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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팔아 세금 내?"…재건축 최대 걸림돌 '재초환' 완화될까

등록 2022.03.17 06:30:00수정 2022.03.17 06: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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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현 이익"…재초환 부담금 통보 앞두고 재건축 단지 '술렁'

尹, 재초환 규제 완화·정비사업 활성화…도심 주택 공급 확대

재초환 완화 위해 법 개정, 야당 협조 필요…협상 '난항' 예상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진은 11일 오전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를 7년 만에 통과한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아파트 5단지 모습. 2022.03.11.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진은 11일 오전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를 7년 만에 통과한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아파트 5단지 모습. 2022.03.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집이라도 팔아서 세금을 내라는 건가요?"

지난 16일 지난해 재건축을 끝낸 서울 서초구 반포현대아파트(現 반포센트레빌 아스테리움)의 한 조합원은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세금이 3억원 가까이 나온다는 데 반길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조합원은 "누가 집값을 올려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집을 팔지도 않았다"며 "실현되지 않은 이익에 과세하는 게 맞는 거냐"고 반문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재건축을 끝낸 단지들이 술렁이고 있다. 집값 급등으로 이달 중 예상을 뛰어넘는 부담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건축 단지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재초환 부담금 예정액이 통보된 조합은 전국에 63개 단지, 3만3800여 가구로 추산된다.

재초환은 노무현 정부에서 처음 법제화됐으나, 이후 보수 정권에서 시행이 유예됐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에 본격 시행됐다. 부담금은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일(부과 개시 시점)부터 준공인가일(부과 종료 시점)까지의 주택 가격 상승 금액에, 자연 상승분과 개발 비용을 제외한 남은 금액에 부과한다. 초과이익이 3000만원이 넘으면 이익의 최고 5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강남지역 첫 부과 대상인 반포현대아파트의 최종 부담금은 조합 1가구당 3억400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집값 급등의 여파로, 지난 2018년 서초구청으로부터 통보받은 예정액 1억3569만원의 2.5배 늘어났다. 재건축초과이익을 산정할 때 아파트가 준공되는 시점의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2018년 반포현대 공시가격은 전용면적 전용 84㎡ 기준으로 14억2000만원이었으나, 현재 시세는 25억원 안팎이다. 지난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 78%)을 감안하면 준공시점인 지난해 7월 기준으로 공시가격이 2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격이 상승한 만큼 부담금 규모도 늘어난다.

실제 부담금이 통보되면 재건축을 앞둔 단지의 반발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포현대아파트처럼 준공될 시점의 공시가격을 재산성할 경우, 강남구 도곡개포 한신아파트 4억5000만원,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4억200만원 등 부담금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 억제와 집값 안정을 위해 도입한 재초환의 효과가 실제로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부담금이 급등하면서 재건축사업이 지지부진되고, 주택 공급이 사실상 막히면서 결국 집값 폭등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재초환과 관련해 부과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등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재건축 추진과정의 마지막 걸림돌인 재초환을 완화해 주택 수요가 많은 도심지역의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재초환 완화 공약이 실제 이행될지 미지수다. 앞서 전국 재건축조합들이 재초환은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기존 양도소득세와 중복되는 '이중과제'라며 정부를 상대로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9년 12월 합헌 판결을 내리며 정부 손을 들어줬다.

또 규제 완화를 위한 관련 법률 재·개정도 난관이다. 국회에서 172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하지만 재초환 완화 등 차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정책들이 현 정부의 기조와 상반되기 때문에 협상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당장 재초환 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의 일환으로 재초환 완화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실제 실행까지 난관이 적지 않다"며 "재초환은 이미 합헌 판결을 받았고,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실행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법 개정을 위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인데, 재초환 완화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상반되기 때문에 협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거대 야당과 새로 출범한 정부의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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