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문 여는 '대환대출 인프라'…대출금리 더 낮아지나
등록 2023.05.21 09:00:00수정 2023.05.21 09:08:05

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3개 금융사들과 23개 대출비교 플랫폼 업체가 참여하는 대환대출 인프라가 이달 말 가동된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토스, 카카오페이 등의 대출비교 플랫폼에서 은행, 저축은행, 캐피탈 등 여러 금융기관 대출상품을 비교해 더 낮은 금리의 상품을 선택한 다음, 연결된 해당 금융사 앱으로 이동해 갈아타는 방식이다. 해외에도 대출상품을 온라인 비교하는 서비스는 있지만, 이처럼 주요 금융회사 간 대출을 실시간 이동 가능한 통합 시스템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현재 기존대출을 상환하고 옮기려면 대출자는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유선연락을 통해 확인서류를 전달해야 해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인프라가 가동되면 은행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전체 신용대출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19개 은행과 저축은행 18곳, 카드 7곳, 캐피탈사 9곳 등의 신용대출을 더 저렴한 다른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우선 6개월 이상의 개인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시작하되, 오는 12월부터 주담대로 대환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주담대 대환대출은 부동산 등기이전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금융회사 간 모든 절차를 온라인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더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인프라가 가동되면 금융사들간 금리 경쟁이 활발하게 이뤄져 자연스럽게 금리를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한 눈에 예금·대출 상품의 금리를 비교할 수 없다 보니, 소비자들은 기존에 거래하던 은행에서 추천해주는 대출 또는 예금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는 5대 시중은행들이 공고한 과점체계를 구축하는데 한몫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인프라가 활성화될 경우 자연스럽게 경쟁 체제가 열릴 것이란 계산이다. 소비자들이 한 눈에 금리수준을 비교할 수 있게 되는 만큼, 기존 대출 금융회사는 고객 유출을 막기 위해 대출금리를 내리고, 신규 대출 금융회사는 차주 유치를 위해 대출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이동해 직접적으로 이자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환대출 인프라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기도 하다.
금리 비교가 쉬워지면 금융사들이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비교할 수 있는 상품 자체가 제한적일 수 있단 지적이다. 대환대출 플랫폼이 각종 우여곡절 끝에 출범하게 됐지만, 여전히 금융사들은 빅테크 종속 우려 등을 이유로 본인들의 상품을 대환대출 플랫폼에 공급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시중은행 보다 금리수준이 높은 저축은행,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은 고객 이탈 등의 우려로 플랫폼 참여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실제 지난 3월 KB국민은행이 내놓은 2금융권 신용대출 대환 상품 'KB국민희망대출'에 기존 카드론과 저축은행 대출 등을 이용한 고객들이 대거 몰린 전례가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플랫폼을 통해 앞으로 대출 이동이 얼마나 일어나고 소비자들의 금리가 얼마나 낮아질지 미지수지만 현재 대환 대출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큰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해까지 고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 2금융권 차주들이 은행으로 옮겨갈 수도 있고, 반대로 은행 한도가 모자란 차주들은 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수요도 있을 수 있어, 이러한 수요에 잘 기여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이 금리를 조회할 때마다 플랫폼 회사는 금융결제원을 통해 은행들에 건당 15원씩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고, 금융사는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플랫폼에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데 이 수수료 부담이 결국 소비자들에 전가될 수 있단 우려도 있다. 이 경우 대환 대출을 통한 금리 인하 효과가 반감될 것이란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중개수수료에 대해 정확히 정해진 바도 없고, 당국이 수수료 비용을 관리하겠다곤 하지만 실질적인 방안이 없다"며 "따라서 은행은 장기적으로 손해 보는 비용을 고객에게 일정 부분 부담하려 할 것이고 이는 결국 금융소비자들의 효용에 악영향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도 제도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금융권의 적극적인 협조를 연일 당부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의 구축상황 점검을 위한 간담회에서 "금융업계와 핀테크 업계는 이번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의 목적이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소비자의 이익'을 증진시키키 위한 것임을 명심해 이 같은 목적에 맞지 않게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소비자에 지우거나 금융업계의 건전한 영업·시장 안정을 저해하는 행태가 나타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개수수료는 플랫폼과 금융회사들간 협의 하에 개별적으로 정하게 되는데 제도 초기 플랫폼 업체간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은행들에 높은 수수료 부담을 지우지는 않을 것"이라며 "플랫폼 간 경쟁 활성화로 수수료 부담이 낮아지고, 금융사들의 빅테크 종속에 대한 우려도 완화될 수 있도록 요건을 갖춘 플랫폼들이 최대한 많이 참여토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도한 '머니무브'와 이에 따른 급격한 자금쏠림 현상 역시 경계해야 할 포인트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연간 금융권 개인신용대출 규모는 약 13조원으로, 매월 약 1조원이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연말 주담대로 대상을 확대하는데 이어, 오는 6월부턴 여러 금융사들의 금리를 비교해 예·적금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서비스'도 나올 예정이어 앞으로 금융사들간 '자금 이동'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53조4000억원으로, 이중 주담대 비중은 76%(798조8000억원)에 이른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자금 이동으로 시장불안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며 "출시 이후 1년 이상 은행 '쏠림 현상'과 급격한 머니무브에 따른 리스크 등을 면밀하게 살펴본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