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비평은 없다?"...젊은 평론가들 온라인서 활로 모색
![[서울=뉴시스] 전승민·심진경 평론가가 운영하는 '옥상정원' 유튜브 (사진 =옥상정원 유튜브 장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2/09/16/NISI20220916_0001086945_web.jpg?rnd=20220916171741)
[서울=뉴시스] 전승민·심진경 평론가가 운영하는 '옥상정원' 유튜브 (사진 =옥상정원 유튜브 장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평론가로 등단하고 겨우 1년 반이 지났는데 벌써 답답함이 느껴졌어요."
전승민(33) 평론가가 심진경 평론가와 함께 유튜브 '옥상정원'을 만든 배경이다. 평론가로 등단했지만, 하고 싶은 말을 할 곳이 없었다.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하자 생기가 돋고 있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부터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까지 다양한 작품에 대한 평론을 전하며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전 평론가는 "'평론을 읽는 사람의 8할은 평론가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평론이 대중을 너무 외면한 건 아닌가 싶었다"면서 "일반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문학 비평 분야는 내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올해 창비와 문학동네의 신인상에서 평론 부문에는 역량을 갖춘 작품이 없어 수상작이 나오지 않았다. 문학계에서는 평론의 수준이 낮아졌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대외적으로는 대중들 사이에서 비평이 읽히지 않으며 '비평 무용론'이 일기도 했다. 심지어 온라인 서점 카테고리에서는 문학의 3대 분야인 소설·시·평론 중 평론만을 하위 분야로 분류된다.
이같은 현실속에서 최근 젊은 평론가들 사이에서 문학 비평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온라인에서 비평을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되고 있다. '말과활 아카데미'는 지난 6월, 7월에 이어 10월에도 비평가와 독자가 함께하는 대담 행사가 열린다.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대담에 참여한 후 평론가가 너무 어려워 보인다는 인식이 바뀐 사람도 있었다"며 "40~60명 정도가 온라인으로 참석해 댓글 등으로 활발히 참여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젊은 평론가들이 모인 포럼도 있다. 2013년 이후 등단한 젊은 평론가 열두 명이 모여 만든 비평그룹 '요즘비평포럼'이다.
이들이 진행한 포럼은 지난해 책으로 묶여 '요즘비평들 1호'라는 비정기 비평무크지로 나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원하고 자음과모음 출판사가 출간을 맡은 기획이다. 무크지의 편집을 맡은 정수향 편집자는 "판매가 많이 되지는 않았지만 지속하는 게 유의미한 활동"이라고 설명하며 "올해도 '요즘비평들'을 출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평론집을 출간하며 비평의 명맥을 이으려는 출판사는 또 있다. 지난 4월 문학평론가 최진석의 평론집 '사건과 형식'을 출간한 그린비 출판사는 "(평론집의 경우) 판매량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출간이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를 중점에 두고 책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국내 문학 평론집 (사진=자음과모음, 그린비 제공) 2022.09.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2/09/16/NISI20220916_0001086947_web.jpg?rnd=20220916172127)
[서울=뉴시스] 국내 문학 평론집 (사진=자음과모음, 그린비 제공) 2022.09.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비평 부재' 시대 속 "젊은 세대 오히려 활발하게 활동 중"
이재복 한국문학평론가협회 부회장은 "비평이 활기를 띠기 위해서는 시스템 밖에서 사유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개혁적인 시도가 이뤄져야 비평다운 비평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우리 사회에 "주관적인 비평이 너무 많다"며 "매체가 발달하다 보니 모든 개인이 평론가 같이 되어버렸다"고 했다.
창비 출판사에서 신인상을 담당한 김영선 차장은 "평론보다 창작을 선호하는 등단 준비생의 분위기"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전했다. 그는 "(평론이라는 것이) 신인이 쓰기 어렵게 느껴지다 보니 창작을 우선적으로 해보고 싶은 경향이 있는 것 같고 문학 강좌 등 창작 관련 수업이 많아지며 창작에 욕심이 생기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했다.
반면 문학동네 신인상 평론 부문 심사를 맡았던 김미정 평론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비평에 대한 회의가 제기됐지만 세대교체는 분명 이뤄졌고 젊은 세대 평론가들은 오히려 침체됐다고 여기는 이 시기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며 "문학 비평계의 희망은 있다"고 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