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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리셀 금지' 한 달…깜깜이 정책에 "변화 없어"

등록 2022.10.27 08: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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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지난달 이용약관에 '리셀 금지' 항목 신설

(출처= 나이키 공식홈페이지 캡처) 2022.10.26. *재판매 및 DB 금지

(출처= 나이키 공식홈페이지 캡처) 2022.10.2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리셀(인기 있는 상품을 구매한 뒤 비싸게 되파는 행위)'을 금지하고 나섰지만 리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키는 지난달 이용 약관에 '재판매를 위한 구매 불가' 항목을 신설하고, 재판매를 위한 제품 구매는 엄격하게 금지된다고 밝혔다. 이 조항은 이달부터 적용됐다.

나이키가 정의한 '재판매를 위한 구매'는 누군가 다른 사람(소비자·비즈니스 또는 일체의 제3자)에게 제품을 재판매하거나, 재판매하려는 의도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나이키는 구매나 주문이 재판매를 위한 것이라는 증거가 있을 경우, 단독 재량으로 해당 구매·주문을 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소비자 계정에 대해 판매를 제한하고, 환불·반품을 거절하는 식이다.

하지만 어떤 기준에 의해 재판매를 위한 구매를 확정하는 지, 개인 간의 거래를 어떻게 파악해 제한할 수 있는 지 등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뒤따르지 않고 있다.

나이키의 '알맹이 없는' 리셀 금지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사이, 리셀 플랫폼에서는 버젓이 나이키의 한정판 스니커가 거래되고 있다.

리셀 플랫폼 '크림' 내에서 인기검색어 1위는 나이키가 차지하고 있다. 2위는 에어포스, 4위는 덩크, 6위는 조던 등 나이키 관련 단어가 뒤를 이었다.

'크림(KREAM)'은 네이버 자회사로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스니커 커뮤니티 '나이키매니아'를 80억원에 인수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거래도 활발하다. '나이키 X 톰 삭스 마스야드 슈 2.0 스페이스 캠프' 모델은 지난 3일 960만원에 거래됐다. 발매가 200달러(약 28만5200원)와 비교하면 3249.5% 비싼 가격에 새 주인을 만났다.

발매가 20만9000원인 '나이키 X 사카이 X 프라그먼트 LD 와플 라이트 스모크 그레이'는 26일 60만원에 거래됐다. 이 모델은 최근 일주일간 101회 거래됐다.

나이키는 현재까지 '크림'에 리셀과 관련한 어떠한 공식적인 요청도 보내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나이키가 재판매 금지 정책을 밝혔음에도 리셀을 유도하는 기존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나이키는 다양한 디자이너·브랜드와의 협업 제품을 한정 소량으로 제작하는 데다 '럭키드로우(제비뽑기)' 형식으로 판매를 하다보니, 신발을 갖고 싶은 경우 리셀 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이키는 일부 신발 발매 시 럭키드로우 형식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정해진 시간에 응모를 받고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발, 구매권을 부여하는 식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발매를 할 때 응모권을 선착순으로 배분, 그 자리에서 당첨 여부를 확인하거나 응모권에 인적 사항을 기입해 추첨하는 형식이었다.

나이키 관계자는 "나이키 플랫폼은 나이키가 제품을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려는 유일한 목적을 위해 존재한다"며 "(재판매 금지 조치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내규상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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