시물 중 70% 이상이 명백한 불법 정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베의 경우 일반적인 일상 글이나 유머 게시물도 상당수를 차지해 이 기준을 증명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규제 당국 내부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에서 제기됐던 '70% 룰'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문이 아니라 과거 방송통신심의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위원회가 적용해 온 일종의 '내부 가이드라인'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현행 정보통신심의규정 원칙은 양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하도록 설계됐다. 합의제 기구인 위원들의 판단에 따라 조치를 취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언론학 교수는 "대통령의 발언은 당장의 강제 차단 목적보다 사안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국민 여론을 수렴하려는 의지로 읽힌다"고 전제했다.

그는 "70% 기준은 일종의 내부 원칙일 뿐 법적 구속력이 없다"라며 "현실적으로 전체 정보량을 계산해 70%가 넘는지 따지는 것도 엄격하게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정보통신심의규정 원칙을 보면 게시물의 양과 질을 다 고려하게 돼 있다"라며 "질적으로 사회에 심각한 위해를 가한다고 위원들이 판단하면 접속 차단 등의 수단을 논의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고 노무현 전 대통령 17주기 추도식이 열린 지난 23일 봉하마을 기념관에 극우 성향으로 추정되는 이용자들이 '일베'를 의미하는 손가락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 = 조수진 변호사 SNS 캡처)

[서울=뉴시스]고 노무현 전 대통령 17주기 추도식이 열린 지난 23일 봉하마을 기념관에 극우 성향으로 추정되는 이용자들이 '일베'를 의미하는 손가락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 = 조수진 변호사 SNS 캡처)

이용자 풍선효과와 국가 검열 우려도…사회적 공론화 선행돼야

일베 폐쇄가 심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더라도 실제 전면적인 접속 차단을 감행하기에는 기술적 문제와 실효성 논란이 따른다. 특정 사이트를 차단하더라도 악성 이용자들이 다른 대안 플랫폼이나 해외 서버 기반 사이트로 우회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 행정 권력이 자의적 잣대로 규제를 시작하면 정상적인 사회적 비판이나 해학, 대중적 풍자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 국가 검열 부작용과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일회성 행정 처분보다 미디어 환경 변화에 발맞춘 정밀한 사회적 합의를 먼저 도출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방통위 위원을 역임한 고삼석 동국대 석좌교수는 "이번에는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면서 사회적·정치적 무게감이 2018년 청원 당시와는 완전히 다르다"라며 "그동안 자율규제나 자정작용 등으로 유지돼왔지만 사회적으로 많은 갈등 비용을 치른 것도 맞다"라고 분석했다.

고 교수는 "이제는 생성형 AI나 딥페이크가 등장하면서 혐오 표현과 허위 정보가 더 심각한 방식으로 생산되고 유통될 수 있다"라고 짚었다.

그는 "그간 자율규제와 타율규제 사이에서 사회적 논쟁이 지속됐으나 명확한 합의가 없었다"라며 "이제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가 된 것이며 악의적 거짓말과 표현의 자유 경계 설정, 청소년 교육 방안 등을 논의하고 최종적으로는 법 개정을 통해 명확한 규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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